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각의 스타트업이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 중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이를 해결하도록 여러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는 맥주 부산물을 가공해 만든 ‘리너지 가루’를 널리 전파 중이다. 물성이 밀가루와 거의 같아 빵과 과자, 시리얼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하기 쉽다. 반면, 영양소 함유량은 다른 제분 가루를 압도한다. 단백질은 2.5배, 식이섬유는 20배 이상 많이 가졌다. 그럼에도 칼로리는 오히려 10% 적다.
덕분에 오늘날, 리너지 가루는 아주 다양한 부문에서 활약 중이다. 우리나라 내외의 베이커리, 스낵와 간식에 리너지 가루가 쓰인다.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에 건강 식품의 원료로도 주목 받는다. 고유의 물성을 활용하면 곡물 음료도 된다. 숙취해소제로 만들 연구도 진행 중이다.
리너지 가루의 수요가 늘면서 활용 영역이 넓어지자, 리하베스트는 2022년 11월 경기 화성에 리너지 가루 생산 공장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 매달 만들어지는 리너지 가루의 양은 80톤에 달한다. 나아가 리하베스트는 2024년 공장 규모를 더욱 키워 리너지 가루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새로운 업사이클링 원재료의 생산에 나선다.
우리나라 내외 식품 업사이클링 시장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리하베스트.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는 오늘날의 성과를 내기까지 힘을 보탠 파트너 기업에게 거듭 감사한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100% 식물성 소재만 쓰는 비건 식품 기업 ‘더브레드블루’는 그에게 유독 각별한 곳이다. 리너지 가루로 베이커리 제품군을 만들 방법을 함께 연구 개발한 것은 물론, 상품화와 판매까지 발 벗고 나선 덕분이다.
더브레드블루가 서울 종로에서 운영 중인 비건 베이커리 카페 ‘애쉬빌 베이커리’에서 민명준 대표, 그리고 문동진 더브레드블루 대표를 함께 만났다. 이들의 업사이클링 협업 결과물과 성과, 앞으로의 시장 개척 방안을 묻기 위해서다.
인기 비건 베이커리, 업사이클링 가치와 영양 담은 소재 리너지 가루와 만나다
문동진 더브레드블루 대표 : 2017년에 비건 식품 대중화를 노리고 더브레드블루를 세웠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맛’이라고 생각했어요. 대체 식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맛있는 식품, 누구나 맛있게 즐기는 식품이 바로 비건 식품이라는 인식을 주려 했고요. 그리고 맛있는 비건 식품으로 가장 알맞은 것이 베이커리라고 판단했습니다.
맛을 강조하자는 전략은 적중했어요. 2018년 현대백화점 식품관 입점을 계기로 맛있는 비건 베이커리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마켓컬리와 쿠팡 등 우리나라의 주요 온라인 식품 플랫폼에도 진출했습니다. 올해에는 소비자들이 맛있는 비건 베이커리를 오프라인에서도 즐기도록 서울 종로에 카페 애쉬빌 베이커리도 만들었어요.
애쉬빌 베이커리는 비건과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맛, 감성과 함께 전달하는 곳입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빵과 음료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가치 소비를 하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치아바타 빵, 곡물 라떼 등 이 곳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품은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듭니다. 그러다가 소개를 받아 리너지 가루를 개발한 민명준 대표와 만났어요. 처음에는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로 여겼는데, 알고 보니 나이와 비즈니스 영역과 가치관 등 많은 것이 서로 닮았습니다. 그래서 점차 가까워졌고, 지금은 동반 성장 파트너이자 친구로 지냅니다.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가루는 쓸수록 매력 있는 소재입니다. 밀가루보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이 훨씬 높아요. 식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다소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적극 쓸 가치가 있습니다. 영양과 맛 모두 가진 비건 식품을 만드는데 알맞은 재료에요. 곧 신제품 ‘제로슈가 통밀식빵’도 나옵니다. 리너지 가루로 만들어 맛과 영양을 모두 가진 비건·업사이클링 식빵이에요.
