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동물-환경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건국대 동물병원, ‘원헬스’ 의료체계 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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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규모 동물병원 신축
의학-수의학 유기적으로 연구
“동물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

서울 광진구 건국대 동물병원에서 의료진이 반려견을 진료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서울 광진구 건국대 동물병원에서 의료진이 반려견을 진료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개원 62주년을 맞은 건국대 동물병원이 동물과 사람, 환경의 건강을 하나로 연결하는 ‘원 헬스(One Health)’ 기반 의료체계를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건국대는 원 헬스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8년까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병원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개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팬데믹이 연이어 발생하며 원 헬스는 세계 보건의료계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가 숙주인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각각 낙타와 사향고양이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사람의 건강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동물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원 헬스’의 기본 개념이다.

원 헬스 발전을 위해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학과 수의학 간의 유기적인 연계와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건국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현 동물병원 맞은편의 약 4600㎡(약 1400평) 부지에 12층 규모의 병원을 2028년까지 신축하기로 했다.

새 동물병원에는 △동물질병진단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 △반려동물알레르기센터 △말진료센터 △재활센터 △수의중재시술센터 등 차별화된 특수진료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수의과대학 및 의과대학의 우수한 연구진들이 중개연구를 통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연구 중심 동물병원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건국대 동물병원은 아시아 최초의 반려동물 헌혈센터인 ‘KU 아임도그너(I’m DOgNOR)’를 운영하고 있다. 아임도그너 센터에선 반려견들이 평소에 헌혈을 하고, 필요할 때 동물병원에서 피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길러진 ‘공혈견(피를 채취하기 위해 사육하는 개)’을 통해 반려견 치료에 필요한 피를 구하던 비윤리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8월 개소한 이후 1년여 동안 헌혈견 200여 마리가 헌혈에 참여해 300여 마리의 생명을 살린 바 있다. 아임도그너 센터는 응급 상황에 처한 반려견과 보호자를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하기 위한 ‘펫 앰뷸런스’도 운영 중이다.

건국대는 국내 사립대 중 유일하게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1961년 축산대학 부속 가축병원으로 출범한 이후 2016년에는 동물 응급의료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동물 암센터와 임상시험센터 등을 잇달아 개소했다. 유기견 구조와 보호, 군견·경찰견·안내견 등 각종 공익견에 대한 의료 서비스 제공 등 공익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은 “동물 치료를 넘어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하나로 연결한 원 헬스 연구를 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건국대 동물병원#원헬스#의료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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