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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콩으로 만든 가공식품으로 단백질을 포함해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그냥 섭취하면 특유의 식감과 맛 때문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다양한 음식과 곁들이면 좋다. 무엇보다 식물성 고단백 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한 가지 음식을 계속 섭취하면 쉽게 물린다.
쉽게 물리지 않고 건강한 식품 중 하나인 두부를 지속 섭취하는 방법은 없을까? 식품 스타트업인 더블헬스케어는 두부를 맛있고 간편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특히 ‘동결건조 분말’ 방식을 통해 여러 식품과 자연스레 경험하는 방향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우리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두부를 새로운 경험으로 바꿨는지 궁금해 정윤미 더블헬스케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갑상샘암 투병 중 의사가 권한 두부를 누구나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2021년 창업한 더블헬스케어는 콩, 두부를 활용해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동결건조 두부를 분말 가공해 쉐이크, 그래놀라, 쌀과자 등을 내놓았다. 두부가 더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브랜드도 ‘두브로(Doobro)’라 명명한 것이 와닿는다. 최근에는 상주에 위치한 콩 재배 농가와 위탁 재배계약을 맺어 그 콩으로 상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우연히 유튜브를 촬영하며 콩 재배 농부를 만난 게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두부를 선택한 이유는 놀랍게도 정 대표가 갑상샘암을 두 번 경험하면서 의사가 추천한 음식이 두부였기 때문. 당시 의사가 두부를 조금씩 자주 섭취하라 권했고, 계속 먹는 두부가 질리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다 지금에 이른 것이다. 두 번의 수술을 거친 정 대표는 현재 완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40대 이상 환자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의사 선생님이 두부를 조금씩 자주 섭취하라고 권했어요. 그래서 두부를 어떻게 자주 접할지 고민했죠. 처음에는 괜찮았어요. 찌개에도 넣고 부쳐 먹기도 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두부가 물리더라고요. 당시 아이가 어렸고 혹시 잘못될까 걱정되어서 건강이 정말 절실했어요. 두부는 계속 섭취는 해야 되니까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분말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두부를 분말로 섭취하자는 생각과 함께 시장을 살펴봤다는 정 대표. 당시 해외에는 두부 분말이 있었지만, 국내에는 관련 상품이 전무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업화 아이템으로 괜찮겠다 판단해 실행에 옮겼다. 마침, 수출입 관련 기업에서 18년 근무한 경력이 창업에 도움이 되었는데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어떤 지원 사업이 있는지 지원 방법은 무엇인지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사 후 창업 준비를 위해 유튜브와 인터넷을 검색하며 사업 계획서 작성 연습을 했다고 한다.
“사업 아이템은 결정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지 막막했어요. 어떤 지원 프로그램이나 사업이 좋은지 그런 개념은 없었고 일단 먼저 나오는 것부터 지원해 봤죠. 처음 지원한 사업이 사회적 기업 육성이었는데 단번에 합격했습니다. 그게 첫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호기롭게 시작한 창업, 험난한 여정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두부를 동결한 후 분말로 만들어야 되는데 이것을 해주겠다고 나선 곳이 없었다. 정 대표는 가능한 곳을 찾아 연락을 취했지만, 선뜻 나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농업 관련 기술센터와 정부 기관에 연락도 돌렸다. 결국 경북 바이오 센터를 추천받아 안동까지 달려갔고 동결건조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동결건조 두부 분말을 활용해 쉐이크부터 그래놀라, 쌀과자까지
분말을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정 대표. 그중 동결건조 방식이 맛과 영양에서 가장 좋았다고 설명한다. 이후 동결건조한 두부를 분말화해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쉐이크였다. 두부를 그냥 섭취하는 것보다 마시는 형태로 가공해 섭취하면 부담이 적다는 생각이었다.
“맛과 영양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열풍, 건조 등 다양하게 테스트했는데 동결건조가 맛과 영양에서 괜찮다고 판단했어요. 그런데 사실 두부는 어떻게 먹어도 맛이 없어요. 아무리 건강한 음식이라도 맛이 있어야 계속 먹을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두부를 섭취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쉐이크였어요.”
쉐이크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먹기 좋다는 점 때문은 아니었다. 동결건조한 두부를 분말로 활용하니 유통기한 및 보관성 등 장점이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뛰어났다. 동결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는데 단백질 성분도 5배 가량 증가하는 게 확인됐다. 비록 수분이 빠지면서 수율은 10% 정도로 낮아지지만, 그만큼 단백질을 알차게 섭취 가능하다. 두브로의 강점은 먹기 편하면서도 단백질 함유량이 높다는 점에 있었다.
