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최근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게 분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전쟁으로 인한 파장이 석유값은 물론 각종 원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각국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죠. 그만큼 전쟁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며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쟁’이라는 키워드는 늘 게임이나 영화 등 문화 콘텐츠의 주력 흥행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립’이란 주제는 늘 관심을 끌어 왔고, 여기에 감정이입을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전쟁 요소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가지고 있죠.
특히 그중에서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2번의 세계적인 전쟁 중 하나였던 ‘제2차 세계대전’은 늘 흥행 보증수표라고 할 만큼 인기를 얻어 왔습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경우만 봐도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제외하고 약 4억 8,184달러(약 6,578억 5천700만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적이 있고, 게임도 ‘제2차 세계대전’을 테마로 한 게임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또 대부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죠.
그렇다면 어떤 게임이 그렇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요?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22년 1월에 세계적인 메가 인수 합병(M&A) 소식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사건의 핵심인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에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 금액으로 687억 달러(한화 약 90조)를 들인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기존 게임 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 금액이었던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15조 원)’를 가뿐히 뛰어넘은 것은 물론, 세기의 딜로 불렸던 ‘디즈니의 폭스 코퍼레이션 인수’에 버금가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이 엄청난 ‘빅딜’의 중심에 선 ‘콜오브듀티’ 게임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FPS(1인칭 슈팅) 게임으로, 지난 2022년 발매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2’가 출시 3일 만에 8억 달러(한화 약 1조 4백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고, 10일 동안 집계된 게임 실행 시간만 ‘2억 시간’ 이상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하게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가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콜오브듀티’는 소니의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의 판매량까지 견인하는 효자 타이틀이었는데, 이런 게임이 하루아침에 경쟁사에 넘어가게 생겼으니 소니 입장에서도 난리가 났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곳곳에서도 ‘독점’이라는 명분으로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에 우려를 표하며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여곡절 끝에 결국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긴 했지만, 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게임 세상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보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난 2002년부터 글로벌 게임 개발사 EA에서 내놓은 ‘배틀필드’ 시리즈도 제2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게임으로 20년 넘게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EA에서는 캠페인(다양한 퀘스트 위주의 미션)보다 여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위주의 FPS 게임성을 강화해 ‘배틀필드’ 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해 왔는데요, 지난 2002년부터 2015년까지 27개의 게임을 발매했으며, 시리즈 누계 6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했습니다.
EA는 지금도 꾸준히 해당 IP(지식 재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배틀필드 2042 등 시즌 7을 준비하면서 ‘매력적인 라이브 서비스와 새로운 맵 등 새로운 경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나갈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하나, 지난 1999년에 EA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처음 내놓은 ‘메달 오브 아너’도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룰 때 어김없이 회자되는 타이틀입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보면 매우 열악한 그래픽이지만, 당시에 ‘메달 오브 아너’는 비디오 게임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환영을 받았습니다. 머리를 조준해서 쏘면 방탄 모자가 날아가기도 하고, 가짜 신분증으로 위장하여 적을 속이는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연출들이 많았죠.
이런 인기를 통해 ‘메달 오브 아너’ 시리즈는 지난 2020년에 VR로 출시된 ‘메달 오브 아너: 어보브 앤 비욘드’까지 15개의 게임이 출시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확연히 묘사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오락실은 어떨까요? 세계대전을 다룬 오락실 게임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게임은 ‘스트라이커즈 1945’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이 게임은 일본 게임사 사이쿄에서 1995년에 내놓은 종스크롤 비행기 게임으로, P-38 라이트닝, P-51 머스탱, 스핏파이어, Bf-109, 제로센, J7W 신덴 등 제2차 세계대전에 등장하는 전투기들이 등장합니다.
적 비행기들을 부수면 파워업 아이템이 나오고, 또 버튼을 눌렀다 떼는 차지샷이 나가죠. 그리고 흥미로운 보스의 등장과 안정된 난이도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오락실 이용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명작 비행기 게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SNK의 ‘이카리’ 시리즈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람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군인 2명이 전쟁을 벌이며 나아가는 내용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처럼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게임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게임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도 더욱 생생한 경험과 함께 사람들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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