11월 16일,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 기업 Arm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Arm 테크 심포지아(Tech symposia)’ 행사를 개최했다. ‘AI 시대를 맞이한 컴퓨팅의 미래(Building the Future of Computing in the Age of AI)’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Arm의 반도체 기술 자산을 소개하고, 국내외 협업 생태계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황선욱 Arm 코리아 사장은 “2023년 전 세계인들이 이목이 Arm의 상장에 집중됐고, 많은 파트너사가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들을 출시했다”라면서, “Arm 테크 심포지아는 OEM, ODM, 팹리스, 스타트업, 파운드리, 디자인, 소프트웨어, 서비스 프로바이더까지 반도체 공급망 기업 전반이 참여하는 행사로, 네 개 지역 7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로 Arm의 최신 동향과 미래 계획을 직접 경험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2500억 개 칩 출하···파트너십 덕분에 가능”
이안 스미스(Ian Smythe) Arm 프로덕트 마케팅 부사장은 Arm의 현재 상황과 전략, 그리고 인공지능을 필두로 하는 앞으로의 방향성 전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안 스미스는 “Arm은 수년에 걸쳐 컴퓨팅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해 왔고, 모바일 업계에서 기반 기술이 됐다. 그다음 단계는 인공지능이다. Arm은 수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협력하며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차량,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혁신 분야에 기여하려 한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발표의 핵심은 단연 인공지능이다. 이언 스미스는 “Arm은 AI가 부각되는 시기를 위해 컴퓨트, 성능, 소프트웨어를 세 가지 주요 원칙으로 삼고 10년 넘게 준비했다. AI가 떠오르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긴밀한 결합이 요구되며, 이 공식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AI를 활용하는 장치가 단순히 동작하는 것을 넘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걸러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전반적인 절차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수가 늘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 문제가 떠오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Arm은 공통의 표준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와 도구를 활용하고, 이를 통합한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Arm, 표준화·공통화된 생태계로 시장 점유율 늘릴 것
Arm이 제안하는 표준화, 공통화된 생태계의 가장 좋은 표본이 모바일 시장이다. Arm이 올해 중순 공개한 ‘토탈 컴퓨트 솔루션(TCS 23)’은 Arm v9 CPU와 이모탈리스 GPU, Arm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 모바일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IP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체계다. 이런 표준 기반 프레임워크를 통해 업계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가속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안 스미스는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를 가속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이식성, 그리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능력, 업계 전반에 걸친 표준 프레임워크를 통한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라면서, 이미 모바일은 물론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외에도 이안 스미스는 고성능 컴퓨팅 및 서버 시장에서 필요한 수요를 빠르게 최적화하여 제공하는 네오버스 컴퓨팅 하위 시스템(CSS), 그리고 이를 활용해 칩 설계를 가속한 결과물인 엔비디아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이안 스미스는 “Arm의 AI 여정은 클라우드를 넘어 엣지(말단) 컴퓨터에서도 구동되고 있고, 이를 수행하고 있는 수십억 개의 장치가 Arm을 기반으로 한다”라면서, “시스템의 효율성과 비용 대비 효과, 보안성에 대한 강화가 필요해질 것이며, 공통의 프레임 워크로 구동되는 업계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것이 Arm이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정리했다. 상장 이후 잠행 이어가는 Arm, 향후 분위기는?
Arm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올해 9월 나스닥 상장 시점부터다. 하지만 Arm은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떨어져 현재 55달러 내외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번 발표에서도 이를 타개할만한 뚜렷한 계획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공모가보다 낮은 현재 주가가 적정가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Arm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시장 지배적인 점유율을 갖춘 기업임에도, 반도체의 설계 자산만을 다루는 특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일반 반도체 기업들처럼 급격히 성장할 순 없으니,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듯하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Arm 기반의 반도체를 활용하는 분야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점이다. PC 업계의 경우 Arm 기반 노트북 점유율이 2025년이면 25%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고,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나 서버용 반도체, 인공지능 연산용 장치 등에서도 Arm 기반 프로세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상황이다.
그러면서 프로세서가 사용되는 시장 전반에 표준화를 제시하고, 그 밑바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하겠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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