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무릎골수 줄기세포 주사 시술, 검증된 시스템 적용해야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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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구 인천백병원 정형외과 센터장·전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
김명구 인천백병원 정형외과 센터장·전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
무릎골관절염은 나이가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다. 활동 시는 물론 야간에 더욱 악화되는 통증에 조조강직, 불안정성, 기능저하 등의 증상으로 생활 속 불편함을 겪는다. 국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유병률은 높지만 그동안의 치료는 관절염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라 통증 완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

최근 재생의학을 이용한 질병 치료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여러 형태의 치료 방법이 관절염 치료에도 시도되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를 이용한 관절염의 치료다. 골수 줄기세포는 관절염 환자에서 통증의 완화뿐만 아니라 골수 안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화학 전달물(사이토 카인)과 성장인자 등의 작용으로 관절 세포의 파괴를 줄이고 기존의 관절 세포를 보호한다. 또 일부 관절 세포의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해 병의 진행을 변화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정부는 7월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한 후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골수흡인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보건복지부 고시 제2023-128호)를 관절염을 치료하는 ‘신의료기술’로 유효한 치료법이라 발표했다.

이번에 신의료기술을 받은 ‘무릎골수줄기세포주사’는 이미 미국에선 10여 년 전부터 무릎관절염 환자 치료에 사용해온 안전한 시술이다. 이에 현재 전국의 많은 병의원이 ‘골수줄기세포주사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정부의 고시 중 시술과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시술 방법에 ‘환자의 장골능에서 채취한 자가 골수를 원심분리하고 농축된 골수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 주사함’이라고 명시돼 있으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의 골수 농축물을 채취하고 농축하는 기기는 그 기기에 따라 농축물의 성분이 다양할 수 있어 관절염의 치료에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기 위해서는 충분한 숫자의 줄기세포와 화학전달물(사이토카인) 및 성장 인자의 양이 중요해 이러한 것이 검증된 기기를 이용한 골수 농축물을 사용하는 것이 관절염 치료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이번 신의료기술 임상에 참고 문헌으로 사용된 논문(초기 무릎골관절염 환자에서 골수줄기세포(BMAC)와 자가 혈청(ACS)의 관절강 내 주사 효과 비교·2022년 이탈리아)에 따르면 ‘환자의 골수 60㏄를 채취해 스마트프렙(줄기세포 농축장치)으로 농축, 7∼10㏄의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함으로써 유효한 치료 결과를 보였다’고 밝힌 만큼 정확한 용량의 주사가 중요하다.

복지부에서는 자가골수줄기세포주사 치료와 관련해 ‘골수줄기세포’를 사용해야 함을 적시, 시술 방법 또한 정확히 줄기세포의 양을 정량화해 바르게 사용하도록 안내가 필요하다. 또 치료 재료 허가 사항에 줄기세포로 검증받지 않은(동등성 평가를 하지 않은) 기기가 무릎관절염 환자 치료에 무방비하게 사용되고 있는 부분 또한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모 보험사 의료실비보험 담당자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 ICRS 3∼4, KL 2∼3등급이라면 실손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한데 어떠한 줄기세포 추출 시스템으로 치료했는지 제조사로부터 장비 로트번호와 사용 병원 리스트를 추가로 요청하고 있다”면서 “보험업계에서는 무릎줄기세포주사라 하여 모든 시술 건에 지급하는 건 아니며 신의료기술 시술 방법에 적시된 내용(골수줄기세포 사용)을 기준으로 꼼꼼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 시 엄격한 적용을 하겠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국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가 일부 병원이 행하고 있는 검증받지 못한 기기를 이용한 골수 농축혼합물 시술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이로 인해 모처럼 허가된 자가 골수농축물을 이용한 관절염의 치료술이 환자들에게 외면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헬스동아#건강#의학#무릎골수 줄기세포 주사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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