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정용 무선/진공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등의 빅3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외 브랜드 및 중소기업 제품군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시장을 재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나 기능이 충실한 제품은 소비자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지도나 판매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샤크(Shark) 브랜드 역시 지난 해 4월 국내에 처음 진출해 1년 만에 괄목할 판매 성과를 거뒀다. 샤크는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빅3 브랜드로 인정 받는 생활가전 전문 브랜드(미국)이기 때문이다. 소형 주방가전 브랜드인 '닌자(Ninja)'도 보유하고 있어, 공식적인 기업 이름은 '샤크닌자'다.
샤크가 작년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선보인 무선청소기가 '클린 센스 IQ+(Clean Sense IQ+)'다. 이 제품은 작년 5월~12월까지 7개월 동안 약 3만 대가 판매됐다. 막강한 경쟁 제품이 즐비한 한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확인한다.
기본 구성은 다른 무선청소기와 비슷하게, 본체와 청소용도별 헤드/노즐/브러시 5종, 거치/충전대 겸 먼지통(도크) 등으로 구성됐다. 설명서를 참고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조립/장착할 수 있으며, 공간 배치 시 자리를 그리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클린 센스 IQ+는 요즘 무선청소기의 상 무게중심 형태이며, 본체에 끼우는 흡입관을 제외한 본체 자체의 무게는 약 1.2kg, 흡입관과 노즐을 장착해도 2kg 정도로 사용 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본체와 흡입관 재질도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비교적 가볍게 손에 잡힌다.
다른 무선청소기는 대개 전원 버튼이 손잡이 쪽에 (마치 방아쇠처럼) 달려 있어서 이를 누르면 작동하고 떼면 멈추는데, 클린 센스 IQ+는 본체 뒷면의 전원 버튼을 눌러 켜고 끈다. 이게 사용자마다 또는 청소 환경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수 있을 텐데, 전원 켜고 5분 이상 청소를 지속하는 경우 전원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지 않아도 된다. 청소기를 자주 사용한다면 방아쇠 형태의 전원 버튼이 은근히 손가락에 부담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
전원 버튼 옆에는 청소 모드 선택 버튼이 있고, 누를 때마다 에코/IQ/부스트 모드가 전환되며, 해당 모드가 LED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LED 상단에는 배터리 잔량이 표시된다.
일반적인 청소 환경에서는 'IQ' 모드가 적합한데, IQ 센서(IQ Sensor)가 주변 먼지량을 측정해 그에 맞게 흡입력을 알아서 조절한다. 다른 무선청소기에도 흔히 적용되는 기능이지만, 클린 센스 IQ+에는 먼지 센서 외에, 바닥 소재(일반, 타일, 카페트/러그, 돗자리 등)를 인식해 브러시 회전 속도를 제어하는 플로우 센서(Floor Sensor), 구석이나 모서리 영역을 감지해 흡입력을 최대로 올리는 엣지 센서(Edge Sensor), 어두운 공간이라면 불빛을 내는 라이트 센서(Light Sensor) 등이 내장됐다. 센서이니 청소 환경과 오물 상황 등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하니 소비자가 딱히 신경 쓸 건 없다. (4개 센서는 바닥 청소용 노즐에만 적용돼 있다.)
실제로, 바닥 청소와 벽면 구석 청소 때는 흡입력이 달라지며, 소파나 책상 밑 어두운 공간에서는 주변을 밝힌다. 요즘에는 이처럼 불빛이 나는 청소기가 종종 출시되는데, 밝은 공간이라도 바닥의 먼지, 오물 상태와 청소 결과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흡입 청소 성능은 전반적으로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인다. 머리카락, 오물, 먼지, 자잘한 쓰레기 등은 남김 없이 빨아들인다. 청소 환경이나 오염 정도에 따라 흡입력이 달라지는 것도 이래저래 흥미롭다. 흡입력은 전원 버튼 옆 모드 변경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변경할 수 있다(부스트 모드/에코 모드).
본체 앞쪽의 먼지통 분리 버튼을 누르면, 본체 먼지통이 열리면서 먼지, 오물을 간단히 버릴 수 있다. 머리카락이나 반려동물 털이 먼지통에 많이 얽혀 있다면 일부는 손으로 잡아 떼내야 하지만, 웬만한 오물은 손대지 않고 먼지통을 비울 수 있다.
한편, 클린 센스 IQ 모델과 IQ+ 모델의 차이가 '먼지통 자동 비우기' 기능인데, IQ+는 청소를 마치고 충전 도크에 본체를 꽂으면, 3~5초 동안 본체 먼지통 오물, 쓰레기가 자동으로 도크 먼지통으로 비워진다(이때 약간의 소음이 발생된다). 꽤 요긴하고 편한 기능으로, 요즘 출시되는 다른 청소기도 제공한다. 이 자동 비움 기능을 사용하고 싶지 않으면, 도크의 '초승달' 모양의 버튼을 2초 이상 누르면 수동 작동 모드로 전환된다. 이후로는 필요할 때 초승달 버튼을 누르면 본체 먼지통이 비워진다.
본체 먼지통은 본체와 완전히 분리할 수 있으니 물로 세척하면 된다. 본체 뒷면 커버를 열면 헤파 필더도 뺄 수 있고, 이 역시 물 세척이 가능하다. 도크 먼지통 역시 분리해서 비우거나 세척할 수 있고, 도크에도 필터가 하나 있는데, 이 역시 분리, 세척하고 잘 말린 다음 넣으면 된다.
더불어 본체와 연결되는 흡입관이 남다르다. 흡입관 중간 부분의 버튼을 누르면 흡입관이 거의 90도 정도 구부러진다. 별 것 아닌 듯하지만 구부러진 흡입관으로 책상, 소파, 침대 밑 깊숙하게 청소해보니 꽤나 유용하다. 흡입관 길이가 조금 짧은 게 아쉽지만, 청소하는데 별 불편함은 없다.
본체 아래의 배터리 팩은 분리되니, 추가 배터리 팩을 구매하면 번갈아 끼워 사용할 수 있다. (분리한 배터리 팩을 따로 충전할 순 없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노즐은, 침구용 미니 모터 헤드를 장착한 침구 노즐, 틈새 노즐, 브러시 노즐, 반려동물 청소용 노즐 등이니 청소 용도에 맞춰 끼워 사용하면 된다. 이들 노즐은 도크 옆에 가지런히 모아 보관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바로 끼워 사용해보니 이게 은근히 편리했다. 또, 충전 도크에 거치된 상태에서 흡입관은 그대로 두고, 본체만 쏙 뺄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소소한 사용자 배려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유명 청소기의 명성 답게 가정용 소형 무선청소기로서 갖춰야 할 기본은 충분히 갖췄으며, 흡입력이나 청소 성능, 부가 기능 등도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반대로 말해, 다른 제품과도 차별점도 현저하게 크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본체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 흡입관이 구부러지는 점, 4개 센서가 구석구석 '아이큐'스럽게 잘 청소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어찌 보면, 이미 상향평준화된 무선청소기 제품 사이에서 샤크의 이런 장점이 선택 기준은 될 수 있겠다.
샤크 클린 센스 IQ+는 현재 80만 원대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사후지원은 한국 공식 수입사인 '코스모앤컴퍼니'가 담당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