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 북부 야마가타 현 의회는 지난 5일 본회의에서 자민당이 제출한 ‘웃음으로 건강 만들기 추진’ 조례를 가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최초다.
웃음 빈도가 높을수록 사망과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는 이 지역 야마가타대 의학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6개의 조항으로 이뤄진 조례에서는 현민의 역할과 관련, ‘1일 1회는 웃는 등 웃음을 통한 심신의 건강 만들기에 힘쓰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했다. 또 사업자에게는 ‘웃음이 가득한 직장 환경의 정비’를 요구하고, 매월 8일을 ‘현민 웃음으로 건강 만들기 추진의 날’로 정했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조문도 포함시켰다.
조례를 추진한 자민당 측은 “웃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반한다’, ‘살다보면 웃을 수 없는 날이 있다’, ‘웃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등의 이유를 내세워 조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 논쟁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규슈 대학의 헌법 전문가 미나미노 시게루 교수는 정치인들에게 ‘우스운 짓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는 “하루에 한 번 웃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의견과 가치관에 따른 것이다. 그것은 현 의회가 명령하거나 권장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19년 ‘역학저널’(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한 야마가타대 의학부의 연구 결과는 웃음 빈도가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웃는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웃는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2009년부터 2015년 사이 야마가타시 등 관내 7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의 남녀 1만7152명을 최장 8년간 추적해 생사 및 심혈관 질환 발병 상황을 조사했다.
연구에서 웃음은 ‘큰 소리로 웃는 것’으로 정의 되었다. 조용히 웃거나 가볍게 미소 짓는 것은 제외했다. 웃음 빈도를 4단계(거의 매일, 주 1~5회, 월 1~3회, 월 1회 미만)로 나눠 실험 참가자들에게 응답을 요청했다. 이를 정리해 잘 웃는 그룹(주 1회 이상), 가끔 웃는 그룹(일주일에 한 번은 안 되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거의 웃지 않는 그룹(한 달에 1번 미만)으로 분류했다.
분석결과 나이, 성별, 고혈압이나 당뇨 여부, 흡연 습관, 음주 습관 등을 감안하더라도 잘 웃지 않는 그룹은 잘 웃는 그룹에 비해 사망률(일정기간 중 사망한 사람의 비율 비교)이 1.95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혈관 질환은 잘 웃는 그룹에 비해 가끔 웃는 그룹의 발병 위험이 1.62배 높았다. 다만 심혈관 질환의 경우 거의 안 웃는 사람들과 잘 웃는 사람들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연령, 성별, 흡연과 음주 여부, 고혈압·당뇨병 등 일반적인 위험인자의 영향을 조정해도 웃음의 빈도가 전체 사망률 및 심혈관 질환 발생률과 관련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