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비만 치료제 잽바운드(Zepbound)의 활성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노보 노디스크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사협회(JAMA) 산하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8일(현지시각) 발표된 최신 연구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두 대표 주자를 직접 비교한 첫 번째 연구로 여겨진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한다.
작년 말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젭바운드는 위고비에 우위를 점할 기회를 잡았다.
NBC뉴스에 따르면 잽바운드의 허용 최대 용량을 투여한 비만 환자는 72주 동안 시작 체중의 약 21%를 감량했다. 반면 위고비 투여 환자는 68주 후 체중이 15% 줄었다.
건강 데이터 및 분석 회사 트루베타 리서치(Truveta Research)의 연구원들은 두 가지 약물 중 하나를 처방 받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4만1000여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실험 대상에 포함했다. 이중 9100여 명이 티르제파타이드를 처방 받았고, 훨씬 더 많은 3만2000여 명이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 받았다.
연구진은 3개월, 6개월, 12개월 후 환자들의 체중 변화를 점검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사람들은 3개월 후 평균 3.6%, 6개월 후 평균 5.8%, 12개월 후 평균 8.3%를 감량했다.
티르제파타이드를 투여한 이들은 각각 5.9%, 10.1%, 15.3%의 몸무게가 줄어 더 큰 감량 효과를 봤다.
“두 약물을 복용한 환자 대부분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경험했지만, 타르제파타이드를 사용한 쪽이 훨씬 더 많은 체중 감량을 보였다”고 연구를 주도한 트리시아 로드리게스(Tricia Rodriguez) 연구원이 말했다.
연구진은 위 마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과 관련해 두 약물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체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GLP-1을 모방한 두 약물의 기본 작용 방식은 비슷하다. 그러나 티르제파타이드는 식욕을 줄이는 것 외에 체내 당과 지방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GIP라는 다른 호르몬도 모방한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번 연구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포함하는 것과 같은 ‘주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보다 체중 감량이 더 어려운 경향이 있다. 또한, 연구는 환자들이 처음과 이후 사용한 용량의 변화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노보 도디스크 측은 “비만 관리에서 체중 감소가 중요한 목표이지만, 치료를 선택할 때 다른 필요 사항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얼라이 릴리 측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어떤 약물이 정말로 우위를 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계속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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