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근 롯데 토이저러스 팀장, “내 아이에게 '안전한' 장난감을 줄 수 있기를”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7월 24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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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불황이 심화되며 알리, 테무 등의 중국 소매업체를 통해 ‘초저가’ 완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출을 줄여야 하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취미 및 여가 생활에 드는 비용을 우선적으로 감축할 수밖에 없기에 자주 중국 소매업체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아이 위생이나 안전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소매업체를 통해 구입한 완구는 안전성 인증 제도(KC 인증 등)를 거치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불법적으로 IP(지식 재산)를 무단 활용해 IP의 가치를 훼손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문제는 완구나 보드 게임 같은 제품은 성인보다 저연령층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제 완구를 무심코 입에 넣어 안 좋은 물질을 삼킬 수도 있고, 완구에 묻어 있던 유해 물질이 이용자의 여린 피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제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피해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이하 토이저러스)의 김경근 팀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 만큼은 타협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완구 만큼은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 토이저러스 김경근 팀장 (사진=게임동아)
롯데 토이저러스 김경근 팀장 (사진=게임동아)

“국내 1등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김경근 팀장입니다. 다른 초저가 물품들이야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사용하는 완구 만큼은 안전해야하지 않을까요”

토이저러스는 롯데마트가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완구 유통사로, 국내 완구 및 보드 게임 등에서 유통 선두를 다투고 있는 기업 브랜드다. 아울러 회사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완구를 선보이기 위해 자체적인 인증 제도를 추가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인증 제도는 완구들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전 롯데안전센터를 통해 추가적인 검증을 거치는 방식으로, 국내 완구 유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인증 프로세스다. KC 인증 외에도 전파 인증, 배터리 인증 등 공신력 있는 안전 인증을 획득했더라도 롯데안전센터의 검수를 미통과할 시 해당 상품을 절대 고객들에게 선보이지 않는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이렇게 이용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완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국내 완구업계의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중국 소매 업체가 확장됨에 따라 안전한 제품을 취급하는 완구 업체들의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거든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김 팀장은 중국 소매업체의 확장으로 국내 완구 업체가 축소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가 정말로 아이들에게 큰 질병이 유행할 수도 있고, 수익을 얻지 못한 국내 완구 업체들은 점점 더 사업을 축소하거나 정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중국의 불안한 미인증 제품들밖에 만날 수 없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 완구 업체들이 아이용 완구나 보드 게임들을 중국 업체들만큼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토이어워드에서는 완구안전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김경근 팀장 (사진=게임동아)

“KC 인증만 있다면 모르겠지만, 배터리 인증, 전파 인증 등 여러 인증을 거쳐야 믿을 수 있는 완구로 국내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게 무료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인증 비용만 수백만 원 들다 보니 완구의 원가에도 반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중국 업체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니 가격이 저렴한 것이고요.”

김 팀장은 중국 업체에 비해 가격이 나가는 현상의 주 원인이 ‘안전 인증 비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에게 질 좋은 완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검수와 인증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으로 인해 중국 업체와 가격과 속도 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정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이 갑자기 흥행했을 때 중국에서 해당 IP를 무단으로 활용한 각종 완구가 쏟아지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김팀장은 지적했다. IP 소유자와 소통과 합의를 거치지 않고 불법 활용하니 완구가 출시되는 속도가 빠르고, 인증을 거치지 않으니 가격도 저렴하다.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매혹적일 수 있겠지만 역시나 상품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지금 상황을 그대로 두면 완구 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산품, 게임, K-POP 등 모든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겁니다. 이만한 위기 상황은 처음입니다.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관계부처에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만, 쉽지가 않네요.”

실제로 김 팀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주요 관계부처의 전문 자문위원 활동하고 있으며, 18일 진행된 제10회 대한민국 토이어워드에서 국내 완구, 캐릭터 산업 보호를 위한 주요 자문위원들 안전 상품판매 결의식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이어워드에서는 완구안전부문 특별상도 수여받았다.

하지만 이런 개인의 목소리는 한계가 있으니,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개혁과 이용자들의 따뜻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게 김 팀장의 의견이다.

토이어워드 시상자 단체 사진 (사진=게임동아)

인터뷰 마지막에, 토이저러스의 김경근 팀장은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비싸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용자분들에게 믿을 수 있고 질 좋은 완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지금의 위기가 완구 업계를 넘어 모든 업계로 퍼지기 전에 이용자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신승원 기자 sw@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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