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x 스케일업]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스케일업팀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파나띠꼬는 향기를 다루는 스타트업입니다. 동국대 산업공학과 출신인 황동진 대표가 같은 학과 출신 동료들과 함께 창업했습니다. 경력도 독특합니다. 제품 개발과 기획을 담당 중인 황동진 대표는 조향사입니다. 최고운영책임자는 의류 쇼핑몰 창업 경험이 있으며, 영업팀장은 액세서리 쇼핑몰 창업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합류한 기획팀장은 외식산업에 12년 종사한 경력이 눈에 띕니다. 어떻게 보면 각기 다른 향기를 지닌 이들이 모여 파나띠꼬만의 향기를 만들어 가는 모습입니다.
지금의 파나띠꼬가 있기까지 든든한 지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2022년 HAI STARTUP TOWN 경진대회’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주기업에 선정된 바 있으니까요. 선정 후 창업 공간과 지원금, 교육 프로그램 등의 지원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왔습니다.
파나띠꼬는 현재 고민이 있다고 합니다. 수익은 꾸준히 내고 있지만, 그 이상 도약하고 싶은 겁니다. 현재 파나띠꼬는 센트플레이스와 함께 온라인 사업과 답례품/굿즈 시장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특히 센트플레이스(ScentPlace) 브랜드에 잠재력을 두고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향(Scent)과 공간(Place)의 합성어인 센트플레이스는 공간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향기를 만든 후 이를 디퓨저, 섬유 향수 등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것입니다. 센트플레이스는 향기 마케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브랜드로 후각을 자극해 구매로 연결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황 대표는 향기 마케팅으로 잘 알려진 대형 서점과 호텔을 성공 사례로 들었습니다.
파나띠꼬는 카페를 시작으로 호텔, 미술관 등으로 향기를 전파해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우선 공간과 브랜드를 이해하고 향을 만들어 적용한 후 고객에게 후각적 기억을 제공합니다. 황 대표는 직접 조향한 10~15가지 향을 제안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카페는 독자적인 향을 원하는데 그 경우 비용을 받고 그 공간에 대해 조향합니다.
이어 공간을 보유한 업주에게는 판매에 따른 새로운 수익 모델의 기회를 줍니다. 공간 내에 직접 비주얼 머천다이즈(Visual Merchandise) 형태로 판매가 이뤄지도록 배치를 도와준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입니다. 판매 수익이라는 장점으로 현재는 수월하게 영업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수도권 지역의 감성, 대형 카페를 타겟으로 거래처를 늘리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센트플레이스에 광고 수익 모델을 연결할 예정입니다. 현재 숏폼 영상 촬영 및 편집이 가능한 팀을 섭외했고, 서서히 채널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리’보다 ‘이성’ 앞선 시장, 정체성 구축이 중요해
파나띠꼬의 BM 분석에는 강재상 패스파인더넷 대표가 자리했습니다. 강 대표는 대기업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및 멘토링 등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이 나아갈 길을 짚어주는 컨설팅 전문가인데요. 그는 황 대표의 설명을 들은 후 향기 시장에 대해 조언을 이어 나갔습니다.
강재상 대표 : 제가 봤을 때 지금 아이템은 제이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지금까지 잘 뚫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게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광고 없이 이렇게 뚫는 것 자체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제 고민이 되네요.
보통 공간 컨설팅이 들어가면 향기가 한 요소로 쓰이게 됩니다. 통합 컨설팅을 할 때 향만 따로 하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대표님 입장에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사업을 확장하실 때 통합 공간 마케팅을 하는 팀과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그 팀과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솔직히 보통 건물을 지을 때부터 향을 생각하지 않거든요. 설계 단계에서 디자인이 나오면 향이 그다음 단계로 들어가요. 향은 더군다나 취향의 문제이니 아무리 섬세하게 설계해서 가져가도 주체가 마음에 안 들면 안 먹혀요. 이게 논리 설득이 안 되는 제품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공간 설계부터 같이 움직이려면 처음부터 통합으로 들어가는 게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겁니다.
