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응급의료센터, 닥터헬기의 새 BI 공개
2011년 응급 의료 접근성 높이고자 도입… 8개 지역서 소형-중형급 총 3개 기종 운영
환자 생명 지킴이로 사망률 감소에 기여
새 브랜드 정체성에 의료진의 사명감 담아… 닥터헬기-전용 계류장 추가 확보 등은 과제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닥터헬기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처치와 이송을 위해 전문 의료진이 탑승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다.
새롭게 공개된 BI는 의료를 상징하는 생명의 별 안에 태극무늬와 날아오르는 헬기를 결합해 우리나라 닥터헬기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프로펠러 회전을 연상시키는 사분할 원형 위에 생명의 별과 헬기 형태를 배치해 가장 먼저 환자를 구하러 출동하는 닥터헬기와 의료진의 사명감을 전달한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아 응급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이곳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한 이송이 어려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소방, 해경 등의 헬기도 있지만 다목적 헬기라서 환자를 이송하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닥터헬기는 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남, 전북, 경기, 제주 8개 지역에서 총 3개 기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강원, 경북, 충남, 전북 4개 지역은 소형급(AW109) 헬기로, 다른 4개 지역은 중형급(AW169, EC-155B1) 헬기로 운영 중이다. 조종사 41명, 운항 관리사 16명, 정비사 16명, 의료진 156명으로 총 229명이 닥터헬기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전남(목포한국병원)
전남은 목포한국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1년부터 인천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했다. 중형급 기종인 AW169를 사용 중이다. 전남 전역을 담당하며 총출동 횟수는 3258회, 3038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전남은 200개가 넘는 유인도가 있는 만큼 닥터헬기가 꼭 필요한 지역이다. 2020년 3월 완도군 보길도에 거주하는 산모가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이송 중 닥터헬기 안에서 출산했던 사례도 있다. 분만을 포함해 전반적인 의료 기반이 열악한 섬 지역은 닥터헬기가 최후의 생명선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3년에 도입했다. 헬기는 소형급인 AW109 기종을 사용한다. 강원도 영서 권역을 담당하며 전체 출동 횟수는 2389회, 이송 환자 수는 2186명이다. 가장 많이 출동한 지역은 영월, 정선, 평창 등이다. 아직 닥터헬기가 없는 충북 제천, 충주 등에도 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10월에는 대동맥박리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당시 유일하게 수술할 수 있었던 서울 소재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례가 있다. 이는 닥터헬기 탑승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응급처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넓은 면적과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현재 닥터헬기로는 강원 전역을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강원 영동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북(안동병원)
경북은 안동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강원과 함께 2013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이다. 경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3349회, 이송 환자 수는 3172명이다. 지난해 5월 닥터헬기 도입 9년 10개월 만에 전국 최초로 3000회 출동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까지도 최다 출동 실적을 보인다. 3000번째 출동은 영양군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 환자의 긴급 이송이었다. 승용차 기준 80여 분 거리를 이륙 16분 만에 도착했다. 경북 닥터헬기는 경북 전역을 30분 이내에 도착해 적기를 사수하고 있다. 환자 소생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충남(단국대병원)
충남은 단국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충남은 2016년 전국에서 5번째로 닥터헬기를 도입한 지역이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충남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867회, 이송 환자 수는 1795명. 2021년 10월 도입해 5년 9개월 만에 150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대부분이 중증 응급환자임에도 80% 가까운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닥터헬기를 통한 환자 이송 시간이 평균 45분으로 적기를 잘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은 전국에서 네 번째로 유인도가 많고 산업단지가 다수 분포돼 있는 지역이다. 반면 대형 의료기관은 천안 지역에 몰려 있다. 전문 의료진이 현장에서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직접 환자를 처치하는 닥터헬기 역할이 절대적인 지역이다.
전북(원광대병원)
전북은 원광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2016년에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전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597회, 이송 환자 수는 1497명이다. 2020년 12월 심정지가 발생한 응급환자가 보령아산병원에 이송돼 목숨을 구했다. 닥터헬기가 출범한 지 9년 만에 달성한 1만 번째 환자였다. 전북은 유인도와 산악, 농경 지역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있어 응급의료 취약지가 많다. 또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적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닥터헬기가 중증 응급환자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경기(아주대병원)
경기는 아주대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9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헬기는 AW169 기종으로 경기 남부 지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048회, 이송 환자 수는 1018명이다. 출범 당시 대형급(H225) 헬기를 도입해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했다. 2022년부터는 중형급 헬기로 기종을 변경하고 주간만 운영하고 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기동성이 향상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경기는 도시와 농어촌, 산업단지가 혼재돼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강원과 마찬가지로 경기 북부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전용 계류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천(가천대 길병원)
인천은 가천대 길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1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용을 시작했다. 헬기는 중형급인 AW169 기종으로 인천 전역을 담당한다. 6월까지 1762회 출동해 167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도입 초기에는 소형급 헬기(EC135)가 배치돼 운항 반경 제한으로 백령도는 출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중형급 헬기로 변경한 후 백령도까지 운항을 확대했다. 백령도는 내륙까지 뱃길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섬이다. 닥터헬기로는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전용 계류장이 없다. 전용 계류장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소음 등 주민 반대로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제주(제주한라병원)
제주는 제주한라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가장 최근인 2022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헬기는 EC-155B1 기종으로 국내에서 제작한 중형급 헬기다. 제주 전역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총출동 횟수는 62회, 이송 환자는 57명으로 이송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도 특성상 해상 사고와 산악 사고가 빈번하며 관광객 응급 상황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작년 1월 한라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신고 접수 27분 만에 이송할 수 있었던 것도 닥터헬기라서 가능했다. 전용 계류장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제주국제공항 내에 전용 계류장 설치가 완료되면 닥터헬기 운영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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