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인공지능(AI) 도입으로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발 더 앞서 나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6일부터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 2023’을 맞아 새 AI 기술과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자체 설계 AI 칩세트를 도입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오픈AI, 엔비디아 등 AI 업계 선두주자들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자체 설계 칩세트는 애저 마이아(Azure Maia)와 애저 코발트(Azure Cobalt) 두 종류다. 애저 마이아는 AI 학습 및 추론을 위한 칩세트로 오픈AI 모델, 빙, 깃허브, 코파일럿, 챗GPT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애저를 통해 제공되는 AI 작업의 성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함께 발표된 애저 코발트는 Arm 기반 CPU로, 범용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용도로 맞춤 설계됐다. 두 칩세트는 내년 초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에서 가동될 예정이다.
애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던 오픈AI 서비스도 더욱 확대된다. 우선 GPT-3.5 터보 모델이 공식 출시되며, 오픈 AI가 지난 6일 공개한 GPT-4 터보, GPT-4 터보 비전 등도 이달 말 미리보기(Preview)로 제공될 예정이다.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AI ‘달리3(DALL·E 3)’도 마찬가지로 미리보기로 출시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비서인 코파일럿에도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적용 영역도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기업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제품군에 제공되는 코파일럿에는 업무동향지표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협업 도구인 팀즈에서 회의 내용 요점을 정리해 보여주는 화이트보드 기능이 추가된다. 아웃룩에도 코파일럿이 적용되어 메일 핵심 내용을 요약하거나 일정 조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이나믹 365 가이드에도 코파일럿이 적용된다. 다이나믹 365 가이드는 산업 현장 작업자들이 혼합현실을 통해 작업 방법을 단계별로 따르며 현장 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 앱이다. 코파일럿이 적용되면 작업자가 바라보거나 가르키는 장면을 인식해 이와 관련한 답변을 내놓는 일도 가능해진다.
윈도우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엣지용 코파일럿도 미리보기 기간을 마치고 오는 12월 1일 공식 출시된다. 이와 함께 ‘빙챗’이란 이름으로 제공되던 기존 AI 챗봇 명칭을 모두 코파일럿 브랜드로 통합하기로 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밝혔다. 기업용 빙챗인 빙챗 엔터프라이즈 또한 단순 ‘코파일럿’이란 명칭으로 통합된다.
자체 맞춤형 AI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도 선보인다. 복잡한 코딩 없이도 드래그 온 드롭이나 자연어 명령만으로 맞춤형 코파일럿을 구축할 수 있다. 고객 관계 관리(CRM), 전사적 자원 관리(ERP), HR 등 기존 기업이 사용하던 솔루션을 코파일럿을 연결할 수도 있어 활용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지난 한 해 동안 혁신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라며, “우리 모두는 코파일럿의 창의성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하기 시작했고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도 확대 소식도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이날 엔비디아 AI 파운드리 서비스를 애저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AI 파운드리 서비스는 기업들이 맞춤형 생성 AI 모델을 학습하고 이를 활용한 앱을 개발해 애저 클라우드로 배포할 수 있게 한다. 파운드리가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것처럼, 기업들을 위해 맞춤형 AI를 위탁 생산하는 공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기업들은 고유한 DNA라 할 수 있는 그들의 데이터로 훈련한, 특화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맞춤형 모델을 필요로 한다”면서 “엔비디아의 AI 파운드리 서비스는 엔비디아의 AI 생성 모델, LLM 훈련 전문성과 대규모 AI 공장을 결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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