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여겨진다. 육체적 건강 측면에서 ‘백해무익’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남녀 사이가 위태로운 부부가 함께 술을 마시면 관계가 연장될 수 있고, 심지어 수명도 길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음주 습관이 비슷하며 함께 술을 마시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더 오래 살고 보다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미국 미시건 대학의 키라 버디트 교수는 유사한 음주 습관(이른바 ‘음주 동반관계’(drinking partnership)을 가진 부부는 결혼 갈등이 적고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왜 배우자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더 나은 생존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의 한계도 인정했다.
의학저널 노화학(The Gerontologist) 2월호에 게재한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버디트 교수는 최근 미시건 대학이 진행한 건강과 은퇴 연구에서 부부의 음주가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게 이번 연구의 목적이었다고 대학 보도 자료를 통해 말했다.
버디트 교수는 50세 이상의 이성 부부 4566쌍을 2년마다 인터뷰했다. 질문의 핵심은 이들에게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고,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묻지 않고 ‘지난 3개월 동안 동반자와 함께 마셨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버디트 교수는 “흥미롭게도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둘 다 술을 마셨다고 표시한 부부가 둘 다 술을 마시지 않거나 한 쪽은 마시고 다른 쪽은 술을 마시지 않는 불일치한 음주 패턴을 보인 다른 부부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들에게 술을 더 많이 마시라’는 권고로 읽혀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때로는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며, 부부가 서로의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디트 교수는 왜 두 동반자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더 나은 생존과 관련이 있는지 현 단계에선 모른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향후 연구에서 부부의 음주 습관이 일상적인 결혼 생활의 질과 일상적인 신체 건강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디트 교수의 이번 연구는 앞서 2016년 실시한 연구를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 본 것이다. 당시 그녀는 33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 30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함께 술을 마시는 부부는 남편 혹은 아내 한 쪽만 마시는 부부보다 더 행복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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