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한국기술벤처재단]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기술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며,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입니다.
인디게임은 소규모 게임 개발사나 개발자가 독립적으로 개발한 게임을 말한다. 적은 예산과 한정된 자원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화려한 그래픽이나 기능은 없지만 다양한 장르와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래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앤원(1N1)은 캐주얼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사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가 모여 7년의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타이쿤, 힐링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게임을 만들었다. 디자인과 스토리 측면에서 독자적인 스타일도 확보했다. 덕분에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인디크래프트 등 다양한 상도 받았다. 지난해 선보인 ‘지구정화프로젝트’는 32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설립 초기 게임 시장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는 원앤원. 윤재은 공동대표(이하 윤재은 대표)를 만나 원앤원과 그간 제작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텐츠 제작자에서 게임 개발자로
IT동아: 안녕하세요, 윤재은 대표님. 원앤원은 3인 공동대표 체제인데요. 세 분이 어떻게 만나셨나요?
윤재은 대표: 안녕하세요, 원앤원 윤재은입니다. 저희는 창업자 3명이 각자의 영역을 분담하면서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원욱 대표는 마케팅, 브랜딩, 기획, 영업 등을 전담하고 있고 황상현 대표는 개발, 저는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창업 전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함께 근무했어요. 웹사이트, 미디어파사드, VR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게임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였습니다. 그러다 넥슨과 함께 메이플스토리 관련 전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게임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당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고요. 우리도 모바일 게임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함께 퇴사하고 원앤원을 설립했습니다.
IT동아: 콘텐츠 제작자로 게임 개발사를 창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윤재은 대표: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다른 회사의 콘텐츠가 아니라 내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제가 만든 콘텐츠를 수백만 명이 즐긴다는 것이 매력적이거든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캐주얼 모바일 게임 제작
IT동아: 원앤원 설립 후 처음 개발한 게임이 ‘고양이초밥’입니다. 어떤 게임인가요?
윤재은 대표: 원앤원을 설립할 때가 2017년이었는데, 당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유행했습니다. 저희도 고양이초밥이라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었어요. 동전 쌓기류의 게임인데, 한참 쌓은 고양이가 무너지는 모습이 좀 재미있거든요. 그게 SNS에 공유되면서 입소문이 좀 났어요. 덕분에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높은 인기를 얻었어요.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게임 3위에 오르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합해서 7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어요.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들고 사람들이 많이 내려받으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매출이나 수익과는 별개더라고요. 게임 완성도에만 집중하다 보니 매출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의 게임을 만들 때는 매출 부분도 고려하기 시작했어요.
IT동아: 고양이초밥 이후에 개발한 게임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재은 대표: 2019년에 방치형 힐링 시뮬레이션 게임 ‘나의 작은 테라리움: 힐링 동물 정원 키우기’를 만들었습니다. 동물과 대화하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정원을 가꾸는 게임인데, 누적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인디크래프트에서 성남산업진흥원장상을 받았어요. 덕분에 중국의 유명한 게임 유통사 ‘치타모바일’과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수익성을 고려한 터라 매출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요.
이후 힐링 타이쿤 게임 ‘카페 헤븐: 고양이의 샌드위치’, 추리 퍼즐 게임 ‘냥탐정 미야호: 숨은 고양이 찾기’를 만들었습니다. 카페 헤븐은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타이쿤 게임으로, 죽은 동물이 천국에 있는 카페에 모여 샌드위치를 주문한다는 컨셉을 적용했습니다. 인디크래프트, BIC 2020, SBA 인디게임 패스트트랙 TOP6, G-RANK 서울 TOP3에 선정된 게임입니다. 냥탐정 미야호는 숨은그림찾기 게임인데, 터치뿐 아니라 스와이프, 틸트, 흔들기, 뒤집기 등 사용자와의 인터랙션 요소를 많이 추가했어요. 2021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았고 2021 게임 더하기(G-PLUS)에도 선정되었어요.
IT동아: 지난해 선보인 ‘지구정화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른 분위기던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윤재은 대표: 저희가 주로 힐링 게임을 만들었는데 다운로드 수가 높아도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게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2022년 6월 선보인 지구정화프로젝트입니다.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저희만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토리인데요. 저희는 스토리를 중시하고 있어서 처음 개발한 고양이초밥 외에는 모든 게임에 스토리를 넣고 있습니다. 지구정화프로젝트는 핵전쟁으로 멸망한 지구에 방사능으로 오염된 돌연변이 괴물이 가득 차게 되고, 달로 이주했던 과학자가 로봇을 만들어 지구를 정화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지구정화프로젝트는 다양한 칩을 모아 기술을 사용하면서 괴물을 처치하는 게임입니다. 저희가 한창 개발하고 있는데 컨셉이 비슷한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확신했죠. 실제로 2022년 6월에 출시했는데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어요. 2022 구글 창구 프로그램, 2022 인디 크래프트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이전 게임에 비해 성적도 좋아요. 출시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다운로드는 약 320만이고, 월간활성사용자(MAU)는 7만, 일활성사용자(DAU)는 7000 정도 나옵니다. 누적 매출은 20억 원 이상입니다. 저희 메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IT동아: 그러면 현재 서비스하는 게임은 앞서 소개한 5개인가요?
윤재은 대표: 네 맞습니다. 사실 5개 외에도 여러 게임을 출시했는데 성과가 좋지 않아서 대부분 서비스 종료했어요.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5개 게임은 모두 평점도 좋아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모두 4.5점 이상입니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IT동아: 7년간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는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윤재은 대표: 사실 지구정화프로젝트가 나오기 전까지는 매출이나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았어요. 거의 기본급만 받았는데, 그마저도 못 받을 때가 있었죠. 그때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 대출 등으로 버텼어요. 정부 지원 사업도 5~6회 참여했고요.
하지만 내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과 그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용자가 있어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게임을 내놓을수록 다운로드 등 수치가 계속 좋아지니까 다음에 하면 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니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게임 만드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콘텐츠나 시장에 대해 알게 되니까 성과를 내는 방법도 알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니까 이제는 힘든 것보다 재미를 더 느끼고 있어요.
IT동아: 앞서 지원 프로그램 얘기를 하셨는데, 현재 한국기술벤처재단(KTVF) 창업도약패키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윤재은 대표: 한국기술벤처재단 창업도약패키지는 구글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어 지원했어요. 무엇보다 사업화 자금 지원이 컸습니다. 주로 인건비, 마케팅에 활용했어요. 그 외에 언론 홍보 기회도 얻을 수 있었고 게임 업체 대표와의 멘토링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게임사 대표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업계 트렌드, 정부 지원 사업 팁 등의 정보를 공유한 것도 유용했고요.
IT동아: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준비하고 있는 게임이 있다면 함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재은 대표: 게임을 계속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신작을 내놓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것에 맞춰 기존 게임도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있어요. 올해 매출이나 수익은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게임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지구정화프로젝트 같은 장르인데 저희만의 차별화 요소를 둘 예정이에요. ‘파워퍼프걸’ 같은 미국 카툰 느낌의 디자인이라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물론 이번에도 스토리를 넣을 예정입니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했는데 새로운 느낌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새롭게 작업하고 기존 게임의 유지보수, 업데이트도 병행하다 보니 시간이 좀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내에는 선보일 예정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