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는 과거 게임 업계, 시각효과(VFX) 등 특정 분야에만 사용되는 전문 기술이란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패션 디자인, 산업 디자인 등 디자인 분야는 물론이고 제조업 분야에서도 3D 기술이 널리 활용된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디자인, 시제품 제작, 의사결정 과정 등 업무 전반에 3D가 적용된 영향이다. 업계인들은 생성형 AI 기술의 통합으로 3D 기술의 문턱이 낮아지면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일 어도비가 국내에서 개최한 ‘서브스턴스 데이 2024’는 이같은 업계인들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서브스턴스 데이는 어도비가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의 기능을 소개하고, 다양한 활용 사례를 실무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올해 행사에서는 패션 디자인, 실감 콘텐츠, 3D 애니메이션 제작, 산업 디자인 등에서 각 업계를 대표하는 국내외 전문가와 실무진들이 참여해 서브스턴스 3D가 가져다준 변화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서브스턴스 3D 도입으로 실감콘텐츠의 체험 범위 확장
올림플래닛 실감콘텐츠제작팀 정재윤 프로는 서브스턴스 3D 도입으로 작업 효율을 개선한 사례를 공유했다. 올림플래닛은 가상현실(VR) 주택정보 솔루션인 아크원을 비롯해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몰입형 콘텐츠 활용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는 인테리어 마감재 및 자재 디자인 기업과의 협력 사례를 중심으로 서브스턴스 3D 도입 효과를 소개했다. 정재윤 프로는 “기존에는 마감재 제작을 위해 필요한 이미지를 현장이나 샘플을 촬영했는데, 현장 환경이나 촬영 장비 차이로 결과물의 품질 편차가 컸다. 촬영 후 디테일한 묘사를 위한 추가 텍스처 제작 작업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올림플래닛에서는 서브스턴스 3D를 도입하면서 3D 에셋 라이브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정재윤 프로는 “서브스턴스 3D의 3D 에셋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고품질 에셋을 클릭 몇 번으로 빠르게 내려받고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작에 필요한 마감재를 보다 높은 품질로 쉽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브스턴스 3D의 노드·레이어 기반의 직관적 편집 방식과 마스크, 노이즈 맵, 필터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 디테일 표현으로 이미지 보정 툴을 활용해 마감재를 그리는 추가 작업 없이도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해졌다고 정재윤 프로는 덧붙였다.
퀄리티 개선과 함께 콘텐츠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더 넓어졌다. 정재윤 프로는 “기존에도 공간 단위 경험 제공에는 부족함 없었지만 디테일한 표현 부족해 체험할 수 있는 범위 한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서브스턴스 3D 도입 후 공간 단위였던 체험 범위를 디테일한 가구, 마감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워크플로우 또한 개선됐다. 정재윤 프로는 “기존 작업 방식에는 수정 작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서브스턴스 3D의 노드·레이어 편집은 점진적으로 쌓아가며 마감재를 제작하는 방식이라 최소한의 작업으로 수정이 가능하다”면서 “수정 사항이 많이 발생하는 인테리어 분야에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3D 애니메이션 공동 작업에 중요한 일관성 유지, 서브스턴스 3D로 해결
정우용 스튜디오이온 CG프로덕션 부문장은 ‘급변하는 3D 애니메이션 시장과 차세대 3D 애니메이션 제작 솔루션’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스튜디오이온은 콩순이, 아이언키드, 드림킥스 등 고품질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스튜디오다. 특히 2018년부터는 자체 제작 IP 기반 프로덕션 기술력을 고도화하며 ‘아머드 사우르스’와 같은 화제작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아머드 사우르스’ 북미판 제작 작업에 한창이다.
스튜디오이온에서는 게임 엔진과 서브스턴스 3D를 활용해 기존의 직렬형 제작 구조를 병렬형으로 개선하기 위해 게임 엔진과 서브스턴스 3D를 활용 중이다. 정우용 부문장은 “기존 고품질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은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순차 작업이 필요한 직렬형 방식이었다. 수정 사항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다시 되돌아가 작업해야 한다. 그만큼 시간, 인력이 더 소모된다. 이 때문에 스튜디오이온에서는 병렬형으로 자체 솔루션을 만들어 대부분의 작업이 거의 한 번에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러 작업자의 작업이 공동 작업 형태로 동시에 이뤄지는 병렬형 구조에서 필요한 건 결과물의 일관성 확보다. 정우용 본부장은 “에셋을 제작할 때 작업자마다 고유한 작업 방식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디렉팅을 해도 전체적인 룩(Look)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튜디오이온에서는 모델링과 텍스처 작업에 스마트 머티리얼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우용 본부장은 “서브스턴스의 스마트 머티리얼은 기본 머티리얼뿐만 아니라 여러 기능, 옵션을 넣어 저장해 다른 공동 작업자와 함께 사용이 가능한 기능”이라며 “레이어 구조를 설정해 두고 머티리얼을 생성해 놓으면 작업자가 바뀌더라도 같은 룩, 같은 품질의 에셋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우용 부문장은 “현재도 서브스턴스 3D를 이용한 공동화 작업, 빠른 파이프라인, 빠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러 서브스턴스 3D 제품을 활용해 더욱 기술력 고도화, 내재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서브스턴스 3D, 과감한 상상력을 현실로
마지막 연사로는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이자 CG 아티스트인 후세인 알모사위(Hussain Almossawi)가 단상에 올랐다. 알모사위는 나이키, EA, 아디다스, 포드, 애플 등을 거친 CG 아티스트이자 산업 디자이너다. 2019년부터는 미국 뉴욕에 자기 이름을 내건 모사위 스튜디오를 설립해 활동 중이다. 현재 나이키, 포드, 펩시, 리복, 베르사체, 삼성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날 알모사위는 자신의 주요 포트폴리오와 주요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서브스턴스 3D 페인터로 단순한 3D 형상에 텍스처를 적용해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발에 테라조와 같은 건축 자재를 적용하며 이질적인 디자인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등 3D 작업 특유의 유연성과 자유도를 십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사위는 “많은 이들이 내게 작업 방식이 어때야 하는지 물어보곤 한다. 모든 사람이 다르다.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찾아야 한다. 옳고 그른 건 없으니 그저 과감해지고,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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