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DMA 규제 압박에 '웹사이트에서 앱 배포'도 허용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3월 13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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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유럽연합(EU)에서 웹사이트를 통한 앱 배포 허용 계획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각) EU에서 앱 배포 방식에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7일부터 EU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를 준수하기 위한 조처다. DMA는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들의 지위 남용을 규제하는 법안이다. 애플은 DMA 규제의 주요 표적 기업으로, 그간 유지했던 폐쇄적 생태계를 개방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아왔다.

출처=셔터스톡

이 때문에 애플은 DMA 시행을 앞둔 지난 1월 제3자 앱장터 허용을 비롯한 앱스토어 생태계 개방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제3자 앱장터를 거치지 않고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앱을 배포할 수 있게 허용한다. 애플의 DMA 준수 조처가 충분치 않다는 경쟁사들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의 이번 조처로 아무나 자유롭게 웹사이트로 앱 설치 파일을 배포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웹사이트로 앱을 배포하려면 앱스토어 개발자 프로그램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애플이 내건 자격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또한 배포할 앱에 대한 정보를 애플에 제출하고, 검토를 받는 과정도 거친다.

애플은 EU 개발자 프로그램에서 2년 이상 ‘굿 스탠딩’ 평가를 받고, 전년도에 첫 연간 설치 100만 건이 넘은 앱을 보유해야 한 개발자에게만 웹사이트 배포를 허용할 방침이다. 또한 EU에 법인, 소재지, 자회사 등이 있어야 한다.

무허가 악성 앱이 난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거름망과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셔터스톡

다만 이번 조처로 애플이 DMA 준수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애플이 내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수수료도 내야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앱에도 핵심 기술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핵심 기술 수수료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개방 정책을 시행하며 EU 내에서 새롭게 도입한 수수료다. 첫 연간 설치가 100만 건이 넘는 앱에는 초과분부터 1건당 0.5유로(약 719원)를 부과한다.

전년도에 첫 연간 설치 100만 건이 넘는 앱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도 실제 웹사이트 배포가 가능한 개발자가 일부 대형 앱 개발사들로 한정할 전망이다. 앞서 애플은 핵심 기술 수수료 도입 당시 첫 연간 설치 100만 건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는 앱 개발사가 1% 미만일 것이라 추정한 바 있다.

미국 매체 더버지는 애플의 이번 조처에 대해 “이것은 개발자가 웹을 통해 EU 시장의 iOS 기기에 앱을 배포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방법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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