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두디스 [2] 어센트코리아 "경영자는 모든 것을 숫자로 판단해야"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7월 23일 12시 27분


[동국대 캠퍼스타운 x 스케일업]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스케일업팀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두디스(DOTHIS)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위한 데이터 기반 영상 콘텐츠 기획 AI 솔루션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한다. 사용자 유입이나 조회수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유튜버가 두디스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콘텐츠 키워드 분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에서 주목받는 키워드와 소재, 예상 조회수와 콘텐츠 성공 확률까지 예측한다. 비슷한 다른 서비스가 영상을 분석하는데 그친다면, 두디스의 솔루션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에 집중한다.

민상현 두디스 대표 / 출처=IT동아

두디스는 오는 7월 20일에 서비스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서비스 안정성 등 개발은 물론 가격 정책과 소비자 대응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고심하는 중이다. 스케일업코리아는 두디의 향후 서비스 및 전략을 돕기 위해 서비스형 데이터(DaaS) 전문 기업 ‘어센트코리아’의 오강록 마케팅·세일즈 본부 CRO(최고수익책임자)를 섭외해 두디스의 대고객 서비스 전략을 점검하기로 했다.

오강록 CRO는 2007년부터 21년까지 국내 주요 대기업의 홍보 및 마케팅 관련 콘텐츠와 영상 기획, 제작 등을 맡아왔고, 2017년부터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엑셀러레이팅 및 멘토링 등의 경력을 쌓아왔다. 현재 재직 중인 어센트 코리아는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및 시장 조사, 검색엔진 최적화(SEO), 고객행동 분석, 검색의도 파악 등 시장 개척과 확장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분석 이유가 생산성이라면, 고려 사항은?

민상현 대표 :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에 앞서 멘토님께서도 영상 업종과 관련한 대기업 홍보 콘텐츠 기획, 제작 사업을 하셨었는데, 업계인들로부터의 견제나 진입 장벽을 어떻게 해결하셨을까요?

오강록 CRO : 영상을 만들면 시청률부터 평가, 콘텐츠의 품질까지 모든 것을 수치로 만들 수 있어야 했습니다. 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영상의 주목도와 지속성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요.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사업을 해왔습니다. 유튜브가 활성화된 이후로는 많은 기업들이 유튜브 채널 조회수나 댓글처럼 정형 데이터를 보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민상현 대표 : 더 높은 생산성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가능한 낮은 비용을 들여 많은 구독자를 유치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민상현 두디스 대표(좌측)과 오강록 어센트코리아 CRO(우측)가 멘토링을 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오강록 CRO : 일단은 그렇죠.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유튜브 조회수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대기업 마케팅 관련 부서들 역시 업로드한 영상의 조회수와 언급량를 비교하고, 향후 대책과 목표를 세웁니다. 이것이 업무의 기준점이 되고요. 두디스도 유튜브에 한정해 업무의 기준점, 지표가 나올 수 있도록 예측하는 서비스에 가까운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유튜브 데이터를 보는 이유가 생산성에만 있는 게 맞을까요?

민상현 대표 : 기업이 먼저 목표를 잡고 생산성을 논의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용을 들여 영상을 만들어도, 안보면 손해니까요. 적게 보는지 많이 보는지를 가늠하는 관점에서 생산성이라고 했습니다. 시청자가 곧 매출이라는 시각, 그리고 이것이 업무의 기준점이라는 점은 동일하게 생각합니다.

명확히 대상 시장 설정하고, 맞춤형 서비스 집중해야

오강록 CRO : 그럼 유튜브를 생산성, 비용 효율 관점에서 접근해봅시다. 어떻게 영상을 만들고, 무슨 키워드를 추천하면 조회수가 늘어날 것인지를 다루는 사업 아이템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죠?

