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이 세계를 뜨겁게 달굽니다. 사람만큼, 더러는 사람보다 더 그림을 잘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생성 인공지능. 생성 인공지능을 설치하고 활용하는 방법과 최신 소식을 매주 전합니다.
생성 인공지능(AI)이 글, 그림은 물론 이제 영상까지 만들어 주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성 AI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요? 생성 AI로 소설, 만화, 영상 등을 제작했을 때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생성 AI가 등장하고, 그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그 결과물의 저작권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내놓았습니다. 학계, 법조계, 산업기술계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현행법과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입니다.
핵심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AI 창작물은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으나, 사람의 창작적 기여가 있다면 그 부분에 한해서는 저작권을 제한적으로나마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인간의 개입 없이 AI로만 제작한 결과물의 경우는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현행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창작물일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연인, 즉 살아 숨 쉬는 육체를 지닌 인간만을 ‘저작물을 창작한 자’인 ‘저작자’로 인정합니다.
물론 AI로 그림이나 글을 생성하기 위해 인간이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긴 하지만, 이는 아이디어 제공이나 지시에 불과할 뿐 창작적 개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저작권위원회의 의견입니다.
결국 AI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영상을 만들더라도 법적으로 AI는 저작자가 될 수 없고, 그 결과물을 저작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겁니다.
실제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AI 프로그램으로 작곡한 노래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 중단을 결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스티븐 탈러라는 사업가가 AI로 만든 그림의 저작물 등록 신청을 했다가 등록을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법정 소송까지 벌였지만 법원 또한 저작권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했더라도 인간의 창작성이 들어갔다면 저작권이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예컨대 AI로 밑그림을 마련하고 여기에 살을 붙여 나가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AI로 제작한 그림, 글 등을 사람이 엮어서 ‘편집저작물’을 내놓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저작물은 글, 그림 등 소재를 선택하고, 배열한 편집물 중에서 창작성이 인정되는 것들을 말합니다. 논문집, 판례집, 신문 등이 해당합니다.
AI 창작물을 소재로 삼더라도 다른 편집저작물과 마찬가지로 그 소재의 선택, 배열, 구성 등에 창작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면 편집저작물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AI로 만든 그림에 대사를 붙이고, 이를 배열해 만화로 만든 ‘새벽의 자리야’라는 작품이 제한적으로나마 저작권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AI로 만든 그림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그 대사는 저작물로, 그림의 배열, 배치, 구성 등은 편집저작물로 인정받은 겁니다.
다만 AI로 만든 글이나 그림에 사람이 손을 댔다고 해서 모두 저작권이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관건은 ‘창의성’입니다. 인간이 추가로 작업한 부분에 저작물로 인정될 만한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AI 그림을 단순히 보정만 하거나, AI로 작성한 글을 살짝 다듬하기만 한 정도의 ‘사소한 개변’이라면 이를 창작적 개입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작물로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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