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파나띠꼬 [2] 매드해터 “브랜딩은 나를 알리는 과정, 브랜드 코어를 단단히 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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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26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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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캠퍼스타운 x 스케일업]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스케일업팀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파나띠꼬는 향기를 다루는 스타트업이다. 공간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향기를 디퓨저, 섬유 향수 등으로 만들어 전시ㆍ판매하는 브랜드 ‘센트플레이스(ScentPlace)’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판매와 답례품ㆍ굿즈 제작도 진행 중이다. 향후 호텔과 아티스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화장품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중의 후각을 자극해 매출을 창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황동진 파나띠꼬 대표. / 출처=IT동아


파나띠꼬의 고민은 도약이다. 부트스트래핑(Bootstraping)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목표가 있어 큰 성장이 필요하다. 황동진 파나띠꼬 대표는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사업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파나띠꼬의 브랜드 구축과 향후 사업 구축에 도움을 주고자 최수정 매드해터(MAD HATTER) 대표를 섭외했다.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는 CJ,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에서 브랜드 매니저 및 마케팅을 담당한 업계 전문가다. 매드해터는 브랜드 전략, 비주얼 브랜딩, 코칭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최수정 대표의 경험이 파나띠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기 제품의 수익 모델 확장될 때 글로벌 진출도 같이 진행되어야

황동진 대표 :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나띠꼬는 ‘향기 스타트업’입니다. 파나띠꼬가 다루는 브랜드 중 센트플레이스는 협업(컬래버레이션) 형태로 업주에게 공간과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향기를 제안하고 디퓨저, 섬유향수 등 향기 제품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방문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해 나온 수익을 공유합니다.

최수정 대표 : 어떤 공간과 브랜드에 대해 조향을 하고 굿즈를 만드는 컬래버레이션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판매에 대한 수익은 어떻게 공유한다는 건가요?

황동진 파나띠꼬 대표(좌)와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우)가 멘토링을 진행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황동진 대표 :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입 방식입니다. 업주에게 완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해당 매장에서 완제품이 팔리면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온라인 판매 방식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QR코드를 배치하는데요. 고객이 해당 코드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구매 가능하도록 유도합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데이터로 확인이 가능해서 매월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파나띠꼬는 현재 사업화 3단계로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중입니다. 카페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도권 카페 약 25개 매장을 파트너사로 두고 있습니다. 이후 4단계에서는 호텔과 갤러리까지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후인 5단계부터는 글로벌 진출이 목표입니다.

파나띠꼬는 사업화 청사진 중 서비스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봤다. / 출처=파나띠꼬


최수정 대표 : 현재 사업화 청사진 중 3단계인 서비스 안정화까지 진행이 된 거죠? 사실 지금까지 제대로 됐다면 호텔과 갤러리 등으로 수익 모델이 확장될 때 글로벌 진출까지 같이 진행되어야 해요. 호텔은 관광사업입니다. 외국인들이 호텔에서 숙박하고요. 그럼 자연스레 매출이 연결될 수밖에 없어요. 만약에 외국인이 명동 어느 호텔에 가서 묵었는데 향기가 좋아요. 그럼 “이거 뭐지?”라고 생각이 들면 그 제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외국에 나가는 것이 꼭 글로벌은 아니에요. 내 고객이 외국인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 나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겁니다. 이때 파나띠꼬의 콘텐츠에는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자막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호텔 진출을 생각한다면 글로벌 진출도 함께 고려해야 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외국인에게 무작정 집중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이 이미 형성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외국인 취향에 맞는 소품이나 굿즈에 대한 고민이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콘텐츠에 자막이라도 넣어야 합니다. 성의를 보이면 사업의 방향이 조금 달라질 수 있겠죠?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는 호텔과 갤러리 등으로 수익 모델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까지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출처=IT동아


황동진 대표 :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습니다.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최근 해외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패션은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발전한 것 같은데 향기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닌듯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고민해 보겠습니다.

브랜딩은 나를 알리는 과정, 목표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황동진 대표 : 다음 고민은 브랜딩입니다. 오늘 멘토링 주제가 브랜딩인데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사실 센트플레이스는 브랜딩에 신경을 써본 적이 없어요. 플랫폼 사업을 할 때는 중요할 것 같은데 작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보면 제품을 판매할 때 ‘브랜드가 그렇게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브랜딩보다 패키지 또는 제품 디자인을 통일한 쪽으로 접근해 왔습니다.

최수정 대표 : 브랜딩을 잘 하신 것 같은데요? 브랜딩의 첫번째 원칙은 통일성, 일관성입니다. 내가 만약 제품을 구매했는데 이번에는 사각형, 다음에는 원통형으로 만들어 보낼 수 없습니다.

