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대 S-Run] 투자 유치 활동을 위한 준비, ‘성공 투자 IR 패키지’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2월 11일 13시 34분


‘[과기대 S-Run]’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전문랩)’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현장 스토리입니다.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은 창작 활동 공간을 전국에 조성해 메이커 문화를 확산하고, 제조창업 저변 확대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에 IT동아가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을 통해 도전하는 예비창업자 및 팀들의 모습을 전하고, 그들의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창업자 또는 스타트업이 겪을 수많은 난관 중 상위 1~2위 안에 들어가는 것은 단연코 자금 확보다. 자금은 기업에게 혈액과도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갖췄더라도, 자금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기업은 지속적인 사업 영위를 위해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하거나,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과 사업을 추진할 만큼의 자금을 보유하고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통해 성장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이른바 ‘계획된 적자’다.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쿠팡’을 예로 들 수 있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행한 이후 8년간 약 6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며, 수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달성했고, 2023년 3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하며 자신들의 주장했던 ‘계획된 적자’를 증명했다.

이처럼 생존을 위한 자금 확보, 계획된 적자 등은 ‘투자 유치’와 떼놓을 수 없다. 물론, 은행 등 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거나, 정부나 지자체 등의 사업 지원 자금을 신청해 받을 수도 있겠지만,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보하는 가장 큰 비중은 전문 투자사 또는 투자자로부터 외부 투자 유치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데모데이를 전략적으로 준비해야만 한다.

출처=셔터스톡

데모데이(Demoday)는 스타트업이 투자자 또는 일반인들 앞에서 비즈니스모델(BM) 또는 제품, 서비스 등을 선보이는 행사를 뜻한다. 초기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 이름으로 사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창업자나 스타트업이 투자자나 투자사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표하는 지금의 형태로 변화했다.

이에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2023년 메이커스페이스 지원 사업에 참여한 참여자 중 10팀을 선정해 투자 유치를 위한 ‘성공투자 IR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아이템 및 기업 정보의 시각화 지원을 통해 맞춤형 피칭덱 제작을 지원하고, 기업별 특성에 따라 IR 피칭에 필요한 투자 멘토링과 스피치 멘토링을 지원했다. 또한, 지난 2023년 12월 8일 ‘성공투자 IR 패키지’ 프로그램 참여자 중 IR 피칭에 완성도 높은 2개사에게 컨설팅과 피칭덱을 활용한 실습형 단계로 민간 투자 전문가 앞에서 발표하는 ‘투자 유치 모의 IR’을 진행했다.

IT동아는 이번 모의 IR에 참여한 문태영 가위연구소 대표와 서정화 슬리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위연구소, “모의 IR을 준비하며 투자 유치를 배웠습니다”

가위연구소는 미용가위 전문 기업이다. 단순히 미용가위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미용가위 전문 매장 브랜드 ‘베지오’를 운영하고, 여러 미용가위를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문태영 가위연구소 대표가 성공투자 IR 패키지 투자 유치 모의 IR에서 발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문태영 대표(이하 문 대표)는 “메이커스페이스 지원 사업의 ‘소싱디렉팅’, ‘제품개발’, ‘브랜딩 및 마케팅 패키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제조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라며, “메이커스페이스 지원 사업을 통해 미용가위를 금속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었고, 미용사를 위한 미용가위를 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가위연구소는 기존 일체형 미용가위와 달리 가윗날과 손잡이를 따로 결합하는 미용가위를 개발하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가윗날과 3D 프린터로 제작한 손잡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결합형 미용가위는 가윗날이 깨지거나 손상되면 다른 가윗날로 교체할 수 있다. 이러한 사용법을 통해 미용가위 수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미용가위 구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보다 경제적이다.