황동진 대표 : 저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현재 센트플레이스는 B2B처럼 보여도 사실 B2C에 가깝습니다. 현재는 조그만 공간과 브랜드를 타겟으로 하며, 그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최종 소비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카페, 호텔 등의 공간의 브랜딩에 향기를 더해 방문자가 경험할 수 있게 하고, 현장이나 온라인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저희는 카페 운영자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강재상 대표 : 만약에 간접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도 그 공간의 주인이 허락해야 되는 것이잖아요. 생각하는 사업모델은 규모 확장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파라다이스 시티, 교보문고 같은 경우도 이것으로 수익을 내려는 것보다 브랜딩 목적이 큽니다. 그리고 다른 문제가 있죠. 유통기한을 생각해야 됩니다.
대표님이 고민을 했으면 하는 게 B2C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간접으로 판매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에요. 과연 내가 지금 사업 규모를 키워서 수익이 발생할 때 어디를 건드려야 될지 한 번 고민해 봤으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강 대표는 파나띠꼬가 향조합을 일정한 기준으로 카테고리화하고 패턴으로 정리해 쉽게 향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이미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향 전문 조합 제조가 가능하고 기존 B2C 향 제품 제조ㆍ판매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로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도 우위에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핵심 구매 요인(KBF – Key Buying Factor) 측면에서는 불리하다는 면을 지적했습니다. B2B 시장은 트렌드와 시장 분석력 기반 기획력과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기존 B2C 사업모델에서 B2B 사업모델로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면서 기존 사업이 커머스 플랫폼 및 전문가 컨설팅업으로 본질이 변경되어야 됩니다. 그 과정에서 향 마케팅 성공 사례가 많아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습니다. 대형 호텔, 유통업체 등 고객이 인지하고 호감을 갖는 곳을 레퍼런스로 확보하게 된다면 사업 성장 가속이 가능할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향기 관련 시장은 치열함 속에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조사ㆍ분석 기업 리서치 네스터(Research Nester)는 글로벌 방향제 시장이 2022년 140억 달러(원화 환산 약 19조 4446억 원 상당)에서 2033년에는 280억 달러(원화 환산 약 38조 8892억 원 상당) 규모로 성장한다고 볼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뛰어든 상태입니다. 파나띠꼬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하려면 시그니처 향을 경험할 수 있게 소상공인과 기업 확보가 우선시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술관 같은 특정 공간은 아티스트를 공략해야
황동진 대표 : 시장을 확장하려면 타겟층을 넓혀야 된다 생각하는데 그 중 하나는 미술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티스트들 전시 기간이 계속 바뀌고 팬층이 두텁다 보니까 정체성을 담은 향이 들어가면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재상 대표 : 미술관은 전시 공간이 계속 바뀌는데 일정한 향으로 동일한 경험을 주면 안 되는 공간입니다. 우리나라 미술관 대부분은 고정형이 아니라 임대형이 많아서 일정 기간만 미술 작품이 걸리죠. 심지어 한 공간에 다수의 작가가 모여서 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일정한 향을 안 넣어요. 이 때는 타겟이 미술관이 아니라 아티스트여야 합니다.
미술 작품은 사실 비싸잖아요. 그래서 실제 판매는 작품보다 굿즈에서 많이 이뤄집니다. 그 중 향도 분명히 원할 겁니다. 일부 작가 중에는 꾸준히 같은 향수를 쓰는 분들이 많잖아요? 이것을 공간에 접목할 수 있어요. 그림이 메인이라 이동하면서 보더라도 향이 나면 한 번 더 볼 수밖에 없거든요.
