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2024)은 그간 보여줬던 에이수스 게이밍 노트북과 다른 형태의 디자인 시도가 돋보였다. 상판 위에 비스듬하게 넣은 금속재질 선 안에 LED를 넣어 독특한 인상을 만들었고, 본체는 정밀 가공한 알루미늄 함급 소재로 내구성을 더 높였다. 고성능 부품을 채용했음에도 얇은 두께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초슬림 게이밍 노트북, ROG 제피러스 G16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인텔이 아닌 AMD 라이젠 AI 9 HX 370 중앙처리장치(CPU)를 품었다. 12 코어/24 스레드 구성으로 새로운 반도체 설계와 50 TOPS(초당 1조 회 연산) 사양의 신경망 처리장치(NPU)를 품었다.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GPU)도 성능을 높이며 기본기를 다졌다. 과연 새로운 CPU로 다시 찾아온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외적으로 차이 없다! ‘달라진 것은 CPU 뿐’
인텔 기반 ROG 제피러스 G16과 외관상 차이가 전혀 없다. 상판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형태의 금속 라인도 동일하다. 리뷰에 쓰인 제품명은 GA605WI-QR012W로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랩톱(Laptop) GPU 등이 탑재됐다.
사선 캐릭터 라인은 자세히 보면 -자 형태로 LED 불빛이 점등된다. 노트북이 켜진 후 작동 상태에 따라 LED가 자유자재로 점등되는데 기존 ROG 노트북 못지않게 눈길이 간다. 다만 단조로운 느낌이라 기존 제피러스 G16(2023)에 적용됐던 도트 매트릭스 LED에 비하면 아쉽다.
리뷰에 쓰인 노트북은 블랙 색상(이클립스 그레이)이지만, ROG 제피러스 G16은 화이트 색상(문라이트 화이트)의 본체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다만 14인치(G14)는 없고 16인치 화면을 제공하는 G16만 판매된다. 선택지는 제한되지만, 그래픽카드 구성을 RTX 4070과 RTX 4060으로 구분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두 제품간 가격이 40만 원 정도여서 여유가 있다면 성능 우위를 갖는 RTX 4070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16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어도 가로 354mm, 세로 246mm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디스플레이 주변의 두께를 최대한 줄이며 몸집을 줄였기 때문이다. 두께는 RTX 4090 제품 대비 1mm 얇아진 16.4mm가 되었다. 이는 기존 인텔 CPU와 RTX 4070 탑재된 ROG 제피러스 G16과 동일하다. 무게도 1.85kg이다.
고성능 노트북 답게 다양한 입출력 단자들이 제공된다. 노트북 좌측에는 USB-A형 USB 3.2(USB 3.2 Gen 2)와 USB-C 규격 단자 1개가 제공된다. USB-C 규격 단자는 최대 100W 입력이 가능한 고속 충전(PD) 3.0 기술과 디스플레이 포트 2.1 규격 외부 출력을 지원한다. 옆에는 HDMI 2.1 단자도 제공한다. 참고로 썬더볼트 기술은 인텔 CPU 탑재 기반 노트북 위주로 적용되고 있어 이 제품에는 제외됐다.
노트북 우측에는 SD 카드 리더기가 있다. UHS II 규격 카드도 지원해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사용자라면 환영할 부분이다. 그 옆에는 추가로 USB-A형 USB 3.2 Gen 2 단자와 USB-C형 USB 3.2 Gen 2 단자가 각각 1개씩 제공된다.
전원 단자는 기존 원형과 다르게 사각 형태로 재설계됐다. 슬림 파워 잭(Slim Power Jack)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제품 패키지 내에는 100W와 240W 출력을 내는 어댑터가 각각 1개씩 담겨 있다. 100W 어댑터는 크기가 작아 휴대성은 좋으나 출력이 낮기에 노트북 사용 시 성능 제한이 생긴다. 240W 어댑터는 덩치는 커도 노트북이 제 성능을 낼 수 있는 출력을 갖췄다.
상판을 펼치면 선명한 화면과 키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ROG 제피러스 G16에는 네뷸라 디스플레이(Nebula Display)라는 이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이 적용되었다. 해상도는 2,560 x 1,600으로 16:10 화면비 구성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던 16:9 화면비와 달리 화면 하단이 조금 더 넓기 때문에 작업 및 브라우저 사용 시 유리하다.
화면 사양은 최고 수준이다. OLED 특성상 반응속도가 빠른데 이 제품도 0.2ms 수준의 응답속도를 제공한다. 240Hz 주사율(1초에 240회 화면 깜박임)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 무엇보다 최대 밝기(500니트)와 명암비(100만:1)가 뛰어나 콘텐츠를 즐기기에 좋다. 이 외에도 DCI-P3 100%, 팬톤 인증, 디스플레이HDR 트루블랙 500 등의 인증까지 받아 색 영역에 민감한 작업에도 충실히 대응한다.
키보드는 풀사이즈가 아니라 소형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배열로 구성했다. 풀사이즈 배열을 선호한다면 아쉽겠지만, 무리해서 키를 배치하는 것보다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다만 우측에 마련된 방향키의 크기가 작기에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키캡 높이는 약 1mm 정도 올라와 있고 타건감도 경쾌한 편에 속한다. 키보드 아래에 마련된 터치패드는 면적이 상당한데, 손에 닿았을 때 질감이 부드럽고 포인터 조작도 빨라 스트레스가 없다.
