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복용 후 담배까지 뚝…‘선한 부작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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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30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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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살 빼려고 먹은 비만 치료제 덕에 담배까지 멀리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고’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흡연 욕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혁신적인 당뇨병·비만치료제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약물을 복용하는 일부 환자가 담배와 알코올에 대한 갈망이 줄어든다는 얘기치 않은 효과를 보고했다.

미국 국립 약물 남용 연구소(NIDA) 연구진이 학술지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오젬픽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다른 당뇨병 약을 복용하는 환자보다 담배와 관련된 의료 서비스를 받는 횟수가 적고 금연을 위한 개입도 더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 야후 뉴스 등이 보도했다.

흡연 습관으로 인해 과거 니코틴 사용 장애 진단을 받은 오젬픽 사용자는 다른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보다 의료진과 흡연 문제에 관해 논의할 확률이 최대 32% 낮았다. 이는 글루카곤유사펩사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알려진 같은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연구진은 논문에서 밝혔다.

또한 금연 약 처방을 받을 가능은 최대 68%, 금연 상담을 받을 가능성은 최대 21%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젬픽을 처방받은 6000명을 포함하여 최근 당뇨병 약물 치료를 시작한 약 22만9000명의 건강 기록 데이터에서 얻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사람의 몸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GLP-1을 흉내 내는 ‘GLP-1 유사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에 따르면 흡연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 및 합병증의 악화 위험을 증가시킨다. 흡연, 당뇨병, 비만은 모두 암과 심장병을 포함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흡연과 과체중은 암의 두 가지 주요 예방 가능한 위험 요소다.

다만 연구진은 이 연구가 의사들이 금연을 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해도 된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립보건원이 후원하는 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약물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금연 치료제로서 잠재력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연구팀은 이전 보고서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의 흡연 욕구가 감소했으며, 이는 아마도 뇌에서 중독성 니코틴의 보상 효과가 약화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약 업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인기 체중 감량제인 웨고비에도 동일한 활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실제로 담배 사용을 중단하거나 줄였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포함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관찰된 흡연 장애 관련 발생의 감소는 담배 사용이나 재발의 감소를 시사할 수 있지만, “금연을 위한 도움을 구하려는 의지 감소와 같은 다른 시나리오를 반영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 연구에서 살펴본 당뇨병 약물에는 인슐린,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 및 오젬픽 이외의 기타 GLP-1 계열의 약물이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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