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 대표는 현재 임 이사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및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인사다.
4일 임 사내이사 측은 박 대표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이사회 의장)으로 소개한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임 이사 측에 따르면 북경한미 동사장 임명은 이사회 보고 및 결의 사항이지만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3월경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셀프 임명’했다는 것이다. 임 이사 측은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된 3월 정기주주총회 직전 셀프 임명이 이뤄졌다”며 “이는 주총 이후 자신이 대표에서 해임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를 위한 대비책으로 자신을 북경한미 동사장직에 셀프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 이사 측은 임 이사의 대표 선임과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를 북경한미 동사장으로 선임하는 건을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현재 한미약품은 모녀 측과 임 이사 및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 측이 나뉘어 경영권 분쟁 중이다. 3월 정기주총에서 형제 측이 승기를 잡으며 분쟁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당시 ‘키맨’ 역할을 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주총 이후 모녀 측 손을 잡으며 다시금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
모녀와 신 회장 등 3자 연합은 이날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법원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늘리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건을 위한 임시주총을 청구한 바 있다. 세종에 따르면 “임시주총 청구에도 불구하고 한미사이언스는 이사 후보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집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했다. 3자 연합은 법원 허가를 신청하며 기존 10명 이내로 정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형제 측은 “이는 결국 임주현 부회장을 지주사 대표로 앉히려는 수순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3자 연합의 안건대로 이사회 구성원이 11명이 되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되면 3자 연합 측 이사가 6명, 형제 측 이사가 5명이 된다.
이들은 “3자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은 결국 회사의 실제주인이 신 회장으로 바뀌고 회사 경영은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이 이들의 지시를 수행하는 파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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