키보드 양옆으로 큼직한 스피커가 있다. 일반적인 노트북과 비교해도 꽤 차이를 보이는데 실제 음질도 준수한 편에 속한다. 상단 외에 노트북 바닥에도 스피커와 우퍼 등 총 6개 유닛이 배치된다. 노트북 스피커로 음성을 듣는 이가 적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음질이 좋아서 손해볼 일은 없으니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 하겠다.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 + 지포스 RTX 4070의 조합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2024),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모바일 GPU의 조합은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확인했다. 리뷰에 쓰인 GA605WI-QR012W은 최고 사양을 가진 제품으로 두 부품 외에 32GB 용량의 LPDDR5X 메모리, 1TB 용량의 고속저장장치 등이 탑재됐다.
먼저 12 코어/24 스레드 구성의 CPU는 여러 작업을 효율적으로 다루거나 빠른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설계다. 새로 설계된 5세대 젠(Zen 5) CPU 구조로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췄다. 작동속도는 최대 5.1GHz인데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보면 모든 코어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평균 4GHz 전후, 2~4개 코어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4.8GHz 정도로 작동했다. 초박형 제품과 달리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높은 작동속도를 유지하게끔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2024 시네벤치를 실행한 결과 단일 코어는 111점, 다중 코어는 1165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이전 세대 동급 CPU와 비교해 성능에 아쉬움이 없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와 비교한다면 단일 코어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다중 코어에서 10% 가량 성능 차이가 있다.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 보자. 먼저 일반적인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인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그래픽카드 등급과 화면 해상도를 고려해 익스트림(Extreme) 항목을 선택했다. 그 결과 그래픽 점수에서 1만 4180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에서 각각 75.69 프레임, 52.01 프레임을 1초에 표현할 수 있었다.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이 2K 해상도(2560 x 1440) 환경을 감안해 성능을 측정한다면 이번에는 풀HD 해상도(1920 x 1080) 환경을 가정하고 측정이 이뤄지는 일반 항목을 선택했다. 그래픽 점수는 2만 9389점이 나왔다. 2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을 보면 각각 141.63 프레임, 116.4 프레임을 1초에 표현해냈다. 따라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려면 풀HD 해상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3D마크 타임 스파이 측정 항목 결과다. 그래픽 점수는 1만 2000을 기록했는데 두 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을 보면 각각 78.92 프레임, 68.27 프레임을 1초에 그려낸다. 최신 그래픽 효과를 모두 적용하는 AAA급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물론, 풀HD 해상도를 선택해야 된다.
실제 게임을 실행해 어느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는지 확인했다. 먼저 퍼스트 디센던트를 실행했다. 노트북 기본 해상도에 그래픽 효과를 높이면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끊기는 현상이 있다. 심지어 광선추적(레이 트레이싱) 효과를 중간에 놓고, 엔비디아 인공지능 고화질 기능인 DLAA(Deep Learning Anti-Aliasing)를 추가하면 실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반면 동일한 설정에서 해상도만 풀HD 수준으로 낮추면 매우 쾌적하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다. 해상도를 풀HD로 낮추고 그래픽 옵션을 최대한 높이면 매우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보여준다.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카드가 이 정도로 수준이 낮았던가? 이는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의 한계 때문이다. 이름은 RTX 4070이지만, 칩의 사양 자체는 데스크톱용 지포스 RTX 4060 Ti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따라서 같은 이름이라고 같은 성능을 떠올리면 안 된다.
같은 GPU라면 이제 남은 건 ‘CPU 브랜드’ 뿐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2024). 이제 인텔과 AMD가 공존하는 게이밍 노트북이 되었다. 선택지는 비슷한데 구성은 다르다. 인텔 기반은 지포스 RTX 4090ㆍ4080ㆍ4070 등 세 가지가 있고 AMD 기반은 지포스 RTX 4070ㆍ4060 두 가지만 선택할 수 있다. 철저히 비용을 무시하고 고사양에 초점을 둔다면 인텔, 가격대 성능으로 접근한다면 AMD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지포스 RTX 4070 GPU가 탑재된 ROG 제피러스 G16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고민될 수밖에 없다. 두 제품간 가격 차이가 1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MD 기반이 344만 9000원, 인텔이 334만 9000원에 책정되어 있다. 이 때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게 제조사 브랜드일 것이다.
노트북 자체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16인치 크기의 노트북이지만, 16.4mm 두께와 1.85kg 무게로 휴대에 대한 부담감을 줄인 부분이 매력적이다. 다만 지포스 RTX 4070의 발열이 높은 것은 감안해야 된다. 열전도 물질로 리퀴드 메탈을 쓰고 고성능 냉각장치를 도입해도 결국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하는 열은 어쩔 수 없다. 그래픽카드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원활한 열 배출 대책을 마련하는 게 좋다. 그럼에도 발열보다 노트북에서 구현되는 확실한 성능이 필요하다면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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