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고기 멀리해야 할 이유…“당뇨병 위험 증가”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8월 20일 09시 23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육류(적색육)에 함유된 헴철을 많이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6% 증가한다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밝혔다.

연구자들은 붉은 육류 및 기타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헴철과 제2형 당뇨병(T2D) 위험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과 그 연관성의 기초가 되는 대사 경로를 밝혀냈다. 비헴철(식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철분)은 T2D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분에는 헴철(hem iron)과 비헴철(non-heme iron) 두 가지가 있다.헴철은 적색육 같은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있고 비헴철은 시금치, 강낭콩, 견과류 같은 식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다. 헴철이 비헴철보다 몸에 잘 흡수된다.

이 연구는 붉은 육류의 헴철분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 비중을 높이면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식물성 육류 대체 식품에 헴(heme)을 첨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하버드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에서 주로 발견되는 비헴철과 달리 붉은 육류 및 기타 동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철분 성분인 헴철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헴철과 제2형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은 이전에 보고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연관성을 보다 명확하게 입증하고 설명한다.

과학저널 네이처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지난 13일(현지시각) 게재된 논문의 제1저자인 영양학과 연구원 펑레이 왕(Fenglei Wang) 박사는 “역학 데이터에만 의존했던 이전 연구와 달리, 우리는 역학 데이터, 기존 대사 바이오마커, 최첨단 대사체학 등 여러 계층의 정보를 통합했다”며 “이를 통해 철분 섭취와 T2D 위험 사이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잠재적인 대사 경로에 대해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 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에 따르면 하버드대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ies)와 건강 전문가 후속 연구(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 등록된 미국 성인 20만6615명의 36년간의 식이 보고서를 사용하여 철분과 T2D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헴철분을 가장 많이 섭취한 무리는 가장 적게 섭취한 무리에 비해 TD2 발병 위험이 26%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연구자들은 헴철분이 가공되지 않은 붉은 고기와 관련된 제2형 당뇨병 위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여러 제2형 당뇨병 관련 식이 패턴의 위험 중 중간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식단이나 보충제를 통한 비헴철분 섭취와 T2D 위험 사이에선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울러 헴철분 섭취가 높을수록 C-펩타이드, 중성지방, C-반응성 단백질, 렙틴 등의 대사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아지고, HDL 콜레스테롤과 아디포넥틴 같은 유익한 바이오마커 수치는 낮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병 발병률을 줄이기 위한 식이 지침과 공중보건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헴철분을 함유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식물 기반 식단을 채택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크게 낮출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성 육류 대체 식품에 헴을 첨가하여 육류의 풍미와 외관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교신저자인 프랭크 후 영양학·역학과 교수는 “ 붉은 육류에서 헴철분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을 채택하는 것은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고기#돼지고기#붉은 육류#적색육#당뇨병#하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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