비건·친환경, 소비자 건강 가치 공유하며 협업과 동반 성장 꾀해
민명준 대표 : 스타트업 업계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생각을 나눌 친구를 만난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선지 리하베스트와 더브레드블루는 협업할 때 궁합도 잘 맞습니다. 먼저 고객군이 같아요. 친환경의 가치를 인정하는, 몸에 좋고 건강한 성분을 찾는 소비자입니다. 이들에게 전달할 최고의 식품을 함께 구상하고 만드는 점이 만족스러워요.
어려운 점을 서로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리하베스트는 원료를 만드는 기업이라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알기 어려워요. 상품화도 난관이었습니다. 더브레드블루는 친환경, 건강이라는 가치를 리하베스트와 공유하는데다, 마켓컬리와 쿠팡 등 최고 수준의 식품 플랫폼에서 많은 인기를 모은 저력도 가졌어요.
비건 베이커리는 만들기도, 맛을 내기도 아주 어려운데 이것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그래서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가루의 영양을 그대로 살린 채 맛있는 식품을 만들어줄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문동진 대표 : 더브레드블루도 리하베스트로부터 최고의 원료를 받았어요. 비건 시장 경쟁이 점차 격렬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고품질 재료를 더 저렴하게 구하려고 경쟁합니다. 저도 고품질 재료를 찾던 차에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가루를 만났어요.
비건 베이커리의 소재, 식물성 원료의 단점은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소가 부족한 점이예요. 반면, 리너지 가루는 영양소가 풍부한데다 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업사이클링 제품이었어요. 그래서 ‘더브레드블루에서만 만나는 상품’이라는 식의 차별화 마케팅 요소로도 쓸 생각을 했습니다.
비건 업계가 성장하면서 마케팅 지점도 다양해졌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만이 성장을 이룰 수 있어요. 이런 면에서 리하베스트는 비건과 친환경, 그 가운데에서도 독특한 업사이클링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도록 돕는 좋은 파트너입니다.
신뢰 기반으로 도전 거듭, 이제는 매출 성과 노린다
민명준 대표 : 궁합이 잘 맞아서인지, 신기하리만치 협업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심지어는 마찰이 거의 반드시 일어나는 금전 관계에서도 늘 원만하게 합의를 봤습니다. 협업 전 투자자들에게 더브레드블루와의 상승 효과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지만, 이것도 잘 해결했습니다. 그러니 자금 조달도 순조롭게 흘러갔어요.
원체 두 기업의 성격, 지향점이 닮았던 것도 있지만, 협업의 분화를 잘 해서 서로의 장점만을 발휘하도록 구조를 짠 것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리하베스트는 최고의 재료를 원활히 공급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상품 개발과 생산은 더브레드블루에게 일임했어요.
협업을 하는 동안 늘 즐겁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비건·친환경 시장으로의 접근 전략과 소비자에게 선보일 상품 연구 개발 등 모든 과정에서 신기하리만치 소통이 잘 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두 기업이 서로에게 신의를 가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은 협업 초기에 자신의 제품이 더 돋보이기를 원합니다. 이 때 서로 신의를 갖지 못하면 협업에 실패하지요. 리하베스트와 더브레드블루는 서로를 믿었기에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문동진 대표 : 맞아요. 이미 양 대표가 서로를 믿는 상태에서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새 원료로 상품을 만드는 것은 모험이에요. 그러니 비즈니스 단계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최소 주문 수량도 다소 많이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찰이 생겨요. 더브레드블루와 리하베스트는 이런 검증이나 마찰 없이, 의지와 신의를 갖고 일단 도전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민명준 대표의 업사이클링 지식과 성과, 리너지 가루의 효용을 믿었습니다. 더브레드블루가 잘 하는 상품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모자란 부분은 채우고 남는 부분은 나눴어요. 인간적인 교류와 공감도 거들었습니다. 그러자 속속 협업의 성과가 만들어졌어요.
