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당류가 전 세계 남성의 최대 50%에게 영향을 미치는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셰필드 대학교와 파키스탄 콤사츠 대학 공동 연구진은 지난 8년 간 인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단당류인 2-디옥시-D-리보스(2-deoxy-D-ribose·2dDR)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뜻밖의 소득을 얻었다.
연구자들은 실험용 쥐의 상처에 이 당을 적용하면 상처 주변의 털이 치료하지 않은 곳에 비해 더 빠르게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 현상에 매료된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테스토스테론을 활용해 생쥐에게 남성형 탈모와 비슷한 조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2dDR(디오식리보스 당)을 탈모 부위에 소량 바르자 새로운 혈관이 생성 돼 모발이 다시 자라나는 것을 확인했다.
셰필드 대학교 조직공학과 셰일라 맥닐(Sheila MacNeil) 명예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디옥시리보스 당을 사용해 모낭에 혈액 공급을 늘려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탈모 치료의 답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파머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옥시리보오스 당은 기존 탈모 치료제 활성 성분인 미녹시딜 못지않게 모발 재성장에 효과적이다.
맥닐 명예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전 세계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현재 FDA(미 식품의약국)에서 허가한 치료제는 두 가지 뿐이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탈모 치료에 대한 해답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디옥시리보오스 당을 사용하여 모낭에 혈액 공급을 늘려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것만큼 간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FDA는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두 가지 약물을 탈모치료제로 승인했다. 미녹시딜은 탈모를 늦추고 일부 재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모든 탈모 환자에게 효과적이진 않다. 피나스테리드 남성에게만 사용이 승인되었으며 남성 탈모인의 80~90%에서 탈모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나스테리드는 우울증, 발기 부전, 성욕 감퇴, 고환 통증 같은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
디옥시리보오스 당이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다면, 탈모증 치료뿐만 아니라 화학요법 후 모발, 속눈썹 및 눈썹 재성장을 촉진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만 본 단계다. 맥닐 명예교수는 “우리가 수행한 연구는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결과는 유망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는 남성의 외적 이미지와 자신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질환을 치료하는 또 다른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콤사츠 대학교 의생명재료융합연구센터(IRCBM)의 무함마드 야르 교수는 “이 혈관 신생 촉진 디옥시리보오스 당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다양한 운반체 젤이나 드레싱을 통해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남성 탈모 치료를 위해 더 연구할 수 있는 매력적인 후보 물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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