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바꾼 일상, 인류 최초 달 남극 도달 등이 올해 과학계를 뜨겁게 달궜다. 새해에도 세계 각국의 달 진출 경쟁 본격화, 초고속 슈퍼컴퓨터 등장, 암흑물질 실험 결과 공개 등 굵직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물리탐사선 탐해 3호 연구현장 투입,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플라스마 생성 실험 등이 새해에 이뤄질 예정이다.》
● 각국 달 진출 경쟁 본격화… 네이처 선정 새해 과학이슈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8일(현지 시간) 새해에 주목할 과학 이슈 9건을 선정해 보도했다. AI는 새해에도 화제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차세대 AI 모델인 GPT-5를 2024년 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GPT 시리즈의 경쟁자인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도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높은 정확도로 단백질의 3차원(3D) 구조를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AI ‘알파폴드’의 새 버전도 공개된다.
우주 탐사에선 각국의 달 진출 경쟁이 본격화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9년 인류를 달에 보냈고, 그 후 처음으로 인류를 다시 우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NASA의 아르테미스 2호는 이르면 2024년 11월 발사된다. 중국에선 창어 6호가 달 샘플을 갖고 귀환할 예정이다. 창어 6호의 임무가 성공하면 달의 가장 먼 곳에서 샘플을 수집한 사례가 된다. 우주를 구성하지만 아직 정체가 규명되지 않은 암흑물질 후보 입자인 ‘액시온’을 탐지하기 위한 실험 결과도 새해에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 슈퍼컴퓨터 성능을 상회하는 초고속 슈퍼컴퓨터도 등장한다.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주피터’가 새해 초 가동될 예정이다. 주피터는 초당 1조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심장과 뇌의 구조를 디지털상에 구현한 ‘디지털트윈’ 모델을 만들고 기후 예측을 위한 고해상도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감염병 정복을 위한 여정도 계속된다. 세계모기프로그램(WMP)은 새해 브라질 공장에서 ‘질병 퇴치용 모기’의 생산을 시작한다. 세균 균주에 감염된 이 모기들은 병원성 바이러스를 전염시키지 못한다. 수년 동안 인류를 위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차세대 백신 3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다. 이 중 2종은 기도 조직에 면역력을 발생시켜 감염을 막는 비강 내 백신이다.
인간의 인식의 비밀, 의식에 관한 두 가지 이론을 검증하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가 이르면 새해 말 두 번째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세계적 위협으로 떠오른 기후변화를 둘러싼 과학적 논의도 결과물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 국제사법재판소(ICI)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의 법적 의무나 기후를 훼손한 사람들에 대해 판결문을 발표할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각국의 소송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 국내에서도 탐해 3호·KVN 등 활약 이어져
국내에서도 다양한 성과가 새해에 관심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물리탐사선 탐해 3호는 2024년부터 해저자원 탐사 등 실제 임무에 나선다. 1868억 원이 투입된 이 배는 ‘해저 3D 지질 정보’ 수집 능력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능력을 갖췄다. 기존 탐해 2호보다 4배 넓은 면적을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강원 평창군에 설치된 한국천문연구원의 국내 최고 성능 망원경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4호기 망원경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KVN 망원경의 관측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최고 270GHz(기가헤르츠)에 이르는 고주파수 우주전파신호를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5채널 수신시스템을 갖췄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KSTAR 1차 플라스마 생성 실험도 첫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내부를 텅스텐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친 KSTAR는 플라스마의 강한 열속을 견딜 준비를 모두 마쳤다. 올해 말 시작돼 새해 2월 말까지 진행되는 플라스마 실험에선 1억 도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의 장시간 운전에 도전한다. 2026년까지 300초 운전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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