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겨울철에는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고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28일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청력이 저하되는 응급질환이다. 전기적인 음(순음)을 사용해 주파수별 청력 민감도를 평가하는 순음 청력 검사에서 3개 이상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dB)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 발생하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대개 한쪽 귀에서 발생한다. 서재현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갑자기 한쪽 귀에서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귀가 먹먹하면서 ‘삐~’ 또는 ‘윙~’ 하는 이명이 생기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청각 신경 바이러스 감염, 귀로 가는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돼도 돌발성 난청 발생 위험이 커진다.
서 교수는 “겨울철 찬바람에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 저하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찬바람에 장기간 노출될 때 혈관수축으로 인해 혈류장애가 악화돼 돌발성 난청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은 대개 한쪽 귀에서 발생하다 보니 다른 한쪽 귀로 듣다가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와 영구적인 청력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귀속의 달팽이관에 있는 청각세포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장기간 방치하면 회복이 불가능해서다.
서 교수는 “일반적으로 2주 이내 치료를 시작한 경우 예후(경과)가 좋다”면서 “한 달이 지나서 치료하면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고, 2달이 지난 경우에는 치료를 해도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을 진단 하려면 순음 청력 검사 등 기본적인 청력 검사, 귀 내시경,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드물지만 뇌에서 나온 청각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내이도)에 뇌종양이 생겨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초기 감별이 중요하다.
돌발성 난청 치료에는 주로 스테로이드가 투여되고 혈류개선제가 처방되거나 고압산소요법이 시행되기도 한다. 서 교수는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투여되고, 주사기를 이용해 스테로이드를 고막 안쪽에 직접 주사하거나 혈류 개선제를 병용하기도 한다”면서 “심한 돌발성 난청의 경우 고압산소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압산소요법이란 대기압보다 2~3배 높은 고압산소를 체내에 공급해 말초혈관까지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다만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스테로이드 투여로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어 투여 전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예방법도 없다. 청력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청력 이상이나 이명, 귀 먹먹감, 어지럼증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이어폰, 헤드폰 등의 과도한 사용도 삼간다.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물리적 자극이 가해지면 청력이 저하될 수 있어 이어폰을 주기적으로 소독해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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