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의 논문을 처음으로 ‘아카이브’에 공개한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가 마침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권 교수는 11일 고려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카이브에 올린 논문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현탁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대 연구교수가 논의 없이 논문을 투고하려고 해 먼저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올해 7월 22일 LK-99에 대한 연구 결과를 아카이브에 올렸다. 그리고 2시간 뒤 이 대표는 권 교수를 제외하고 김 교수를 공동 저자로 포함한 다른 논문을 아카이브에 게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교수는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이 대표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지만, 관계가 틀어지며 회사를 나왔다고 밝혔다. 이후 이 대표가 한국 결정성학회에 LK-99 연구 내용 일부를 권 교수의 동의 없이 한국결정성장학회에 제출했다는 것이 권 교수의 주장이다.
권 교수는 “올해 3월 한국결정성학회에 논문을 내겠다는 이 대표의 연락에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이 대표가 자신의 동의 없이 논문을 제출했다”고 했다. 이후 7월 다시 한 번 이 대표가 관련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며 참여 동의 여부를 묻는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함께 연구하지 않은 김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하고 있어 답변을 거절했다고 했다.
권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LK-99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데이터가 6개가 있다. 이중 2개는 한국결정성장학회에 제출했고, 나머지 2개는 김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논문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내가 내 논문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돼 아카이브에 논문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서 권 교수가 연구에 대한 기여도를 너무 확대해석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아카이브에 올리기 전 내 이름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각각 2021년, 2022년에 논문을 투고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료 검토(리뷰어) 단계를 넘지 못해 논문 게재에는 실패했다. 권 교수가 아카이브에 올린 논문은 사이언스에 올린 논문을 소폭 수정한 버전이다.
이날 권 교수는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권 교수의 아카이브 게재를 놓고 ‘권 교수가 논문발표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논문 투고에 대한 동의를 고의로 늦췄다. 아카이브 논문은 한국결정성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중복 게재, 자기 표준한 것’이라며 고려대에 연구 윤리 위반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 교수의 김 교수의 저자 동의 요청을 고의로 지연했다고 인정되지 않고, 한국결정성장학회지 논문은 철회를 요청한 상황이기에 중복게재라고 볼 수 없다”며 연구 윤리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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