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미시간 대학, 듀크대학 의대에 소속된 의료 연구자와 노인학 전문가들은 71세 이상의 노령 인구를 대상으로 의료기록을 조사해 약 5명 중 1명(19%)의 치매 사례가 최소 1개의 시력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 협회 저널-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지난 5일(현지시각)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아직 치매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 한다. 하지만 몇 가지 요인의 관련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감각 기능 저하다. 이 가설에 따르면, 감각이 예리함을 잃어가면서 뇌는 외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더 열심히 작동해야 하며, 동시에 뇌 자체도 노화 과정을 겪는다. 이 결과는 인지 능력과 기억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청력 손상과 치매의 연관성은 앞선 연구를 통해 확인 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71세 이상의 사람들 중 근거리 시력, 원거리 시력, 대비 감각 중 한 가지 이상의 시력 손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치매에 더 취약한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2021년 당시 시력과 인지검사를 받은 71세 이상의 미국 전역의 노령 인구 중 2767명을 대표 표본으로 추출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시력 손상 중 한 가지라도 있는 사람의 비율은 32.2%로 집계됐다. 색과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인 대비 감도(contrast sensitivity) 손상이 시력 장애 중 가장 높은 비율(15%)을 보였다. 근거리 시력 손상(9.7%)와 원거리 시력 손상(4.9%)이 뒤를 이었다.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시력 이상이 있는 사람의 치매 유병률은 19.0%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시력 손상을 적절히 치료했다면 약 20%의 치매 사례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전문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에 따르면 다른 이전 연구에서 노인의 시력 문제 중 약 90%가 안경이나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과 관계보다는 연관성에 근거한 것임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시력 손상 해결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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