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가장 큰 두려움인 치매로 인한 사망자 수가 21년 만에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약 15만 명의 미국인이 치매로 사망했나 21년 후인 2020년 그 숫자가 45만 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저널 ‘CNS(중추신경계) 장애의 주요 치료 동반자’(The Primary Care Companion for CNS Disorders)에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연구를 위해 파키스탄 킹 에드바르트 메디컬 유니버시티(King Edward Medical University)의 의사이자 논문 저자인 모흐산 알리(Mohsan Ali)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숨진 35세에서 85세 사이의 미국 성인들의 자료를 얻어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치매는 ‘사고, 기억, 추론 등 인지 기능과 행동 능력의 상실로, 일상생활과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해지는 상태’를 가리킨다.
알리 박사는 치매가 사망 원인으로 점점 더 부각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거나 조기에 진단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간 동안 미국에서 총 660만 1680명이 치매로 사망했다. 모든 인구 집단 중 여성, 흑인 성인, 농촌 지역 거주자의 치매 사망률이 높았다.
“여성의 비율이 증가한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기 때문일 수 있지만, 여성에게 치매에 더 취약한 생물학적·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라고 알리 박사는 추정했다. 그는 또한 “농촌 지역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의 부족, 치매 치료 전문가의 부족, 지원 서비스의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치매 관련 사망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인종별로는 흑인 성인이 치매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비히스패닉 백인 성인, 이어 히스패닉 성인 순이었다. 아시안 계와 아메리칸 원주민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치매로 인한 연간 연령 조정 사망률(AAMR)은 1999년 10.86에서 2020년 21.42로 우려스러운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2022년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치매 인구는 1억5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약 5700만 명)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다. 치매 예방과 치료에 관한 진전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란셋 치매 위원회(Lancet Commission on Dementia)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절반을 차지하는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 14가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잘 다루면 최대 45%의 치매 사례를 예방할 수 있다.
치매 진단 위험을 높이는 통제 가능한 생활 습관 요인으로는 낮은 교육 수준, 외상성 뇌 손상, 신체 활동 부족, 흡연, 과도한 음주,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청력 손실, 우울증, 사회적 고립, 시력 손실, 그리고 노년기 대기 오염 노출 등이다.
치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인지력 평가, 뇌 영상 촬영, 뇌 척수액 검사, 치매 관련 단백질 수준 확인 등을 통해 진단한다.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뇌척수액 검사만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하지만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 진단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 시일이 꽤 필요하다.
또한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적용할 수 있는 약품이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현재로서는 이 약물들이 질병의 진행을 약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완전히 멈추지는 못하므로 이 약물들이 질병의 이환율과 사망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미국 뉴욕 ‘마이모니데스 건강’(Maimonides Health)의 신경과 의사인 리아 크롤(Leah Croll) 박사가 15일 ABC 뉴스에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알리 박사 팀은 “치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표를 명확히 하는 의료 정책 계획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러한 조치는 예방, 조기 발견, 그리고 치매 치료에서의 격차 해소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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