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구진이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크게 앞당길 수 있는 초소형·초저전력 레이저 기술을 개발했다.
7일 남동욱 싱가포르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1000만 배 적은 전력을 사용해 빛을 파장을 조절하는 ‘파장가변 레이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월 29일자에 실렸다.
파장가변 레이저는 넓은 범위에 걸쳐 파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레이저로, 빛을 이용한 광양자컴퓨터 개발, 광통신 등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파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물질의 특성을 바꿔야 한다. 기존의 파장가변 레이저는 주변에 열을 가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크기가 커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나노전자기계시스템(NEMS)의 ‘공진’ 현상을 이용해 적은 전력으로도 큰 힘을 가해 파장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진 현상은 물질이 가진 고유한 진동수와 외부의 진동수가 같아지면 진폭, 즉 힘이 커지는 현상이다. 특정 높이의 소리를 내면 와인잔이 깨지거나, 작은 바람에 의해 건물이나 다리가 크게 흔들이는 현상이 모두 공진에 의한 것이다.
연구진은 공진 현상을 이용해 기존에 비해 1000만 분의 1 수준의 적은 전력으로 나노전자기계시스템이 레이저에 가할 수 있는 힘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레이저의 파장을 바꿀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초전력, 초소형이라는 점에서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 빛을 이용하는 광양자컴퓨터의 경우 여러 개의 레이저가 모두 같은 파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파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파장가변 레이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적은 전력으로 여러 파장가변 레이저의 가동이 가능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집적도도 높일 수 있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주효준 난양공대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광양자컴퓨터 및 양자 광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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