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화학생물공학부 서상우 교수팀이 미생물 세포공장에서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생물학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대 공대 측에 따르면, 기존에는 유전자 조절에 CRISPR-dCas9 또는 dCpf1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됐지만, 이들은 여러 유전자가 함께 발현되는 오페론 구조에서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한꺼번에 억제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오페론 구조 내의 각 유전자의 발현을 독립적으로 억제하여 그 영향 파악에 걸림돌이 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 발현 조절을 위해 CRISPR-dCas13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활용됐다.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일반적으로 DNA에서 RNA로 전사되고, RNA에서 단백질로 번역돼 그 기능이 발휘된다. dCas13은 기존의 유전자 조절 도구가 타겟하던 DNA가 아닌 RNA를 타겟으로 해 유전자 발현을 번역 수준에서 억제하는 방법에 활용될 수 있었다.
서울대 연구팀은 오페론 구조로 발현되는 유전자들의 발현 조절 시, 기존의 전사 단계 억제 시스템과 대비해 오페론 내 각 유전자의 발현을 보다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검증했으며, 더 나아가 유전자의 번역을 단순히 ON/OFF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준으로 예측 가능하게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이드 RNA의 손잡이 부분에 다양한 구조적 변화를 도입함으로써 타겟 유전자의 발현을 2.8%에서 86.3%까지, 넓은 범위와 균일한 분포도로 억제할 수 있는 개량 가이드 RNA 세트를 구축했다는 것이 연구팀 측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축한 새로운 번역 조절 시스템을 통해 대장균 세포공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의 생산성을 14배까지 증가시켰다. 서상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은 유전자를 번역 단계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 기술로, 미생물 세포공장의 물질대사 최적화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6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차세대바이오유망범용기술연구지원사업, 첨단GW바이오사회밀착형지원사업사업, 우수신진연구 및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 산업소재 국산화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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