민명준 대표 : 약 2년 동안 협업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상품화는 정말 하기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인데, 더브레드블루 덕분에 한결 손쉽게 했어요. 이것은 대기업과의 CVC에서도 누리지 못한 장점입니다. 정말 미안하고 아쉬운 점은, 이 협업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점이에요. 리너지 가루의 효용과 더브레드블루의 상품 기술력을 모아 만든 상품의 품질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시장 환경과 소비자 분석을 더 잘 해야 했어요.
지금까지의 협업 성과와 보완할 점을 연구해서, 이제는 양사가 상생하고 매출까지 올릴 만한 사업을 구상할 것입니다. 서로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상품화에 들이는 수고와 비용을 줄일 방안도 마련 중이에요. 시장 진출 단계에서 실패는 줄이고 성과는 늘릴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 중입니다.
문동진 대표 : 더브레드블루는 리하베스트와 협업해서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에도 한 발 내딛은 성과를 얻었어요. 그러니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지요. 지금까지는 양사가 호흡을 맞추고 상품을 함께 개발하는 단계였습니다. 이제 이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소비자에게 알려 호응을 이끌며 진짜 성과를 거둘 차례입니다.
맞아요. 2년여 동안 함께 한 협업의 성과가 매출로 연결되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만큼 시장에서 기반을 튼튼히 쌓은 것으로도 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리너지 가루의 사용량을 더 늘려서 이 제품의 고유의 가치를 더 잘 알리는 상품을 만들자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리하베스트·더브레드블루 “경쟁력 높이고 협업 강화해 비건·업사이클링 시장 인식 바꿀 것”
민명준 대표 : 더브레드블루와 함께 업사이클링의 인식을 개선하고 시장을 더 좋게 만들려는 계획도 있습니다. 좋은 파트너들 덕분에 리너지 가루의 활용 범위를 베이커리에서 김치, 건강식품 등으로 넓혔지만, 여전히 업사이클링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아요.
우리나라 정부도 푸드테크산업진흥법을 만들고, 푸드 업사이클링을 10대 기술에 넣는 등 이 부문을 적극 장려 중입니다. 이를 토대로 더 많은 기업이 업사이클링에 참여해야 합니다. 정부나 기업이 힘을 합쳐야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온전히, 더 널리 알려요. 리하베스트와 더브레드블루가 바람직한 업사이클링 협업 사례를 만들면, 이 부문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들과 함께 인식을 개선할 거에요.
문동진 대표 : 더브레드블루도 리하베스트와 함께 업사이클링 시장 성장에 힘을 거들 예정입니다. 저희의 전략은 맛있는 제품을 내놓는 거예요. 식품은 맛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찾아요. 소비자들이 맛있어서 좋아하는 제품, 즐겨 찾는 제품을 업사이클링 소재로 만든다고 알리면 자연스레 인식이 좋아질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업사이클링 시장 성장의 열쇠는 소비자 주도라고 생각합니다. 식품 시장 전반의 흐름도 소비자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업사이클링도 그렇게 될 것이고요. 여기에 기여하는, 소비자 주도 흐름을 만드는데 힘을 싣는 기업이 되려 합니다.
민명준 대표 : 우선 리너지 가루를 포함한 업사이클링 원료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을 확보해 더 많은 곳에 공급할 것입니다. 업사이클링 소재 다각화와 원료화 기술에도 집중 투자할 예정이고요. 마케팅과 유통 역량도 강화 중입니다. 그래서 2024년부터는 오프라인 B2B 부문으로의 식품 유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요.
리하베스트의 체질을 강화한 후에는 더브레드블루와 함께하며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합니다. 더브레드블루의 성공이 곧 리하베스트의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문동진 대표 : 리하베스트는 최고의 업사이클링 원료를, 더브레드블루는 최고의 비건 식품을 각각 만들면 됩니다. 비건 베이커리를 해석하는 능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해요. 여기에 좋은 원료를 만났으니 천군만마입니다. 리하베스트와 함께 리너지 가루의 상품화에 집중, 시장과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는 제품을 만들 거에요. 맛도 좋고 영양도 많이 품은데다 사회적 가치까지 가진 식품을 전달하겠습니다. 이것이 두 기업의 최고의 협업 요소이자 성장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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