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스토어 배송 등으로 대중에게 전통주를 알려 온 술담화가 이번에는 속도를 높인다. 지난 2024년 3월 26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빠르게 전통주를 배송 받을 수 있는 ‘번개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오후 8시 이전에 결제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주문한 전통주가 배송된다. 이로써 술담화는 오후 6시 이전에 결제하면 당일 배송이 이뤄지는 ‘오늘 출발’ 서비스,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양조장에서 당일 출고되는 ‘양조장 배송’과 함께 전통주 전달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전통주를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일반적인 증류주, 과실주, 청주 등은 상온 보관 상태로 배송해도 문제없는 경우가 많지만, 술 아래에 침전물이 있는 탁주(막걸리)는 이야기가 다르다.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유지한 상태로 배송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 측면에서 보면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셈이다.
술담화가 과감하게 전통주를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전통주 번개배송 서비스 도입을 준비한 박준형 술담화 CSO(최고 서비스 운영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준형 CSO는 고객과 접점이 있는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지만, 전통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술담화의 번개배송 서비스, 어떻게 준비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들어봤다.
번개배송은 더 많은 전통주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술담화 번개배송 서비스는 새벽 내 도착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우선 수도권과 대전, 세종, 천안권 등이 해당된다. 이전에는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출고가 이뤄졌는데 공휴일과 주말은 출고가 불가능했다. 번개배송이 도입되면서 주문 시간은 길어지고 배송 시간은 줄었다.
박준형 CSO는 “번개배송은 상품 출고가 가능한 요일 및 시간의 확대, 상품 도착 시간의 예측성을 높인 배송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번개배송은 크게 새벽 도착과 오늘 출발, 두 가지로 나뉜다. 새벽 도착은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배송을 완료한다. 서울 수도권 거주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 외에는 오후 6시까지 주문할 경우 당일 출고가 진행되어 다음날 전통주를 받을 수 있다. 박준형 CSO는 “번개배송이 아닌 오늘 출발 서비스라도 도서산간을 제외한 내륙 지방 95% 이상 지역은 다음날 전통주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요일을 제외한 일요일에도 주문하면 다음날 월요일에 받아볼 수 있게 됐고 설이나 추석 당일 전후를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에도 출고, 배송이 가능합니다”라며 서비스의 특징을 언급했다.
번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크게 세가지라는 게 박준형 CSO의 설명이다. 하나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한 점이다. 전통주는 타 주류와 마찬가지로 설ㆍ추석ㆍ가정의달ㆍ크리스마스 등 선물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많이 찾는 상품이라고 한다. 당장 선물해야 되는데 배송 마감이 끝나면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번개배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여름철에도 탁주처럼 냉장보관이 필요한 전통주를 신선하게 배송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부분이다. 전통주 중 종류가 많고 시장이 큰 주종은 탁주인데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보관이 필수여서 취급이 까다롭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스팩으로 무장해도 하루 이상 소요되는 택배 배송으로는 신선도를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새벽 배송을 이용하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배송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배송 가능한 일자의 증가를 꼽았다. 새벽 배송은 업체 자체 인력으로 운영되므로 기존 택배사에서 하기 어려웠던 공휴일, 일요일, 특수기에 모두 출고 가능하다.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술담화는 번개배송을 통해 더 많은 전통주를 대중에게 경험할 계기를 만들어주면서 기업 성장 동력까지 만드는 효과를 모두 노리고 있었다.
어디서든 전통주를 빠르고 신선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
전통주의 경험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술담화가 선택한 것은 3PL(Third Party Logistics). 제3자 물류다. 운송부터 보관, 관리 등을 전문 물류사에 맡기는 것이다. 파트너로 콜드체인 원스톱 솔루션을 보유한 팀프레시를 선택했다. 박준형 CSO는 팀프레시와 약 1년 전부터 번개배송 협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유통과 보관, 관리 등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서비스를 차분히 준비해 왔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최고의 전통주를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술담화는 소비자에게 전통주를 전달하는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구독 서비스만 제공하던 2020년 초반까지는 양조장에 직접 찾아가 포장과 택배사 입고까지 직접 진행할 정도다. 이후에는 포장ㆍ발송ㆍ재고관리 등이 이뤄지는 3PL 기업과 계약을 맺었지만, 냉장 보관이 안 되어 성장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이는 팀프레시를 선택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이후부터 이전을 시작했는데요. 팀프레시 창고는 10도 이하로 유지되어 신선도 확보가 가능한데다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바코드를 찍어서 몇 개가 입고됐고 나갔는지 재고 파악도 잘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고 회전률을 높이며 여름에 마음 편히 상품 보관까지 가능해졌죠. 배송 가능 일자가 확대되는 부분에도 주목했고요.”
신선유통 인프라를 갖춘 기업과 협업하는 것은 상품을 다루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봤을 때 이점이 많다. 자체 물류를 구축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데 이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감한 비용으로 서비스 질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집중 가능하다.
현재 술담화는 번개ㆍ새벽배송만 3PL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정기구독 서비스에 출고되는 전통주까지 대응 범위를 넓힌 상태다. 또 새벽배송 수요를 파악하면서 배송 지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구매 방식을 선택해도 신선한 전통주를 받아볼 날이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주 번개배송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모색할 것
신선한 전통주를 빠르게 배송하는 번개배송을 도입한 술담화. 그 이후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단순히 술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너머로 가치와 문화를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자의 질문에 박준형 CSO는 빠르고 신선도 유지가 가능한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음식과의 접목이다.
“술을 마실 때 가장 필요한 게 음식이잖아요? 번개배송 중 새벽배송의 장점인 신선도 유지와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음식과 접목을 고려 중입니다. 상반기 내 테스트 판매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정식 사업 형태로 진행 여부를 타진해 볼 생각입니다.”
차후 계획도 물었다. 그는 ‘개인화’를 꼽았다. 술담화 전통주 구독 서비스는 많은 이에게 전통주 입문에 도움을 줬지만, 이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전통주를 제안해 구독 또는 구매에 고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배송 부문은 내부 프로세스를 더 가다듬고 물류 효율화를 진행해 배송마감 시간을 더 연장하는 것이 목표다. 수도권 한정으로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는 당일배송 형태의 서비스도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신제품 개발도 한창이다. 현재 광교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차세대 막쿠르트를 선보이고자 불철주야 양조와 실험을 이어가는 중이라는 게 박준형 CSO의 설명이다. 번개배송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전통주 시장 경쟁 우위를 이어가려는 게 술담화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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