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 소시지, 햄 같은 적색 가공육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4년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AIC 2024)에서 발표한 이번 연구는 13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40년간 추적 관찰해 얻은 결과다.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이 연구는 식단과 인지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알츠하이머협회 최고 과학 책임자인 마리오 카리요 박사는 “이 연구는 가공육 소비와 치매를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연구 중 하나”라면서 “왜냐하면 이 연구는 사람들을 수십 년 동안 추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43년간 추적 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약 28그램의 가공된 붉은 고기를 섭취(85그램 씩 주당 2회 섭취한 것과 비슷)한 사람들은 월 3회 미만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14% 증가했다. 또한 매일 추가로 가공된 붉은 고기를 섭취할 때마다 언어 능력과 실행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 노화가 1.6년 추가 된다.
그러나 이 연구에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한 번 적색 가공육 대신 견과류나 콩류를 섭취하면 인지 저하 위험이 20% 감소한다고 연구는 밝혔다.
알츠하이머 협회의 의료·과학 부문 부회장인 헤더 스나이더 박사는 “이 연구는 지방과 설탕이 적고 채소가 많은 식단이 전반적으로 뇌 건강에 좋다는 더 큰 과학적 지식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제1 저자인 브리검 & 여성병원 유한 리 연구원은 “가공된 붉은 고기는 또한 암, 심장병 및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부제인 아질산염과 나트륨 같은 유해 물질이 높은 수준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공하지 않은 붉은 고기, 예를 들어 간 쇠고기나 스테이크와 같은 음식은 동일한 인지적 해로움과 관련이 없다고 카리요 박사는 말했다. 그녀는 “가공하지 않았을 때, 적당히 섭취한다면, 붉은 고기는 실제로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의 우마 나이두 박사는 관찰연구이기에 가공된 붉은 고기 섭취가 치매를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뇌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가공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두 박사는 적색 가공육 대신 가능한 신선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공이 적을수록 좋다. 채소와 과일의 섭취는 신체와 뇌에 식이섬유, 영양소, 미네랄과 비타민을 공급한다.”
컬럼비아 대학 의료 센터 교수인 이안 구 박사는 건강한 식단은 치매 예방을 위한 전체적인 건강한 생활 방식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면, 운동, 사회적 접촉, 여가 활동도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더 나은 건강 상태를 위해 함께 작용한다”라고 구 박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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