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지메리토(Jimerito) 생꿀 몇 방울을 눈에 넣으면 검은 실타래, 거미줄, 그림자, 날파리 등이 떠다니는 것 같은 증상인 비문증과 안구건조증을 없애고 심지어 백내장과 녹내장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벌꿀 안약’ 따끔거리는 고통이 따르지만 눈에는 확실히 좋다고 ‘간증’한다.
이들은 침 없는 벌에서 수확하는 이 꿀이 세포의 수분 유지를 돕고, 눈 건조를 완화하는 트레할로스라는 포도당 분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트레할로스는 식물과 곤충에서 발견되는 당 성분으로 포도당 2개로 이뤄져 있으며 염증을 줄이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건조증은 눈에서 충분한 양의 눈물이 나오지 않거나 눈물이 너무 빨리 증발할 때 이물감과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한 틱톡커는 따끔거리는 느낌이 눈물샘을 자극하여 비강의 점액을 제거하고 그로 인해 안구건조증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벌꿀 안약’ 신봉자는 “플라보노이드가 포함 돼 있어 눈을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메리토 생꿀에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한 번 사용한 후 비문증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틱톡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 검증되지 않은 이 민간요법은 심각한 따가움을 수반한다. 하지만 생꿀의 효능을 맹신하는 이들은 눈을 맑게 하고, 시력을 개선하며, 귀울림(이명)을 고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행을 크게 우려한다.
실제 병당 80달러(약 11만 원)에 판매하는 해당 제품 사용 설명서에는 꿀 한 방울을 따뜻한 물에 녹여 안구를 씻는데 사용하라고 권장한다. 많은 사용자들이 안구 세척제로 만든 제품을 눈병 치료제로 오용하고 있는 것.
검안사인 브로니 앨런은 5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꿀은 식용으로만 쓰고 눈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비문증, 백내장, 녹내장은 모둔 눈 내부와 관련된 질환이다. 녹내장용 안약은 눈의 압력을 줄이는 반면, 대부분의 다른 안약은 각막이나 결막, 즉 눈의 바깥층에 작용해 눈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꿀의 항염 특성을 활용해 결막염이나 안구 건조증을 관리하거나 치료하려는 연구가 있었지만 그것이 효과적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따끔거림과 발적을 포함해 해로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 문제는 민간요법이 아닌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텍트렌즈 전문가 티나 파텔은 “꿀은 비문증이나 안구건조증과 같은 눈 상태를 개선할 수 없다”며 “눈이 불편하거나 걱정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안과 의사와 상담하고,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안과를 방문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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