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에 근육·관절 경직…60대이상 ‘골절 주의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30일 09시 23분


여성, 폐경 후 골다공증 골절 위험 높아져
골밀도 확인·식습관 개선·적당한 운동 필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들은 골절 부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면서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골절 환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42만9125명이었던 환자 수가 11월 44만707명, 12월 44만896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특히 60대 이상 여성이라면 골다공증성 골절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약 119만 명) 중 94.4%가 여성이었고, 이 중 60대가 전체의 37.5%, 70대가 28.7%를 차지했다.

김태호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여성은 완경을 겪으면서 골 소실이 빠르게 진행돼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다”면서 “골다공증성 골절은 가벼운 충격이나 갑자기 주저앉아 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대부분 골절 발생 후부터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미끄러져 넘어진 후 ‘엉덩방아 정도니까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뒤로 넘어졌을 때 엉덩이에 가해지는 충격은 몸무게의 4배 정도이고, 척추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척추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끄러져 넘어질 때 보통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데, 이때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에 전해져 골다공증 환자인 경우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손목뼈가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며 손목이 포크 모양처럼 굽기도 한다. 살짝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린 상태라면 큰 고통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손목 골절의 경우 부상의 종류에 따라 환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가볍게 엉덩방아만 찧어도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고관절은 몸체와 하지를 연결하는 관절로 문제가 생기면 당장 거동에 큰 제약이 생긴다. 특히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혈전에 의한 뇌졸중이나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함께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골절 부위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부러진 부위를 맞추고 고정하는 고정술을 시행하지만 관절 일부 혹은 전체를 인공 관절로 치환하는 치료가 보편적이다. 또 척추제 골절로 인한 뼛조각(골편)이 신경을 압박할 경우 하지 근력저하, 대소변 장애가 수반되는 마미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다가 척추뼈 골절을 입는 경우도 있다. 실제 최근에 잘못된 자세로 트램펄린 운동을 하다가 척추뼈 손상을 당한 중년 여성들의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손잡이를 잡고 등을 구부정하게 숙인 채 트램펄린 반동만으로 점프를 하다가 척추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져 골절이 발생한 것이다.

보통 건강한 척추뼈는 외부 충격에 쉽게 부러지지 않지만 골다공증이나 노화 등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취약해진다. 특히 골다공성 척추 골절은 겨울철 중장년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외부 충격으로 뼈가 주저앉으면서 깨지거나 으스러지는 형태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재채기를 하다가 골절을 당하기도 한다.

골다공성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 부위인 등과 허리의 통증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또 누웠다가 일어날 때,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가슴, 아랫배 등 전신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골절이 악화되면서 몸이 앞으로 점점 굽어질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휴식과 함께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주저앉거나 일그러져 좁아진 척추뼈 사이에 주사로 뼈 골시멘트를 주입해 단단하게 고정하는 척추성형술로 척추 뼈의 형태를 복원시키는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골다공성 골절을 피하려면 골다공증 예방이 우선이다.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어 꾸준한 치료와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완경 시기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골밀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골절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 등 골다공증 위험인자가 있다면 이보다 더 빨리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우유, 치즈, 멸치 등 칼슘 함량이 많은 식품과 고등어, 버섯 등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또 비타민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자주 쬐는 것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삼간다.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 손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

김 원장은 “골밀도를 증가시키려면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조깅, 계단 오르기 등 체중 부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운동을 할 때 정확한 자세와 기구 사용법 등을 준수해 뼈에 과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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