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씨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고 눈길과 빙판길 때문에 넘어지면서 골절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은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손을 짚게 되는데 땅과 닿는 부위에 잘 골절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뼈의 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지는 걸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여자는 폐경이 되면서 호르몬 변화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남자는 여자보다 골밀도 감소 속도가 덜하지만 그래도 노화에 따른 골밀도 저하는 막기 힘들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경미한 외상에도 골절이 잘 생기는데, 특히 골다공증성 골절이 잘 일어나는 3대 부위는 척추, 고관절(대퇴골), 손목부위(요골)다.
미끄러운 눈길에서나 집 안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게 된 이후 통증이 심해 꼼짝할 수 없다면 고관절(정확히는 대퇴골 경부)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아주 살짝 금이 가는 정도면 수술까지 하지 않고 며칠 혹은 몇 주 정도 침대에 누워 있으면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골절이 생겼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자체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아니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수술을 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노인의 경우 수술을 받고도 제대로 걸을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근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있는 탓에 골절 수술이 잘돼도 다리에 힘이 잘 안 생기니 걷기가 힘들다. 상당수 환자는 넘어진 이후 다시 걷는 게 쉽지 않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탓에 욕창과 폐렴 등의 질병으로 이어진다. 통계에 의하면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 후에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 내외에 이를 정도라고 하니 상당히 중한 병인 셈이다.
척추골절은 고관절 골절처럼 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척추 중에서도 흉추와 요추가 만나는 부분에서 골절이 잘 생긴다. 대략 허리 위 부분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여러 척추 부위에 다발성으로 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척추 골절은 대부분 침상 안정을 취하는 것 정도로 완쾌가 될 수 있다. 간혹 통증이 심해진 경우 척추뼈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삽입해 척추체의 압박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이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빙판길에 넘어지면 자기도 모르게 손을 짚는다. 이땐 손목 부위가 다칠 수 있는데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라면 어김없이 골절로 연결된다. 이 부위도 금만 살짝 가는 정도면 부목 고정을 하고 몇 주 정도 지나면 손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골절의 정도가 심해 뼈가 많이 어긋나거나 여러 토막으로 골절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적어도 두세 달은 손목을 잘 쓸 수가 없게 된다. 그래도 다행히 수술 잘 받으면 큰 후유증 없이 다시 손을 잘 쓸 수 있다.
결국 골다공증이 문제인데 초기 증상이 없다는 점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골다공증은 예방과 치료를 위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65세 이상이 되면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보는 것이 좋고(2년에 한 번씩) 골밀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낮아서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서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매일 먹는 약, 1주에 한 번 먹는 약, 한 달에 한 번 먹는 약 등 약 종류도 다양하고, 주사도 혈관 주사, 근육 주사 등 다양하게 있으니 담당 의사와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하는데 칼슘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볕이 좋은 날 야외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 피부를 통해서 흡수되는 햇볕은 비타민 D 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골밀도 향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꾸준한 걷기 운동 등은 뼈에 적당한 자극을 주므로 뼈가 튼튼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은 백세시대에 피할 수 없는 질환 중의 하나다.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못 이겨낼 질병은 아니다. 예방법과 치료법이 잘 밝혀져 있고 누구나 쉽게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백세시대, 건강하고 튼튼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골다공증을 이겨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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