지금은 ‘향기’와 ‘브랜드’에 집중, 기술은 그 다음에
황동진 대표 : 궁금한 게 있습니다. 사실 카페를 먼저 접근한 것이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요. 디퓨저가 공간을 채우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향을 분사해서 더 넓은 공간을 채우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런 게 있어야 우리도 큰 공간으로 진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모르는 게 있어서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강재상 대표 : 아까 이야기한 부분에 있어요. 통합 공간 마케팅을 하는 곳에서 그걸 같이 해줘요. 그래서 파트너사가 되는 게 유리하죠. 3성급 호텔 정도의 규모라면 지금 것을 가지고 가도 됩니다. 4성급 이상은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테일러 센츠라는 디퓨저 기업이 있어요. 거기서 나오는 디퓨저 병은 디자인이 독특하잖아요? 이런 차별화를 두면 3성급 호텔은 좋아할 겁니다. 일반 숙박업소와 차별을 두려면 로비부터 관리를 해야 되거든요. 모든 3성급 호텔이 향을 도입하지 않겠지만, 차별화에 관심이 있는 쪽은 분명히 도입하려고 할 겁니다.
황동진 대표 : 또 다른 고민은 제가 조향에 대한 부분은 자신 있습니다. 그런데 향과 다른 상품을 접목하는 게 어렵습니다. 호텔 어메니티나 세정제, 핸드크림 등 저희가 내년에는 화장품 제조업을 시도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라 최소 주문 수량이 적은데 생산을 맡을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재상 대표 : 만약 직접 공장을 세워서 생산한다면 대표님이 운영비부터 상품 개발까지 도맡아야 합니다. 그리고 공장 가동률에 신경을 쓰게 될 겁니다. 알아는 보세요. 하지만 급하지 않다고 말씀드립니다. 우선 파나띠꼬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향을 만드는지에 대한 중심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판매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데 누군가 ‘파나띠꼬가 뭐야?’라고 묻는다면 아무도 대답을 못 할 것 같거든요.
향기라는 아이템은 취향을 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브랜드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지금 만들어 놓은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만들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건 더 많은 수익을 얻은 다음에 할 부분이고요.
대표적인 예로 스케일업 중 최근 향으로 유명해진 A 기업과 같이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사실 이곳의 첫 모델은 향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복 옷고름 같은 것을 기획했어요. 그 대표님이 디자이너 출신이었는데 한국의 미를 알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했죠. 그런데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가가 높아지니까 타겟을 바꿨어요. 그게 디퓨저였습니다.
지금 향이 뜨고 있는 이유는 국민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기 때문이에요. 이게 단계가 있습니다. 2만~2만 5000 달러 사이에는 향수, 3만~3만 5000 달러 사이를 돌파하면 공간별로 나눕니다. 중요한 것은 향이 아무리 좋아도 이걸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공감각적 경험을 가지고 와야 되니까 경험을 떠올리는 테마로 접근합니다. A 기업 같은 경우는 비 내리는 대나무 숲, 해 뜨는 정동진 등 그 때 테마를 꾸미고 나온 거에요. 지금은 사찰, 쑥 등으로 접근하고 있고요. 사람은 향만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파나띠꼬가 향후 상품군이 달라질 경우 브랜드를 구분해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잘 하셨는데 이제 다음 단계가 필요하신 것 같아요.
황동진 대표 : 디퓨저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향이 안 나잖아요. 그냥 버려야 되는데 그게 너무 싫어서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 분사나 드롭퍼 같은 것을 쓰는 식으로요.
강재상 대표 : 언젠가는 했으면 하지만, 이것은 완전 다른 영역이에요. 직접 개발하는 것은 더 어렵죠. 지금 쏟아부었던 열정을 다시 이 분야에 쏟아야 됩니다. 이 과정에서 흔들릴까봐 그래요. 방금 향이냐 테마냐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 같은데 대표님은 지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더 집중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강재상 대표는 파나띠꼬에게 선택과 집중을 당부했습니다. 기업과 제품 정체성 구축, 향 제품 다양화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향 제품은 무형의 제품에 가깝기에 고객의 기억에 각인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 파나띠꼬는 고객과 관계 설정이 되어 있지 있은 점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봤습니다. 고객이 파나띠꼬와 향 제품을 떠올릴 때 구체화 가능한 브랜드 정체성과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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