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대기업, 스타트업이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서 동반 성장하는 구조다. 대기업은 연구 시설과 네트워크 등 각종 기반을 스타트업에 지원해 성장을 이끈다. 스타트업은 이 지원을 받아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을 현실화하고, 이를 대기업에 제공해 외부 혁신을 돕는다.
그래서 세계 선진국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주선한다. 기업간 동반 성장을 이끌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체의 발전과 확장을 유도하는 까닭이다. 긍정 사례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조기에 백신을 만든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경제진흥원(이하 SBA)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주도한다. 2030년까지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1조 4000억 원이 넘는 스타트업) 40곳을 만들 목표를 세우고, 이를 현실로 이끌 ‘서울 오픈 이노베이션 연합(이하 SOA, Seoul Open innovation Alliance)을 구성했다.
SBA SOA에는 대기업과 투자사, 민간 협단체 100여 곳이 참가해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였다. 덕분에 100곳 이상의 대기업이 스타트업 1000곳을 만나 협업과 상생을 논하도록 이끌었다. 탁월한 투자금 유치와 고용 창출 효과도 냈다.
SBA는 12월 19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IT 산업 생태계 활성화 컨퍼런스’를 열었다. 1부로 IT 산업 생태계와 트렌드, 2부로 IT 산업 생태계에서의 스케일업 전략을 다뤘다. 이어 3부에서 민관 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참여 기업에게 감사를 전했다.
SBA는 우선 2023년 민관 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위치 기반 서비스 앱인 위밋플레이스를 토대로 소비자, 물류의 가장 효율 좋은 이동 경로를 제시하는 스타트업 ‘위밋모빌리티’는 ‘오비맥주’와 손을 잡았다. 주류 배송 기사들의 차량 이동 경로를 최적화, 자원 소모량과 운반자의 피로를 함께 줄인 혁신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세임’과 ‘현대건설’은 스마트 원격 안전보건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었다. 세임은 교육뿐만 아니라 전사적 안전경영 ERP 플랫폼, 안전보건관리체계 통합 솔루션 등 건설 현장에 요긴한 기술을 다룬다. 이들은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하기 전 꼭 받아야 하는 각종 교육과 관련 문서 작업을 디지털화, 건설사의 업무 효율과 근로자들의 안전을 함께 확보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유씨엔씨’는 에너지 절감 친환경 페인트를 만든다. 이들의 제품을 바르면 바로 우수한 단열 및 차열 효과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페인트를 한 번만 발라도 시공이 완료되는 덕분에 건설 현장의 인건·자재비 절감 효과까지 발휘한다. ‘에쓰오일’은 이유씨엔씨의 성장 가능성과 ESG 역량을 인정하고 투자와 지원을 단행했다. 이를 딛고 이유씨엔씨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채광과 차광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는 건물 내외부 에너지 손실을 많이 줄인다. 스타트업 ‘디폰’은 스마트 윈도우와 필름을 다룬다. ‘호반건설’은 디폰의 스마트 윈도우를 건물에 도입, 효용을 검증했다. 덕분에 리조트와 호텔, 사무실과 아파트 등 거의 모든 건축물에서 탁월한 에너지 절감과 사생활 보호 효능을 발휘하는 것을 확인했다. 양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스마트 윈도우 기술의 연구 개발과 활용 영역 개척을 함께할 예정이다.
로봇은 산업계, 특히 물류 부문의 혁신을 이끌 기술로 꼽힌다. ‘나비프라’는 물류 로봇의 동작,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포스코’의 스타트업 지원 육성 프로그램 IMP 선정 기업이기도 한 이들은 광양 물류창고에서 운용할 자율주행 로봇을 함께 만들었다. 공장 내 시설 점검, 고중량 물류 이동과 적재 등에 로봇을 활용할 방안도 논의했다.
이어 SBA는 오픈 이노베이션 우수 기업을 선정해 시상했다. 스타트업과의 동반 성장을 시도, 산업계에 긍정 영향을 미치고 상생 사례를 만든 공로다. 민간 협력 부문 수상사는 ▲포스코 ▲호반그룹 ▲현대건설이다. SBA SOA의 분과별 우수 협력사 수상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포스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SKT다. 이들은 모빌리티, 푸드테크 등 유망 산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를 꾸준히 만들고, 긍정 효과를 전파할 각오를 밝혔다.
IT 산업 생태계 활성화 컨퍼런스 현장에는 오픈 이노베이션 기업 외에도, SBA와 함께 성장 중인 스타트업 20여 곳이 모여서 전시 행사를 열었다. ▲소리를 원하는 곳에 원하는 음량으로 보내는 지향성 음향 기술을 산업계 전반에 전파 중인 음향 기술 기업 ‘제이디솔루션’ ▲타이어에서 데이터를 추출, 차량 운행 안전을 확보하고 자율주행 기술력을 높이는 ’반프’ ▲개인정보 동의와 삭제 전반을 담당, 누구나 자신의 정보를 지키도록 돕는 ‘캐치시큐’등이 참가해 기술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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