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9월 19일, 오비맥주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3 스타트업 밋업(Startup Meet-Up)’을 개최했다. 오비맥주가 서울경제진흥원(이하 SBA) 서울창업허브와 공동 주최한 스타트업 밋업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 온 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스타트업 밋업은 오비맥주 임원진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스타트업을 평가하고, 선발한 스타트업과 함께 약 6~9개월간의 PoC(시범사업화) 기간을 거친 뒤 약 1년 뒤에 진행하는 ‘데모데이’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최종 선발 기업에게는 우승상금과 오비맥주의 투자 및 협업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 출시 전 시제품의 사전 검증을 위한 기술사업화 지원과 SBA의 사업화(PoC) 지원금, 글로벌 진출 지원금, ESG 컨설팅, PR 지원 등 맞춤형 후속 지원을 제공한다.
2023 스타트업 밋업을 열기 전날인 18일, 오비맥주는 지난 2022년에 선발한 기업 중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2023 오비맥주 스타트업 데모데이(Demo Day)’를 열었다. 오비맥주의 부문별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2022 스타트업 밋업에서 선정된 ‘테라블록’, ‘컷더트레쉬’, ‘위밋모빌리티’ 등이 그간의 사업화 진행 결과를 발표했고, 최종적으로 도매사 차량 배차 최적화 솔루션을 제시한 위밋모빌리티가 우수 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IT동아가 SBA 서울창업허브에서 김민주 SBA 창업정책팀 책임(이하 김 책임)과 강귀선 위밋모빌리티 대표(이하 강 대표), 그리고 오비맥주의 지속가능경영팀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배송, 수거, 출장, 방문 등 최적의 이동경로를 제공합니다
IT동아: 강 대표님께 먼저 위밋모빌리티는 어떤 기업인지 간단하게 소개를 듣고 싶다.
강 대표: 위밋모빌리티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이동부터 산업의 대규모 이동까지, 모든 이동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추천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 대상으로 최적의 배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루티(ROOUTY)’와 일반인 대상으로 약속 장소를 추천하는 ‘위밋플레이스(WeMeetPlace)’, 그리고 제주도 내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주오늘’을 서비스하고 있다.
위밋모빌리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동, 정확히는 이동 경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떠올리면 된다. 자동차를 타고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면, 실시간 교통 정보 등을 반영해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지 않나. 그런데, 방문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수십 군데이고, 수십~수백 대의 차량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는 서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2명이 중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면, 어디서 만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이처럼 위밋모빌리티는 단순히 시작 지점과 도착 지점의 경로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IT동아: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강 대표: 택배를 예로 들어 보자. 택배 직원은 하루에 수십 곳을 방문하며 물건을 수거하고 배송하는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한 지역을 10년 넘게 담당한 택배 직원과 이제 막 택배를 시작한 신입의 업무 효율은 똑같을까? 다를 수밖에 없다. 경험의 차이다. 주소만 보면 바로 다음 목적지를 파악하고 최적의 이동경로를 그리는 사람과 다음 목적지 위치를 어디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의 택배 효율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차이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개발한 것이 ‘루티’다. 택배를 수거하고 배송해야 하는 목적지 입력하면, 실시간 정보를 반영해 알아서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아준다.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주소를 입력하면 이동경로와 걸리는 시간에 맞춘 이동경로 최적화도 제공한다. 교통 및 상권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실시간 교통 상황도 반영한 경로다. 무작위로 들어온 주문을 효율적으로 배차하고, 클릭 한 번으로 가장 효율적인 경유 순서도 찾아 준다.
그리고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요구사항도 반영했다. 택배사는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수천 대를 운영한다.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누군가에게 더 많은 업무를 배정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차량마다 다른 적재량도 파악해야 하며, 특정 시간에 배송을 원하는 고객 요구도 반영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사람이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밋모빌리티가 개발한 루티는 다수의 차량과 이동, 경로, 배송, 업무 배정 데이터 등을 통해 화물 분배 효율과 및 배차 최적화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정확히는 경유 순서 최적화를 위한 분석 지능 솔루션이다. 행정단위, 아파트 대단지 등 담당 권역을 고려해 경유지를 분배할 수 있고, 이동 및 업무시간을 고려해 경유지를 분배할 수도 있다.
IT동아: 라스트마일 물류를 위한 솔루션이다.
강 대표: 정확한 업체명을 밝힐 수 없지만, 여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가구 등 무거운 물건을 설치해 주는 L사, 의약품을 배송하는 T사,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M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H, L, G, S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루티 앱는 올해 초 알파 버전을 선보였고, 2023년 9월 정식 출시했다(화주용과 차주용). 지난 2023년 3월 6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65억 원 규모다.
오비맥주 주류 배송 현장을 찾아간 위밋모빌리티
IT동아: 오비맥주와 위밋모빌리티는 언제 만난 것인지.