가위연구소가 메이커스페이스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한 결합형 미용가위 시제품 / 출처=가위연구소

문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해외 미용가위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편, 국내 공장과 협력해 개발한 국산 미용가위를 판매했다. 미용사로부터 받은 기존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개발한 것이 결합형 미용가위다”라며, “비싼 수입가위, 복잡한 유통단계에 따른 가격 상승 등을 해결하고 싶었다. 또한, 가윗날과 손잡이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기존 미용가위에 억지로 적응해야 하는 미용사의 고충도 결합형 미용가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메이커스페이스의 단계별 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제품 디자인을 고도화했고, 결합형 미용가위 시제품도 선보였다. 문 대표는 “시제품 생산 후 미용사에게 제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디자인을 조금 더 고도화하고, 교체하는 방식을 보다 쉽게 바꾼다면 결합형 미용가위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도 받았다”라며, “제품 고도화와 양산 등을 위해 투자 유치를 체험하는 이번 모의 IR 참여에 기대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문태영 가위연구소 대표가 성공투자 IR 패키지 투자 유치 모의 IR에서 발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이어서 문 대표는 “IR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10년 간 미용가위를 현장에서 판매했지만, 투자 유치를 위한 IR이 이렇게 긴장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한 소식을 뉴스로 듣기만 했지, 이렇게 직접 발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성공투자 IR 패키지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피치덱을 만들고, IR 발표를 위한 구성과 태도 등을 배웠다. 용기도 많이 얻었다. 이번 모의 IR을 통해 가위연구소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슬리피, “모의 IR 발표로 경험을 쌓았습니다”

슬리피는 화학적 마취제를 대신할 수 있는 디지털 마취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서정화 슬리피 대표(이하 서 대표)가 기존 마취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마취 또는 진정 효과를 보이는 디지털 기술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서정화 슬리피 대표가 성공투자 IR 패키지 투자 유치 모의 IR에서 발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서 대표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면 유도 촉진 디지털 귀마개 ‘슬리비(Sleeby)’를 개발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지원사업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했다. 불면증 해소를 돕는 기존 기술은 대부분 스마트폰용 앱을 바탕으로 동작하는데, 슬리비는 이어폰처럼 착용해 사용하는 형태다”라며, “불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취침 전 스마트폰 조작이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즉, 불면증을 해소하려고 앱을 실행하려고 스마트폰을 켠 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에 귀에 꽂기만 하면 사용할 수 이어폰 형태로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슬리비는 뇌파동조화(Brainwave entrainment)와 신경조절(Neuromodulation) 기술을 활용해 수면을 유도하는 이어폰이다. 특수한 외부 자극을 통해 뇌파와 신경전달물질의 활성도를 변화시키는 개념이다. 사람이 잠을 잘 때는 낮은 주파수의 델타파나 세타파 뇌파가 많이 나오고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활성도가 증가하는데, 슬리비는 뇌파동조화와 신경조절 기술을 활용해 수면 중에 많이 관찰되는 뇌파와 신경전달물질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몸 상태를 수면 상태와 비슷하게 바뀌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슬리비 렌더링 이미지를 살펴보는 서정화 슬리피 대표 / 출처=슬리피

서 대표는 “우리의 기술을 활용라면 불면증 환자뿐만 아니라, 수면제를 복용할 수 없는 사람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임산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많은 임산부가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수면제를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이럴 때 슬리비는 유용한 대체제가 될 수 있다”라며, “이번 성공투자 IR 패키지에 참여하며 이러한 슬리피의 장점을 IR 발표로 준비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이번 모의 IR을 통해 정해진 시간 동안 우리의 장점을 어떻게 발표하고,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응하는 노하우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서 대표는 “이전에도 다른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전문 투자사 등이 우리의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투자 부문뿐만 아니라 치과와 같은 전문 산업 분야에서도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라며,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내년 1월에는 법인을 설립한 뒤 자금 확보를 위한 R&D 정부 지원사업을 신청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슬리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고 자신한다. 디지털 수면제, 디지털 마취제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수면과 마취 영역에서 일반인과 의료인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서정화 슬리피 대표가 성공투자 IR 패키지 투자 유치 모의 IR에서 발표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한편,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은 ‘창업교육센터’, ‘창업사업화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창업메이커지원센터’, ‘LINC3.0’ 사업 등 창업 전담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2년부터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사업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사업 중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그리고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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