보통 브랜딩이라면 많은 돈을 들여서 아름답게 그림 그리고 폰트 만들고, 어떤 매장에 팝업 스토어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요. 그건 대기업 혹은 투자를 많이 받아 여유가 있는 스타트업이 할 수 있습니다. 앞에 언급한 활동은 모두 자기의 위상을 알리는 브랜딩 도구입니다. 브랜딩이라는 게 ‘이건 이런 브랜드’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모든 활동이잖아요?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우)는 브랜딩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 출처=IT동아


내가 갖고 싶고, 잘 샀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게 아니라면 결국 가격 경쟁을 해야 될 겁니다. 그런데 디퓨저, 섬유향수 같은 취향 상품은 가격 경쟁은 안 하는 게 낫습니다. 가격 경쟁을 하는 순간 화장실에 배치되는 방향제와 경쟁해야 되거든요. 취향 상품은 감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업인데 그 감성이 제품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앞서 파나띠꼬 대표님이 언급했던 카페에서 방향제와 디퓨저 등이 왜 판매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제품 기반 회사는 당연히 제품에 힘을 쏟아야 됩니다. 제품이 브랜드를 만드는 힘의 80%라 생각하고 완성도에 집중하세요. 나머지 20%는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에 할애하면 됩니다. 결국, 살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 들도록 만드는 활동 전부가 브랜딩이 되겠죠. 솔직히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이미 브랜딩이 되고 있는 겁니다.

황동진 대표 : 브랜딩을 너무 깊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최수정 대표 : 그냥 그렇게 이루어지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거잖아요? ‘제품을 이렇게 보여주고 싶어’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 이미 브랜딩 방향을 정한 겁니다. 사람들이 ‘이것은 여기 브랜드 제품이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죠.

제품을 알리기 위해 광고를 멋지게 만드는 걸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소통(커뮤니케이션)입니다. 브랜딩에는 전략과 실행 과정이 있어요. 고객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브랜딩이라 생각하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브랜딩은 결국 나를 알리는 과정입니다. ‘나는 이렇고 다른 제품과 어떤 부분이 다르고 이것을 쓰면 무엇이 좋다’라는 것을 알리는 게 전부 브랜딩이에요.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우)가 황동진 파나띠꼬 대표(좌)에게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더 많이 판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새로운 고객을 많이 만들거나 지금 고객이 더 많이 사주거나 두 가지 방법 뿐이잖아요. 당연히 두 가지를 다 해야 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무엇이 더 급합니까? 시장을 넓히는 것 아닐까요? 지금 고정 고객에게 제품을 아무리 알려봐야 한 제품을 계속 안 쓸 겁니다. 화장품, 비누 등 아이템을 확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고정 고객이 비누를 시작으로 바디 클렌저, 향수 등을 구매하는 식으로 확장 가능합니다. 다만 이 방식으로는 매출의 확산 범위가 적을 겁니다. 사업 목표가 분명해야 브랜드가 써야 할 도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 정했던 이미지 또는 약속을 꾸준히 지키는 게 중요해요. 이를 ‘브랜드 코어’라고 합니다. 인정받은 브랜드들은 그 가치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기 확장 단계에서 브랜드가 희석되지 않으려면 메시지와 정렬된 이미지 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해요. 그게 브랜딩하는 방법입니다. 브랜딩 목표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오프라인 진출은 무엇을 얻을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

황동진 대표 :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어볼 게 있습니다. 파나띠꼬는 제품군을 향수와 핸드크림, 핸드워시 등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올해 말에 공장 설립과 화장품 제조업 허가를 받을 생각이에요. 3년 안에 6개 제품군으로 30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계획에는 오프라인으로 진출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공간은 온라인보다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수정 대표 : 지금 내부적으로 방향이 잡혔다 가정하고 팝업 스토어나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할 때 정체성을 한 번 더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에 나서는 순간 대중이 그 브랜드를 만납니다. 이 상황이 오면 비주얼 브랜딩에 지출해야 됩니다. 30억 원 매출과 오프라인 진출이 이뤄지는 순간이라면 이미 고객이 다수 존재할 겁니다. 오프라인은 공간 전체를 디자인해야 되니까 비용이 수반되고, 브랜드 방향성도 더 명확해야 될 것 같습니다. 공간을 만드는 건 종합 미술입니다. 생각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화장실에 있는 휴지까지도 말이죠.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얻을지 정하는 게 중요해요. 그냥 매장 하나 열면 다 되겠거니 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그거 다 돈이에요. 이미지 하나 얻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을 쓰는 게 아니잖아요? 목표 없이 무작정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어떤 무형의 자산을 얻을지, 두 가지 다 있어야 브랜딩 목표가 생기고 사업 목표가 되어 움직이게 됩니다.

스타트업은 빨리 선점하고 움직여야 됩니다. 내가 정한 비즈니스 목표가 된다면 그게 언제든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굳이 3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운영 중인 브랜드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생각하면서 접근하세요. 사업 목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황동진 대표 : 너무 좋은 인사이트들을 듣게 되어 좋았습니다. 비싼 강의를 들은 느낌이고 뭔가 생각해 볼 것이 많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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