오비맥주: 지난 2022년 SBA와 함께한 스타트업 밋업을 통해 만났다. 당시 총 4개 기업을 선발해 PoC를 진행했는데, 위밋모빌리티가 우리와 협업하며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성과를 가장 잘 보여줬다. 위밋모빌리티와 협력한 것은 오비맥주의 주류 도매사를 위해 배송 최적화 솔루션이었다. 2곳의 주류 도매사와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도매사들이 보다 효율적인 주류 배송을 위해 위밋모빌리티의 솔루션을 테스트했다.
강 대표: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주류 도매사 현장에 최적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올해 3월부터 현장의 경험을 솔루션 안으로 녹여내기 위한 작업에 집중했는데, 차량 기사와 함께 배송하면서 기존 방식을 파악했다. 기존 주류 도매사는 주문을 액셀로 관리하고, 주류 배송이 필요하면 차량 기사에게 주소를 손으로 적어서 전달했다. 차량 기사는 받은 메모장을 가지고 배송에 나섰고, 한곳에 배송한 뒤 다음 배송지로 이동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움직였다.
루티 솔루션을 활용해 이를 최적화했다. 주문부터 배송, 그리도 이동경로까지 최적화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배송 차량 1대랑 3900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경로 최적화를 통한 유류비 절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차량 한 대당 한 달 기준 약 10만 원, 8대 차량을 운영하는 도매사일 경우 약 80만 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배송 거리가 줄어들고, 배송 시간이 줄어들면서 ESG적인 측면에서 탄소 절감 효과도 올릴 수 있었다.
오비맥주: 전반적인 업무 효율 상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경유지를 반영한 최적 경로를 분석하고 이를 찾았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다. 배송하는 기사님들의 여유 시간도 늘릴 수 있고, 매번 주소를 입력하는 수고로움도 덜어낼 수 있었다. 향후 서울 안에 약 100개 이상의 주류 도매사와 협력하고 있는데, 조금씩 시범 적용하는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매사를 지원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 대표: 사실 오비맥주와는 스타트업 밋업 이전에 참여했던 모빌리티 관련 전시회에서도 만났었다. 오비맥주 물류 배송 담당팀이 우리 부스를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진행한 PoC와 유사한 협업을 이야기했었다. 그때 나눈 이야기를 통해 우리 솔루션을 주류 배송에도 접목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그리고 얼마 뒤 오비맥주가 SBA와 스타트업 밋업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오비맥주: 우리도 기억하고 있다(웃음). 위밋모빌리티 선발 이후 사내 부서와 위밋모빌리티를 소개하며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의 의견을 물어봤을 때, 물류팀 팀장님이 위밋모빌리티 솔루션을 전시회에서 만났었다며 여러 의견을 주셨다. 스타트업 밋업 선발 당시에는 위밋모빌리티 솔루션을 오비맥주에서 자체 도입하는 형태를 검토했지만, 도시 내 이동이 더 많은 도매사나 소매사에게 지원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이 때 찾았다. 미들마일 운송이 많은 오비맥주 자체 물류보다 라스트마일 물류가 많은 현장에서 테스트하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였다.
SBA와 함께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만남
IT동아: 오비맥주와 협력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강 대표: 오비맥주와 같은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네트워크는 위밋모빌리티와 같은 스타트업에게 매우 유용한 시장 진출 창구다. 자금, 인력 등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에게 대기업과의 협업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잠재적으로 우리의 고객일 수도 있는 오비맥주의 주류 도매사를 상대로 언제 이런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겠나. 테스트를 통해 얻은 긍정적인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경쟁력을 알리고, 판로개척 등 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SBA 서울창업허브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대기업과의 협력을 연결해 주는 것도 의미 있다. 우리의 기술, 서비스, 제품 등의 노하우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SBA 서울창업허브가 중심을 잡아주며 자칫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는 PoC나 연계 협력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챙겨주는 것도 좋았다.
오비맥주: 우리도 마찬가지다. SBA와 함께 스타트업 밋업을 진행하면서, 괜한 오해를 피할 수 있다. SBA 서울창업허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전문 창업보육기관이다.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 많은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검증된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허브인 셈이다. 또한, SBA가 스타트업에게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창업 지원 정책과 프로그램과도 연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와 협력하거나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오비맥주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지난 2020년부터 계속 SBA 서울창업허브와 함께하고 있다. 스타트업 밋업을 통해 만난 푸드 업사이클 전문 기업 ‘리하베스트’와 그린바이오 벤처기업 ‘라피끄’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업 체계를 구축해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만나 협업한 리하베스트와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맥주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고부가가치의 에너지바로 만들었고, 2020년 만나 협업한 라피끄와는 맥주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핸드크림, 샴푸 등의 화장품으로도 선보였다.
앞으로도 오비맥주는 SBA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9월 2023스타트업 밋업을 통해 내년에도 우리와 함께 협력하며 테스트할 기업을 선정했다. 스타트업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 나갈 계획이다.
강 대표: 오비맥주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가 개발한 솔루션이 현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위밋모빌리티를 알리고, 홍보와 마케팅, 영업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위밋모빌리티가 찾아가는 이동의 가치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