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국내 유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올해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주관기관을 맡아 물밑에서 이들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오라클, IBM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 손잡고 세계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약물은 약효를 내는 유효성분과 약물의 모양을 유지하는 성분, 특정 위치까지 전달되도록 보호하는 성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어떤 성분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약효가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특정 장기까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다.
티온랩테라퓨틱스는 약물을 체내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약물 전달 플랫폼(Drug Delivery System, DDS)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현재 티온랩테라퓨틱스는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큐젝트 스피어(Quject Sphere)’와 원하는 부위에 보다 많은 약물을 전달하는 표적형 약물 전달 플랫폼 ‘큐젝트 지질나노입자(LNP)’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DDS 기반 의약품이 상용화되면 환자는 매일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티온랩테라퓨틱스는 자사 DDS 기술을 더 많은 분야로 확장함으로써 환자의 약물 복용 편의와 치료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백혜정 티온랩테라퓨틱스 연구소장(CTO)을 만나 티온랩테라퓨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DDS 기술과 현재 준비하고 있는 신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3년 차 제제 연구원, 백혜정 연구소장
IT동아: 안녕하세요, 백혜정 연구소장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안녕하세요, 티온랩테라퓨틱스 백혜정입니다. 저는 13년의 연구 경력을 갖고 있는 제제 연구원입니다. 국내 대형 제약회사에서 12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임덕수 대표의 권유로 티온랩테라퓨틱스에 합류했습니다. 이전 제약회사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연구했고요. 신규 플랫폼 원천기술, 개량신약, 제네릭 의약품(카피약) 등을 연구했습니다.
IT동아: 티온랩테라퓨틱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백혜정 연구소장: 대형 제약회사의 경우 업무가 세분되어 있어요. 특정 업무에 전문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죠. 저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업무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임덕수 대표와 만날 일이 있었어요. 임덕수 대표는 제약회사 시절 함께 근무했었거든요. 당시 새로운 도전에 대한 포부와 미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굉장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마음을 읽었는지, 이후 임덕수 대표가 함께 일하자고 권하더라고요. 저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이전에 함께 일할 때 합이 잘 맞았던 것이 컸어요. 사실 그런 부분이 일의 능률을 높이는 요소거든요. 서로 신뢰가 있는 상태니 재미있게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IT동아: 현재 티온랩테라퓨틱스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백혜정 연구소장: 티온랩테라퓨틱스에는 제제연구실, 분석연구실이 있는데, 두 연구실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기존에 하던 제제 연구를 기반으로 제제 연구 관리, 과제 관리를 진행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DDS 전문 바이오 스타트업, 티온랩테라퓨틱스
IT동아: 티온랩테라퓨틱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저희 사명이 기술(Technology)과 혁신(Innovation) 기반의 환자 맞춤형(On-demand) 약물 개발 연구소(LAB)의 약자입니다. 저희는 그 이름처럼 환자 복용 편의성, 약물 전달 효율 극대화를 위한 DDS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입니다.
참고로 DDS는 약물 전달 플랫폼을 이르는 말인데요. 보통 신기술을 가미해 약물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DDS라고 칭합니다.
IT동아: 티온랩테라퓨틱스가 DDS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백혜정 연구소장: 저희는 환자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환자의 복용 편리성이나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DDS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초기 멤버가 모두 10년 이상 DDS를 연구한 전문가들이에요. 아무래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DDS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IT동아: 티온랩테라퓨틱스가 보유한 기술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거의 매일 약물을 섭취합니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약물은 하루라도 거르면 안 됩니다. 약효가 줄기도 하고, 심지어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실제로 매일 섭취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가 적지 않아요. 특히 주사는 더 하고요. 저희는 이런 부분에서 환자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두 가지 DDS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첫째는 장기 지속형 DDS 큐젝트 스피어입니다. 저희는 이 기술 기반의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한 번 주사 맞으면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큐젝트 스피어는 폴리머 기반의 마이크로 단위 미립구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내부에는 체내에 투여할 약물이 들어가고요. 폴리머는 몸 안에 들어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분해되어 사라지는 물질이에요. 폴리머가 분해되면서 그 안에 있던 약물이 서서히 나오고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죠. 저희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장기 지속형 DDS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의 경우 한 번 주사 맞을 때 1개월 분량의 약물을 한 번에 투여합니다. 이후 겉을 감싼 폴리머가 천천히 분해되면서 약효를 1개월간 유지하는 것이죠.
