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종합과학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 리서치’에 광주과학기술원과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팀은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규명했다.
이 연구는 장을 ‘제2의 뇌’라고 보는 ‘장뇌축’ 이론에 근거한다. 장 건강이 악화되거나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뇌 기능,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장의 기능적 이상과 정신 질환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지사제의 일종인 ‘로페라미드’를 투여했다. 그 결과, 뇌 내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억력 저하 등 병리현상이 나타났다.
또 약 313만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명의 일본인에서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 코호트에서는 2.04배, 일본 코호트에서는 2.82배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은주 과장은 “변비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는 우리 몸의 장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장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치매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장애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사전에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변비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장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 작용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된다.
통상 알츠하이머는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인지지능 저하뿐만 아니라 망상, 우울,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말기 치매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생겨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실금, 욕창, 폐렴, 요로감염증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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