민상현 대표 : 처음에는 유튜브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고, 여기서 수집된 데이터를 크리에이터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작업했습니다. 그러다 한 유튜버 지인이 주제를 잘못 잡으면 조회수가 1만도 안 나오는데 잘 잡으면 100만도 나온다는 고민을 상담했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알고리즘을 시험해 보니 조회수 결과가 기대 이상이어서, 이 모델로 영상 분석 기술을 만들자고 해서 시작한 게 두디스입니다. 크롤링만으로는 안되고, 자체 기술을 통해 키워드나 조회수, 영상, 구독자 정보 등을 조합해 다 볼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내용과 구성이 비슷해도 조회수가 열 배까지 차이 난다. 두디스의 솔루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 출처=IT동아

오강록 CRO : 그렇다면 두디스가 겨냥한 사용자에게 어떤 기대효과를 줄 지를 설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회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유튜버라면 솔루션만 제공받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반면 유튜브를 홍보 채널로 생각하는 기업 담당자라면 조회수 그 다음까지 원할 것이구요. 두 개의 타깃, 그리고 지표는 굉장히 다르므로 두디스 역시 이윤을 따져본 뒤 어느 쪽을 대상으로 할지 정해야 합니다.

민상현 대표 : 조회수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보다는 지속적으로 브랜딩 하는 쪽이 타깃입니다. 후자의 경우 투입 대비 결과를 판단하기도 어렵고, 성과나 조회수를 확인하기도 힘듭니다. 이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없으므로 두디스도 이 쪽 시장을 노립니다.

7월 20일 유료화, 가격 정책은 신중히 접근

민상현 대표 : 앞서 비즈니스 모델 분석 단계에 참여한 멘토는 SaaS는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쓸모가 없다 하셨고, 최근 업스테이지도 영상 요약 서비스를 시작하며 서비스가 유료여야 가치가 있다며 바로 유료화를 하더군요. 두디스도 적은 비용이더라도 바로 유료화할 생각입니다. 현재 시범 운영되는 개별 계정을 바탕으로, 7월 20일부터 정식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오강록 CRO : 맞습니다. SaaS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고, 서비스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대표님 설명으로만 서비스를 판단해야 하죠. 그전까지 대다수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서비스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10명한테 물어보면 다섯 명은 산다고 대답하는데, 실제로는 한 명도 살까 말까죠. 그러다 보면 이정도 주목도로 제품을 팔아도 되나 생각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돈을 안 받고 시작하면 나중에 과금이 어렵습니다. 차라리 가격을 좀 더 공격적으로 책정해 시작하고, 사전 결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장치를 주는 게 좋습니다. 테스트가 아니라면 무조건 돈을 받는 게 사업입니다.

두디스의 영상분석 솔루션 중 일부 / 출처=두디스


민상현 대표 : 그래서 원래는 일반 버전과 고기능 버전을 준비했는데, 한 가지 모델로 통일하고 추가로 할인을 붙이는 식으로 과금을 하려 합니다. 고기능의 경우 개발 기간도 더 필요하고, 서비스 속도도 조금 느립니다. 예상하는 분당 접속자 수를 고려하면 예산을 더 늘려야 하지만, 자세한 부분은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 판단하려 합니다.

오강록 CRO : 경영자는 모든 것을 숫자로 판단해야 합니다. 클라우드에서 어떤 상품을 써야 소비자가 문제없이 서비스를 쓸 수 있고, 이 비용이 얼마고, 문제를 해소하려면 사용자가 몇 명인지 계산하고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낮은 단계부터 점진적으로 시작하면 나중에 같은 일을 또 하게 됩니다. 현재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민상현 대표 : 저렴한 모델을 많은 사람들이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가 모델은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가격은 접근성이 좋은 정보, 그리고 같은 기준점의 정보를 조합해 결정된다. 처음에 낮은 가격으로 시작하면 소비자는 계속해서 그 기준으로 가격을 평가한다. 이렇게 가격 기준점이 고정되는 현상을 가격 앵커링이라 한다 / 출처=세일즈포스

오강록 CRO : 높은 금액을 낮추는 건 한없이 쉽지만, 낮은 금액을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 금액적으로 부담되더라도 월 100만 원을 더 투입하고 기업 시장을 먼저 공략해보세요. 큰 시장에 도전해보고 안되면 그 때 가서 박리다매로 바꿔도 늦지 않습니다.

민상현 대표 : 지금도 같은 생각이지만, B2B는 개발력이 더 필요합니다. 기업 고객 플랫폼에 분석 시스템을 넣고, 여기에 맞는 데이터만 전달하면 될거라 생각했는데 체계가 다릅니다. 그래서 B2B 대상으로는 기업 각각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러면 단가가 높아지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지금 만들어진 서비스는 B2C에 가까운 모델입니다.

