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게임업계 1만 명 이상 해고…AI가 빈자리 채우나 [조영준의 게임인더스트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8일 16시 43분


코멘트
2024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게임사 직원들의 대대적인 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해고자 수가 이미 지난해 총 해고자 숫자 전체를 넘어설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인원 감축에 돌입한 게임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개발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모습입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유행하면서 지구촌은 팬데믹 사태를 맞았는데요. 감염성 질병이 유행하면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었고, 재택근무 등으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게임업계는 의도치 않은 호황을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경제활동을 진행하는 메타버스는 물론 비대면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개발자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았습니다. 게임사들은 개발자들을 다른 IT업종들의스카우트로부터 지키기 위해 적게는 몇백만 원부터 크게는 몇천만 원까지 연봉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죠.

2024년 반기만에 10만800명을 넘어선 글로벌 게임업계 해고자 수(출처= Game Industry Layoffs)
2024년 반기만에 10만800명을 넘어선 글로벌 게임업계 해고자 수(출처= Game Industry Layoffs)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엔데믹을 맞이했고, 재택시간의 감소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게임업계는 부진을 겪고 말았습니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이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산업은 2020년에 재택시간의 증가로 인해 21.3%라는 이르는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11.2% 성장했습니다. 다만 2022년 성장률은 5.8%에 불과했죠. 게다가 2023년은 10.9% 감소했습니다. 역성장의 늪에 빠져버렸죠.

글로벌 게임사 해고가 이어지다.
이러한 모습은 해외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2021년도 성장률 5.9%를 보여준 글로벌 게임 시장은 2022년 겨우 0.9% 증가하는 것에 그쳤죠.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자, 글로벌 게임사들의 선택은 인력 감축을 카드로 꺼내 들었습니다. 많은 거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게임사의 해고 소식을 취합하는 사이트인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GameIndustry Layoffs)에 따르면 2024년 6월 현재까지 해고자 수는 1만800명입니다. 반기만에 지난해총 해고자 수인 1만500명을 넘어섰죠. 특히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는 정확한 통계가 아닌 뉴스 등을 취합해 집계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중소형 게임사들이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그 수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조정 진행 후 AI 도입정책을 밝힌 엠브레이서 그룹(출처=엠브레이서 그룹 홈페이지)
구조조정 진행 후 AI 도입정책을 밝힌 엠브레이서 그룹(출처=엠브레이서 그룹 홈페이지)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에 따르면 ‘콜 오브 듀티’나 ‘디아블로’ 등으로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1900여 명 규모의 해고를 완료했고, 게임엔진으로 잘 알려진 유니티도 1800여 명 등 많은 인원이 회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작품인 ‘리그 오브 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도 530여 명, ‘GTA’ 시리 즈로 알려진테이크투 인터랙티브도 600여 명,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900여 명, 유럽의 최대 게임 그룹이었던 엠브레이서 그룹 산하 회사들에서 1500명 이상을 해고하는 등 수백 명의 해고자가 나온 게임사들이 수두룩합니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유비소프트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유비소프트 한국 지사가 운영 종료를 밝혔으며, 컴투스도 두 자릿수 인원 감축을 목표로 권고사직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는 물론 넷마블도 연말까지 상당수의 인력을 줄일 계획으로 알려졌죠. 엔씨소프트는 최근 분할 및 신설회사 출범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빈자리는 인공지능이 채우나
이처럼 글로벌 게임 산업 시장에 해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고자들이 떠나며 발생한 빈자리는 인공지능(AI)이채워 나가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형 구조조정 이후 인공지능 도입을밝힌 회사도 있죠.

대표적인 회사는 엠브레이서 그룹입니다. 엠브레이서는 THQ 노르딕, 크리스털 다이내믹스,플레이온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 유럽의 대형 게임사입니다. 대형 구조조정 이후에도 1만2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PC와 콘솔 게임, 모바일 게임, 테이블톱 게임, 엔터테인먼트 &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생성 AI 바르코(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생성 AI 바르코(출처=엔씨소프트)


엠브레이서는 최근 연례보고서를 내고 AI를 게임 산업의 혁신적인 도구로인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개발에 도입한다는 정책을 밝혔습니다.그러면서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회사가 EA 소니 유비소프트와 같은 다른 주요 게임 개발자 및 퍼블리셔보다 뒤처지게 될 것이며 현재 AI를 통해 리소스 효율성을 높이고 있고, 이는 개발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까지 더했죠.

이런 모습으로 해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사람을 AI로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현실이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회사는 AI를 단순히 업무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직원들의 능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의 도입을 통해 그만큼 효율성이 증가하는 만큼 추가적인 고용이 발생할지는 미지수이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AI 도구를 활용한 개발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모습이라 해고와 AI가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갈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겠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게임사#게임 시장#게임인더스트리#게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