“동결건조하면 100g 기준으로 약 10g 밖에 안 나오지만, 그 안에 두부의 영양이 농축되어 있어요. 측정해 보니까 동결건조 두부 10g 안에 100g의 두부보다 5배 더 많은 단백질이 있었어요. 두부 일일 섭취 권장량이 100~150g 정도라고 하는데, 저희 제품을 조금만 섭취하더라도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간단한 방법으로요.”
정 대표는 이 쉐이크를 더 맛있게 섭취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결과 인절미 맛과 초코 맛, 두 가지 형태로 선보이게 되었다. 두부를 재미있고 더 맛있게 먹자는 콘셉트가 현실화됐다. 최대한 시중에 판매되는 쉐이크와 유사한 맛을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인절미 맛은 일반 선식 느낌, 초코 맛은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핫초코 맛에 가깝다고 한다.
쉐이크는 지난해 6월 리뉴얼을 한 번 진행했다. 7월에는 현미와 두부 분말을 활용한 쌀과자를 선보였고, 지난해 12월에 그래놀라에 동결건조 두부 분말을 접목한 상품을 내놓았다. 정 대표는 “가볍게 즐기거나 쉐이크와 함께 섭취하면 한끼 든든한 식사대용이 가능한 형태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현미를 선택한 것은 영양소 때문이다. 특히 쌀겨와 쌀눈이 50% 살려 도정한 오분도미 현미를 썼다. 칼슘과 인,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활동 촉진에 도움이 되기에 두부 분말을 접목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 봤다. 또 뻥튀기 모양을 500원 동전 크기로 만들어 한입에 먹기 좋게 했다. 현미 특유의 퍽퍽함을 줄이고 글루텐이 없어 요즘 흐름에도 맞췄다. 그래놀라도 다양한 견과류 조합이어서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부 분말을 활용하면 포만감을 느끼면서도 열량 낮은 식품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가 라인업을 재구축하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기로 했다. 더 좋은 재료로 건강하게 두브로 브랜드를 키워 나가고자 한 것이다. 상주 콩 농가와 위탁 재배계약을 맺으며 각오를 현실화했다.
쉽지 않은 창업의 길, 여성 기업인으로서 희망과 용기 주고 싶어
두부를 더 맛있고 간편하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온 정윤미 대표. 물론 창업 이후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갑상샘암을 극복하며 더블헬스케어를 운영하던 중 동생의 암 진단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심리적으로 힘들었지만 동시에 동생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상주 콩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업 운영 과정에서 농업기술진흥원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전에도 여러 지원을 받았지만, 농업기술진흥원 프로그램은 시작이 다르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최대 5년까지 이어지는 지속성, 사업 분야를 잘 이해하고 있는 담당자, 다양한 네트워크 지원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여러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어요. 그런데 대부분 일회성이라는 게 아쉬웠죠. 농업기술진흥원은 지속성이 있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한 번 선정되면 5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죠. 그리고 담당자들이 저와 제품을 잘 알아요.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면 잘 이해해 줘서 마음이 편합니다. 기업이나 지원 프로그램 등도 안내해 주고 있고요. 내가 케어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농업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서서히 꿈을 키워가고 있는 더블헬스케어. 정 대표는 더 큰 성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당장 역량은 부족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상품 개발과 특허 확보로 극복할 예정이다. 향후 자체 공장과 연구소를 꾸리는 게 목표다.
“식품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이 있을 것 같아요. 당장 모든 것을 갖추고 시작하긴 어렵죠. 저는 자체 공장과 연구소를 확보하는 게 꿈이에요. 갈수록 원물 가격과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어 외부에 맡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체 공장이 있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저는 작은 기업일수록 기술개발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두브로의 조리법과 동결건조 기술 개발 등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요.”
수출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중국, 호주 등에 소규모로 진행하던 수출을 점차 확대하는 것 외에 북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해외는 식물성 성분에 대한 관심이 많고 건강한 음식 선호도 또한 높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진출 이전에 어떻게 해외 소비자에게 두브로 브랜드와 동결건조 두부 분말 제품의 강점을 알릴지 고민하고 있었다.
여성 기업인으로서, 암 환우로서 다른 여성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정 대표. 마지막으로 “거창한 기업까지 바라지 않아요. 그래도 두부를 맛있고 간편하게 섭취하자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두브로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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