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10㎝ 남짓 크기로 복막 뒤에 위치한다. 양측 등 쪽에 1개씩 총 2개가 있다. 콩팥은 소변을 만들어서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 외에도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고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하고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은 콩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3월 14일이 세계 콩팥의 날이다.
신장은 노화가 빠른 기관 중 하나다. 신장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나이가 들수록 기능은 떨어진다. 만성콩팥병은 지속적으로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거나 콩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의 7명당 1명(약 12%)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2021년 기준 60대는 12.0%, 70대 이상은 26.5%였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만성콩팥병 환자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콩팥병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와 기저질환 유무에 관계없이 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두 장기의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에 예후가 더욱 나빠지기 때문이다. 혈당, 지질 수치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심장과 신장 기능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성콩팥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다양한 혈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 몸의 여러 장기, 특히 콩팥과 심장, 혈관, 신경, 눈에 손상을 초래한다. 실제로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25.4%)은 신장질환 유병자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은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이다. 이는 전신적 죽상경화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사구체 손상의 진행도 가속화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혈중 지질 성분 구성은 일반 인구와 비교해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매우 다양하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만성콩팥병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대한신장학회 ‘2023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은 투석 전 당뇨병콩팥병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스타틴 단독 또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에서 만성콩팥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을 치료 목표로 권고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만성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질환이다. 약제 선택 시에도 환자의 신장 기능에 대한 영향이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에는 신장 기능 보호를 위한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고려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는 신장이 아닌 간으로 배설되는 기전의 아토르바스타틴이 대표적이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신장 배설 비율이 2% 미만에 불과해 신장 장애 환자에게 별도로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박세훈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젊은 시기에 고혈당과 고콜레스테롤에 오래 노출되면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 위험도가 높아진다”라며 “당뇨병 환자에게 콩팥과 이상지질혈증 관리는 현재 삶의 질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합병증 예방과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 환자라면 콩팥 기능의 저하와 이상지질혈증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혈당, 혈압, 지질, 생활 습관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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