오강록 CRO : 그것은 여러가지 답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대표님은 어느 정도 이용 성과를 만들어야 성공이라고 보시죠?

민상현 대표 : 3개월 동안 특정 인원(비공개)만큼의 인원이 반복해서 방문하고, 이 사람들이 주 2회씩 접속하는 기준이면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오강록 CRO : 만약 제품 가격을 5000원으로 가정하고 100명이 구독한다면 월 매출이 50만 원입니다. 이것만으로는 운영이 어렵죠. 1년에 6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는 투자자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손익 계산을 해야 합니다. 당장 1차 테스트에 정식 버전을 얼마 단가에 몇 명에게 판매해야 하는지 계산을 해봤으면 인원이 적어도 신뢰를 얻을 수 있겠죠.

민상현 대표 :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저희가 예정했던 금액으로 최소한 1500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으로 생각하면 전체 1%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스타트업의 손익분기점 계산 도표. 판매량이 적어도 수익성이 높다면 더 쉽게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 / 출처=쇼피파이

오강록 CRO : 만약 판매 가격을 1만 원으로 책정하고 1500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것과, 2만 원 가격으로 750명을 모으는 것 중 어느 경우가 더 효과적일까요?

민상현 대표 : 2만 원에 750명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가격 모델을 수정할 필요를 느끼네요. 다만 가격 상한선에 대해서는 타사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에 비해 아직 부족함을 느낍니다. 제공하는 가치나 사용하려는 수요를 봤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상한선은 가늠이 어렵습니다.

오강록 CRO :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지만 이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5만 원, 10만 원의 가치가 있냐 없냐는 붙어봐야 압니다. 또 일반 버전과 고급 버전으로 AB안을 고려하고 있다 했지만, 가격에 차등을 두면 대다수가 저렴한 모델을 씁니다. 최대 가격은 대표님의 심리적 상한선 이상으로 결정하되, 우리 서비스를 쓰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보세요.

SaaS는 딱 두 가지로 나뉩니다. 비용을 줄여주는 서비스와 매출을 늘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중 매출을 늘려주는 서비스는 0이 하나, 둘 더 붙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관계관리(CRM) SaaS가 그렇습니다. 사람의 업무 효율을 올려주는 수준일 때는 저렴하지만, 유료 마케팅이나 자동화 등 수익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솔루션은 몇 배로 비쌉니다. 두디스의 솔루션으로 실제 수익 성과를 보여준다면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2년 차에 매출 쉽지 않아··· 가능성만으로 투자유치 가능

민상현 대표 : 지원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초기창업패키지도 도전하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매출이 부족해서 투자를 못 받는 걸까요?

오강록 CRO : 2년 만에 잘하는 팀은 별로 없습니다. 또 매출이 부족해도 투자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정부 재원만 3조 원대인데 매년 창업하는 기업이 1만 개라고 해도 3억 씩 받는 수준이죠.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뾰족한 사업 모델, 정확한 손익계산서로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상현 대표 : 지원금은 받을 수 있어도 투자는 다른 얘기 같습니다. 결국 회수를 해야 하는 건데 설득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강록 CRO : 제가 보기에 두디스는 투자금이 없어도 자생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라는 확고한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죠. 물론 투자를 받으면 좋겠지만, 매출을 끌어올려주는 솔루션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상현 대표는 가격 정책, 투자에 대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전략을 짜기로 했다 / 출처=IT동아

민상현 대표 : SaaS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제품을 출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파이프라인을 다 갖춰야겠죠. 그러려면 개발 인력도 많이 드는데 자생할 수 있는 시점까지 완성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람들은 서비스가 완성되어야 지출을 할 것 같고요.

오강록 CRO : 원래 모든 SaaS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성장하는 것이지, 완성돼 있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서비스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이더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핵심은 UI/UX가 아니라 성과가 나는가 안나는가에 달렸습니다. 이미 국내 유튜버 중 1%라는 손익분기점 계산이 돼있으니 초기 가격을 심리적 상한선까지 잘 잡는 것을 고민하세요.

민상현 대표 : 대표는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당장 우리 솔루션을 써서 어떻게 조회수가 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해 보이고, 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정확한 검증과 데이터 확보도 시급한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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