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술을 멀리해야 한다. 가벼운 음주조차도 노년층의 암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0세 이상의 영국인 13만 5000명을 12년 간 추적 관찰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적당하게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오랜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12일(현지시각) 논문을 게재한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 대학교(Universidad Autónoma de Madrid) 연구자들은 건강이나 사회 경제적 지위에 관계없이 가벼운 또는 중간 정도의 음주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1저자인 로사리오 오르톨라(Rosario Ortolá) 마드리드 자치 대학 예방의학·공중보건 교수는 낮은 수준의 음주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전체 사망률과 긍정적인 관련이 있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첫 한 방울부터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하루 음주량에 따라 조사 대상자들을 최저위험군(일 알코올 소비량 2.86g 이하), 저위험군(남성 2.86g~20g, 여성 2.86g~10g), 중간위험군(남성 20g~40g, 여성 10g~20g), 고위험군(남성 40g 이상, 여성 20g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가끔 술을 마시는 최저위험군의 일 알코올 소비량은 16도짜리 희석식 소주 0.4잔(50㎖잔 기준)에 해당한다. 고위험군 여성의 일 알코올 소비량 20g은 소주 3.12잔, 고위험군 남성 일 알코올 소비량 40g은 소주 6.25잔에 해당한다. 알코올 양은 ‘술의 양(㎖)×알코올 도수(%)×0.8(알코올 비중)’로 구할 수 있다.
고위험 음주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최저위험군과 비교해 연구기간 동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3% 더 높았다. 중간위험군은 최저위험군 대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0%,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5% 더 높았다. 저위험군 조차도 최저위험군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1%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매일 맥주 한 잔(355㎖)만 마셔도 수명이 약 2개월 반 단축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연구에서 식사 때 반주로 와인을 주로 마시면 사망 위험,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음식과 함께 섭취함으로써 알코올 흡수 속도가 느려져 그로 인한 손상이 줄거나 식사 시간에 술을 마셔 음주 간격을 더 잘 조절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정크 푸드를 멀리하는 것 같은 다른 건강한 생활 방식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마시는 술의 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발암 물질로 분류한다. 아울러 알코올 섭취가 유방암, 간암, 두경부암, 식도암,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면서 적은 양의 알코올도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알코올 관련 피해는 일시적 또는 지속적인 과음에서 비롯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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