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이후 잠자는 ‘올빼미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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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18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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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생활습관이 정신건강에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증이나 불안증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면 늦어도 새벽 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지난 달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들은 애초 크로노타입(각자에게 잘 맞는 활동 시간대를 나타내는 일주기성)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면 선호도와 상관없이 ‘올빼미족’은 한밤중에 번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노타입에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이자 주 저자인 제이미 자이처 교수가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진은 영국 성인 약 7만4000명의 선호하는 수면시간(크로노타입)과 실제 수면행동을 비교했다. 1만9065명은 ‘아침형 인간’, 6844명은 ‘올빼미족’, 나머지 4만7979명은 ‘중간형 인간’으로 스스로를 식별했다.

연구진은 크로노타입에 맞춰 늦게까지 깨어있는 올빼미족이 그보다 일찍 자는 수면 습관을 가진 아침형 인간이나 중간형 인간보다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40% 더 높다고 결론지었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대체로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았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결과가 ‘자정 이후의 마음’ 가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자정 이후 깨어 있으면 충동적이고 해로운 행동을 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추측하자면, 아침형 인간이 늦게까지 깨어 있다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룰 수 있다”고 자이처 교수는 말했다. “반면 올빼미족은 늦게까지 깨어있을 때 ‘난 기분이 좋아, 새벽 3시에 내리는 이 결정은 훌륭해’라고 생각한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가 진 밤에 7~9시간 수면을 권장한다. 자이처 교수는 야행성 인간들에게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 수면 패턴을 바꾸길 권장했다. 다만 크로노타입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그도 인정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피츠버그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매튜 레러 교수는 “새벽 1·2시 이후 잠자리에 든다면 해 뜬지 몇 시간 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빛-어둠 주기와의 불일치는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은 낮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아침 햇빛의 형태로 올 수 있다. 만약 그런 신호를 받지 못하거나 혼합된 신호를 받으면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각) 허프 포스트에 말했다.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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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과대학 수면의학과 인디라 구루바가바툴라 교수는 일부 뇌 기능이 수면 부족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뇌의 전두엽은 수면 부족에 매우 취약하다. 전두엽은 기분과 감정조절을 포함해 뇌에서 많은 기능을 담당한다. 그래서 감정이 극단적으로 오가지 않도록 하는 능력, 즉 자신을 억제하는 능력은 수면 부족이나 늦게까지 깨어 있는 조건에서 손상된다”며 “그 결과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안이 증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감정을 조절하는 고차원적인 뇌 기능이 둔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루바가바툴라 교수 역시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 교수는 교대 근무자처럼 어쩔 수 없이 새벽에 깨어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낮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근무 중 밝은 인공 빛을 쬐는 게 좋다며 밝은 빛은 피로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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