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서 오로라 촬영 성공…2003년 보현산천문대 이후 처음
태양폭풍에 지구 곳곳서 '오로라 쇼'…고에너지 입자 광범위하게 퍼져
최근 발생한 강력한 태양폭풍으로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가 나타나는 우주쇼가 펼쳐졌다. 이번 태양폭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20여년만에 오로라가 관측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전날 강원도 화천에서 용인어린이천문대 소속 천문가인 박정하, 심형섭씨가 오로라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 오로라가 포착된 것은 지난 2003년 10월30일 보현산천문대에서 붉은색 오로라를 관측한 이후 약 21년 만이다. 2003년 당시에도 강력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덮친 바 있다.
천문연은 해외에서 이번 태양폭풍발 오로라를 관측했다. 천문연이 운영 중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시스템(OWL-Net)을 활용해 오로라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에는 미국 레몬산에 위치한 OWL-Net 4호기, 11일에는 몽골에 위치한 1호기로 오로라를 담아냈다. 천문연 보현산천문대에 설치한 전리권·고층대기 관측 시스템(TIMOS)의 대기광 관측용 전천카메라로도 북쪽 고위도 방향에서 적색 오로라를 포착했다. TIMOS는 적색광(OI630.0㎚) 필터로 대기광을 관측해 적색 오로라가 발생할 경우 밝게 나타난다.
천문연은 지난 10일 새벽 감악산에 위치한 중성자모니터로 우주선(Cosmic Ray)의 수치가 급감한 모습을 확인했다고도 설명했다. 중성자모니터는 지구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우주선을 지상에서 관측하는 장비로, 태양활동이 강할수록 우주선의 유입이 감소한다.
한편 오로라는 태양 표면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이끌려 양 극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지구 대기와 반응하여 내는 빛이다. 초록색과 붉은색 오로라는 산소 원자가, 그리고 가끔 오로라의 맨 아래 보이는 보라색 오로라는 질소 분자가 내뿜는 빛이다.
오로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지구 자기장의 남북극을 중심으로 고리 모양으로 일어나며 이를 오로라 타원체라고 부른다. 오로라 타원체의 위치는 태양활동이 활발해 지자기폭풍이 강화될 때는 남북방향으로 확장한다.
오로라는 주로 북위 60~75도의 고위도 지역에서 주로 겨울에 나타난다. 극지방일수록 자기장이 강해 오로라를 발생시키는 원인인 태양 방출 대전입자(전하 보유 입자)를 많이 끌어들인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 오로라를 관측하기 쉬운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20여년 만에 가장 강한 태양폭풍이 발생하면서 서유럽, 미국, 일본, 남미 등 저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다. 태양폭풍으로 인해 태양에서 방출된 대전입자가 지구로 대량 유입됐고, 대전입자의 양이 많다 보니 지구 자기장이 약한 저위도 지역까지 끌려들어간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 현상이 나타나게 된 셈이다. 다만 이번에 촬영된 강원도 화천에 오로라와 21년 전 보현산천문대에서 포착된 오로라 모두 육안으로는 관측할 수 없고, 전문 카메라와 광학장비로만 확인됐다.
천문연은 “오로라가 많이 관측되는 이유 중 하나는 태양활동”이라며 “태양의 활동은 평균 11년 주기로 강약을 반복하는데 2025년 태양활동이 정점에 이를 것(극대기)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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