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굉장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거의 85%가 이 사업은 실패한다는 의견이었어요.”
2019년 11월 달 탐사 사업단장을 맡은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당시 사업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2019년 말 달 탐사선 ‘다누리’의 무게가 예정보다 늘어났지만 실을 수 있는 연료량은 변하지 않아 달로 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던 것이다.
결국 연구진은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연료 소모는 적지만 굽이굽이 돌아가야 하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궤도를 찾아냈다. 성공 사례가 적은 ‘우회로’를 다누리 전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밤샘 작업과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이 원장은 “비탁(탁월한 비밀병기)이라고 이름 붙인 6명의 팀원이 매일 회의를 지속했다”고 회상했다.
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의 임무 수행 1주년 기념으로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35분 분량의 영상에서는 다누리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의 우여곡절, 비화 등이 공개됐다. 다큐에는 다누리 발사 성공 1시간 후 지상국 오류로 데이터 수신에 실패했을 때 와인잔과 샴페인을 준비했던 스페이스X 직원들이 조용히 되돌아갔던 사연이 담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누리를 발사장까지 이동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수송기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대체 수송기용 컨테이너를 새로 만들어야 했던 사연도 있었다.
다누리는 달 궤도를 1년 이상 돌면서 임무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미국의 달 착륙 후보지를 물색하는 등의 국제협력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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