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과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를 동반한 돌발성 난청의 경우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 결과가 불량해 혈관 장애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압산소 치료나 항응고요법 등을 초기부터 병행하는 치료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김민범 교수, 홍준표 전공의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돌발성 난청으로 내원한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어지럼증을 동반한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따로 나누어 분석해 돌발성 난청에서 어지럼 유무에 따른 전정 기관의 손상 패턴의 차이를 통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청력이 저하되는 응급질환이다. 전기적인 음(순음)을 사용해 주파수별 청력 민감도를 평가하는 순음 청력 검사에서 3개 이상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dB)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 발생하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발생 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달팽이관 내의 바이러스 감염과 혈관 장애가 주된 발병 기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달팽이관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난청의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인지 혈관 장애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워 원인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 결과, 어지럼증과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를 동반한 돌발성 난청의 경우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의 예후(치료경과)가 불량했다.
어지럼증과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를 동반한 돌발성 난청은 혈관 장애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법보다는 고압산소치료나 항응고요법 등을 초기부터 병행하는 치료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총와우동맥(CCA)은 와우(달팽이관) 전체와 후반고리관의 혈액 공급을 담당한다. 만약 총와우동맥이 막히는 등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달팽이관 기능 저하로 인한 돌발성 난청과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로 인한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청력 검사와 평형기능 검사 결과를 조합해 알 수 있고,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 혈관 문제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김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더라도 영구적 난청이 생기는 경우가 40~50%에 이를 만큼 대표적인 이비인후과 응급질환”이라면서 “무엇보다 원인을 빠르게 찾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조기에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학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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