그런데 1개월 동안 방출되어야 하는 약물이 조기에 모두 방출되면 어떨까요?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폴리머와 부형제를 활용한 이중 코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니까 큐젝트 스피어는 초반에 약물이 많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약물이 방출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두 번째 기술은 표적형 DDS 큐젝트 LNP입니다. LNP는 mRNA라는 리보핵산(Ribonucleic acid, RNA) 전담 치료 물질을 체내에 전달하는 지질 기반 나노 입자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주사제가 바로 LNP에요. 당시에는 PEG(Polyethylene Glycol)라는 폴리머를 사용했는데요. 세포 전달 능력은 좋았지만,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PEG를 알부민이라는 단백질로 대체했어요. 알부민은 인체에 포함되어 있는 물질 중 하나로, 세포 전달 능력이나 지속성은 기존 LNP 못지않은 효율을 보이면서 보다 안전하더라고요. 체내에 있는 물질이다 보니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독성이 없고 부작용을 유발하지도 않아요. 게다가 알부민은 특정 장기에 제대로 전달되는 표적성을 갖고 있습니다. 약물을 담으면 특정 장기에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저희는 이를 이용해 큐젝트 LNP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가 모여 우수한 기술력 확보
IT동아: 티온랩테라퓨틱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백혜정 연구소장: 가장 큰 특징은 전문성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저희는 DDS 연구만 10년 이상한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했어요. 창업 시기는 다른 스타트업보다 늦었을지 몰라도 이미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분야의 문제점, 개선점을 빨리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형 제약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보니 제약회사의 니즈를 잘 알고 있어요.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분위기와 트렌드, 환자의 니즈까지도 두루두루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 보자면, 저희처럼 폴리머 기반 미립구 형태의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은 초반에 약물이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합니다. 부작용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저희는 이중 코팅 미세입자 기술로 약물의 초기 방출을 온전히 제어합니다. 이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죠.
생산 제조 공정도 저희가 직접 고민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생산 경험을 가진 연구원들이 특수 주사제 제조 공정의 복잡하고 낮은 생산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설비를 기반으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대량 생산 적용이 가능한 공정 설계를 개발했습니다. 향후 저희 기술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IT동아: 현재 의약품 개발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보통 의약품은 연구소에서의 제제 연구 후 의약품 생산을 위한 스케일업, 동물 실험, 사람 대상 임상 실험을 거쳐 상용화됩니다. 큐젝트 스피어 기반 비만 치료제의 경우 현재 동물 실험은 완료했고, 내년에 임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임상에 3~4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2028년 상용화 의약품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만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추후 당뇨, 혈압 등 매일 복용해야 하는 의약품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큐젝트 LNP는 연구소 단위에서의 연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효과나 상용화 가능성은 검증한 상태에요. 큐젝트 LNP의 경우 타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IT동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제를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저희는 1년 1회 주사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치료제를 위한 알부민 LNP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주관하는 2023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고도화 연구를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았어요.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활용한 바이오 이미징 라벨링 기술 활용, AWS 글로벌 헬스케어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부분에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현재 큐젝트 LNP 기술을 이용해 RNA 치료제 약물은 도출했고, 표적화와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바이오 이미징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제의 경우 간에 표적화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확인하는 연구에요.
IT동아: 마지막으로 티온랩테라퓨틱스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혜정 연구소장: 저희는 큐젝트 스피어와 큐젝트 LNP 등 혁신적인 DDS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상용화함으로써,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울러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혁신적인 DDS를 지속적으로 연구 및 개발해서 환자가 실질적으로 원하고, 치료 효과가 한층 배가될 수 있는 의약품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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