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사는 에너지 효율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차를 개발했다. 여러 친환경차의 특징을 구분하기 위해 순수 전기차(BEV), 수소차(FCEV)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약어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혼란을 겪는 소비자가 많다. 친환경차를 지칭하는 각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숙지해 자신에게 적합한 차량 선택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차’ 특성 따라 구분하는 ‘HEV’·‘MHEV’·‘PHEV’
엔진과 구동모터를 모두 장착한 하이브리드차는 크게 ▲HEV(Hybrid Electric Vehicle) ▲ MHEV(Mild Hybrid Electric Vehicle)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로 구분된다.
풀 하이브리드(HEV)는 우리가 흔히 아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지칭한다. HEV는 출발할 때나 저속 운행할 때,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작동해 주행한다. 이 밖의 구간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해 차량 구동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한다. HEV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을 높인다. 제동하거나 내리막을 운행할 때 모은 잉여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는 말 그대로 전기 모터가 주행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을 지닌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전기 모터만으로는 주행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MHEV는 풀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생산 비용으로 에너지 효율 제고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최근 출시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압을 48V로 높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전압을 높인 덕분에 에어컨 컴프레셔나 워터 펌프 등을 전기로 작동, 효율을 개선했지만, MHEV이므로 여전히 전기 모터만으로는 주행할 수 없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더 큰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외부에서 전기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덕분에 배터리 충전 후 전기차처럼 순수 전기모드로만 달릴 수도 있다. PHEV 또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동하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전기모드를 사용하기 어려울 때는 엔진 동력으로만 달릴 수도 있어 운전자 선택의 폭이 넓다.
순수 전기차 ‘BEV’·‘수소 연료전지차 ‘FCEV’·무공해차 ‘ZEV’
BEV(Battery Electric Vehicle)는 고전압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달리는 자동차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차다. 순수 전기차로도 불린다. BEV는 엔진 없이 모터로만 작동하는 특징을 지녀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초반 가속 시 최대 회전력을 사용하므로 가속 성능도 뛰어나다.
BEV는 과거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짧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충전 인프라 개선과 함께 대용량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속속 등장해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500km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다.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은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으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모터에 공급해 달리는 수소차를 뜻한다. FCEV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전기에너지를 모터에 공급해 주행한다. 다만 전기차는 외부에서 전기에너지를 공급받지만, FCEV는 연료 전지 시스템으로 차체 내에서 전기에너지를 직접 생산한다는 차이가 있다. 해당 연료 전지 시스템은 수소탱크에서 공급받은 수소와 외부 공기에서 포집한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달리므로, 주행 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FCEV는 연료 충전 속도가 3분에서 4분 사이로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
ZEV(Zero-Emission Vehicle)는 유해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를 뜻한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이지만, 배기가스를 배출하므로 ZEV는 아니다. 배출가스가 제로인 BEV와 FCEV가 ZEV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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